게임 했던 아저씨도, 게임 모르는 학생도 재밌게 볼 ‘창세기전’ 설정들

유저 여러분, <창세기전> 시리즈를 알고 계신가요? 제목만 들어도 숱한 ‘아저씨’ 게이머들을 아련한 향수에 젖게 만드는 게임이죠. 


<창세기전> 시리즈는 국내 제작사 ‘소프트맥스’가 1995년 1편을 발매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게임 시장은 국산 게임이 아닌 해외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 때 등장한 게임이 <창세기전>입니다.


게임은 (당시 기준) 긴 분량과 아름다운 그래픽,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몰입감 있는 스토리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창세기전1>의 스토리를 이어 일련의 스토리를 완결낸 <창세기전2>의 인기는 대단했죠.


그러나 <창세기전> 이후의 게이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것도 사실입니다. ‘제목은 들어봤지만,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 굉장히 유명했던 것 같은데…’ 정도가 <창세기전> 이후 게이머들이 알고 있는 <창세기전> 시리즈일 겁니다.


오는 10월 25일에는 ‘엔드림’과 ‘조이시티’가 개발한 모바일 전략 RPG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창세기전>을 아는 ‘아재’ 유저들은 벌써부터 공개된 정보를 보면서 열띤 추억 여행을 하고 있죠. 이 기회를 빌어, <창세기전> 시리즈의 매력적인 스토리 속 설정들을 가볍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합니다.

*이 기사는 <창세기전> 스토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과거와 현재, 우주를 넘나드는 <창세기전>의 무대


<창세기전> 스토리의 장르는 판타지입니다. 많은 유저 분들이 판타지 하면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이나 조엔.K.롤링의 <해리포터>를 떠올릴 겁니다. 아무래도 ‘판타지’ 하면 바로 떠오르는 건 용과 마법, 기사와 던전 같은 것들이죠. <창세기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면 SF(Science Fiction)의 하위 장르인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가 섞여있다는 점 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혹은 스토리를 일컫습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SF, 그리고 스페이스 오페라를 생각했을 때 <스타워즈> 시리즈나 <스타트랙> 시리즈와 같이 고도로 발달된 기계 문명과 우주를 떠올리죠. 그런데 <창세기전>은 이미지만 봤을 때 그런 것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왜 <창세기전>이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 속할까요? 이유는 <창세기전>을 구성하는 스토리와 세계관에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의 부제에도 들어 있는 ‘안타리아’는 게임 속 등장인물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주 무대입니다. 이 안타리아는 거대한 대륙의 이름이자 등장인물들이 살고 있는 행성의 이름이기도 하죠. 


안타리아 행성의 세계에는 25명의 신이 있습니다. ’12주신’과 ’13암흑신’이 그들입니다. 이 신들은 안타리아 내 인간들을 ‘다크 아머’와 ‘실버 애로우’로 나눠 싸우게 만든 장본인들인데, 사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신이라기 보단 고도로 발달한 다른 문명에서 넘어 온 초능력자들입니다. 비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죠.(하지만 편의상, 이후 ‘신’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이 신들의 고향은 먼 우주 ‘안타리아 구상성단’ 내에 있는 ‘아르케 항성계’입니다. 그러나 곧 안타리아 구상성단이 멸망할 것임을 알게 된 아르케의 과학자들은 100명의 초능력자(이자 과학자)를 골라 미지의 행성을 향해 탐험을 떠나 보냅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이므로 밝히지 않음!) 75명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25명의 과학자만이 우주선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행성이 바로 안타리아입니다. 25명의 과학자들은 정체불명의 행성을 고향의 성단 이름을 따 ‘안타리아’라 명명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문명을 꽃피웁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통해 아예 새로운 문명을 만든 25명은 안타리아 행성에서 새로 등장하게 된 인류에게 ‘신’으로 추앙 받게 됩니다. 이들은 과학자이면서도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불시착 과정에서 불사의 몸도 얻었기에 신으로 추앙하기 딱 좋은 상대였죠. 그리고 이 25명의 신들은 시간이 흘러 두 개의 파벌로 나뉘게 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12주신’과 ‘13암흑신’으로요. 


주신과 암흑신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이 몸담고 있었던 학문입니다. 12주신은 고향 아르케에서 물리학자였고, 13암흑신은 생명공학자들이었습니다. 불시착 초기, 이 25명의 학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토대로 문명을 만들어 나갔으나 이후 불화가 생겨 갈라서고 말죠. 이후 신들이 '물리학자'와 '생명공학자'라는 사실은 스토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 <창세기전>을 양분하는 두 진영, ‘실버애로우’와 ‘다크 아머’


두 파로 갈라진 신들은 이윽고 신들의 전쟁 ‘라그나로크’를 벌이게 됩니다. 이 때 부터 인간들 또한 각각 자신들이 따르는 신을 따라 대립하기 시작했죠. 라그나로크가 벌어진 결과, 주신과 악신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동면에 들어가거나 봉인되어 더 이상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주신파’와 ‘암흑신파’로 갈라진 인간들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주신을 따르는 국가들은 ‘실버애로우 연맹’을 구축했습니다. 대국 팬드래건 왕국을 주축으로 형성된 실버애로우 연맹에는 주변 국가 커티스, 다갈, 아스타니아가 포함됐죠. 


이에 대항하는 ‘암흑신파’ 국가들은 대국 게이시르 제국을 중심으로 주변국 트리시스, 가라드를 포함해 ‘다크 아머’ 연맹을 구축합니다. 이 두 연맹은 오랜 기간 동안 끊임없는 전쟁을 벌입니다. 그 과정에서 각 연맹을 이끄는 걸출한 인재도 등장하죠.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다크 아머 연맹 맹주국(연맹을 이끄는 국가) 게이시르의 ‘칼 스타이너’입니다. <창세기전> 세계관 속에서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흑태자’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유약해 보이는 외모를 가리기 위해 두른 검은 갑옷과 투구는 그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죠. 


흑태자는 게이시르 제국의 수장으로, 실버애로우 연맹에게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다크 아머 연맹에 혜성같이 등장해 무서운 기세로 실버애로우 연맹을 몰아붙입니다. 실버애로우 연맹의 걸출한 인재들을 상대로 승승장구한 흑태자, 그리고 다크 아머 연맹은 결국 팬드래건 왕국을 멸망시키기에 이릅니다. 

이 때, 팬드래건 왕가의 장녀 ‘이올린’과 막내 왕자 ‘라시드’는 동맹국 다갈에 망명해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됩니다. 그리고 팬드래건 왕국은 물론 실버애로우 연맹에 한 줄기 희망과 같은 존재가 등장하니, 그가 바로 ‘그레이 스케빈져’(GS)입니다. 


중립 산악국가 ‘비프로스트’의 레인저 출신인 그레이 스케빈져는 복수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망국의 왕녀 이올린과 왕자 라시드를 돕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레이 스케빈져는 이올린, 라시드와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이는 그레이 스케빈져가 실버애로우 연맹의 선봉에 서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죠. 

위에 설명된 두 연맹의 전쟁 이야기는 아주 간략하게, 그리고 많은 것을 숨긴 채 설명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인물들이 얽혀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이죠. 이야기 중 스포일러라 밝히지 못한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출시될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을 통해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은 <창세기전1, 2>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 건담? 아이언맨? <창세기전>의 강력한 무기 ‘마장기’


<창세기전> 시리즈에는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무기가 등장합니다. 언뜻 보면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로봇 ‘건담’ 같기도 하고, 마블(MARVEL)의 ‘아이언맨’ 같기도 한 이 무기의 이름은 ‘마장기’입니다. 


<창세기전>에서 마장기가 등장하게 된 계기는 게임의 스토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앞선 소개에서 언급된 '신들의 전쟁 라그나로크' 도중에, 물리학자로 구성된 12주신이 13악신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든 무기가 바로 마장기거든요.


마장기는 고도의 물리학 기술로 만들어진 거대한 갑옷 같은 무기입니다. ‘입는 건담’이라고 설명하면 와 닿을까요? 마장기는 약한 몸을 가진 인간을 물리적 충격으로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력을 증폭시켜 평소 사용하지 못했던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끔 해 줍니다. 

하지만 ‘강한 힘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말이 있죠. 이렇게 강력한 마장기를 다루기 위해선, 마장기를 다루는 파일럿 또한 강력한 체력과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조금 더 와닿도록 비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아주 성능이 좋은 고급 자동차는 그만큼 많은 기름을 소모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초창기의 마장기는 (당연하게도)신들의 높은 기술력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었겠죠. 그만큼 성능이 뛰어났지만, 강력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12주신이 만들어낸 최강의 마장기 ‘아스모데우스’는 신들 조차 다루는 데 애를 먹어, (스토리를 시간 순서대로 따졌을 때)초창기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죠. 


여담으로, 최강이자 애물단지였던 마장기 ‘아스모데우스’는 스토리 후반 흑태자가 탑승하게 되면서 그 강력함을 유감없이 뽐냅니다. 이 지면에 담기지 않은 <창세기전>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매듭짓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장면을 아스모데우스가 장식하죠.

한편 라그나로크가 끝나고 신들이 잠든 후, 인간들은 기술의 발전을 거듭해 신들의 무기인 마장기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외계인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던 신들이 만든 마장기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죠. 


신들이 직접 만든, 넘사벽급 스펙을 가진 마장기를 인간은 '1급 마장기'로 구분합니다. 대표적인 1급 마장기가 바로 '아론다이트'입니다. 이 1급 마장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 신이 만들어 인간에게 하사한 마장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참고로, 아스모데우스처럼 1급 마장기보다 높은 스펙이라 할 수 있는 마장기는 '초급 마장기'라 불립니다)


이 1급 마장기를 복제해 양산한 것이 바로 2급 마장기입니다.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보게 될 마장기죠. 이 밑으로 3급 마장기도 있는데, 3급 마장기는 지금 설명하고 있는 로봇 형태가 아닌 전차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 마장기에 대항할 무기이자 13암흑신의 작품 '그리마'


12주신에게 강력한 무기 마장기가 있었다면, 13암흑신은 어떤 무기로 이에 대항해 싸웠을까요? 13암흑신은 그들이 연구했던 학문인 생명공학을 이용해 신체변형 무기 '그리마'를 개발했습니다. 


이 그리마는 주신들의 무기인 마장기와 다른 몇몇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신체변형술'이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그리마를 사용한 시전자의 외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드래곤 같기도 하고, 혹은 그것보다 좀 더 그로테스크한 듯한 형상을 하고 있죠. 그래서 이러한 신체변형 기술을 그리마라고 부르지만, 기술을 사용해 모습이 변한 존재 자체를 그리마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또한 일반적인 인간도 능력이 된다면 탑승할 수 있는 마장기와는 달리, 그리마는 13암흑신이나 암흑신의 피가 섞인 '데블족'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리마는 실버애로우 연맹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다크 아머 연맹의 귀족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됐습니다. 기술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 마장기와는 달리, 그리마는 선천적 조건이 따라줘야만 무기를 사용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 그리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흑태자의 그리마, '아수라'입니다. 아수라는 일반적인 몸의 형태 변화가 아닌 대검의 형태를 띠고 있는게 가장 큰 특징이죠. 이는 흑태자가 신체를 변형하지도 않으면서 그리마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존재라는 걸 뜻하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그리마를 사용하는 게이사르 제국에도 제식 마장기가 있습니다. 게이사르 제국은 그리마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으니 개발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12주신의 결과물인 마장기이니, 암흑신을 모시는 게이사르 제국은 마장기 개발을 진행할 기술도 없었고요. 


그러나 흑태자의 지시로 게이사르국은 마장기 개발에 뒤늦게나마 뛰어들게 됩니다. 결국 게이시르 제국도 독자적인 마장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때 흑태자가 마장기 개발 성공을 기뻐하면서 붙여준 이름이 자신의 그리마 이름을 딴 '아수라' 마장기 입니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스토리는 출시 후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될 정도로 국내 유저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창세기전> 스토리의 마무리라고 보는 <창세기전 3: 파트2> 출시로부터는 18년이 지났습니다) 방대하고 촘촘하면서도 매력 있는 설정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세기전>을 아는 분께는 추억을, 모르는 분께는 흥미를 주고자 쓰인 이 기사는 <창세기전1, 2>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성됐습니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창세기전> 스토리의 진짜 재미라고 할 수 있는 ‘반전’들은 이후 작품인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과 <창세기전: 템페스트>, <창세기전3>을 플레이해야 알 수 있죠. 

<창세기전> 시리즈를 아직 플레이 해보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이 기사에는 <창세기전>의 많은 내용이 빠져 있습니다. 아직 게임 속에 남아 있는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위에 소개된 <창세기전>의 설정들은 유기적으로 맞물리고 서로를 받치며 스토리를 흥미롭게 하는 데 일조합니다.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을 개발한 엔드림의 김태곤 CTO는 ‘게임 내 스토리모드는 1, 2편의 스토리부터 전개된다’고 밝히면서도,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후속작들의 스토리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창세기전>의 설정과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유저분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창세기전>의 매력에 직접 빠져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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