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1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61- 처음 임금님, 셈하다, 곱, 사람, 고른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2해(1949년) 만든 ‘셈본 5-1’의 2~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첫째 줄에 ‘처음 임금님이 되셨다고’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책에 ‘최초로 왕위에 올랐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견주면 참으로 쉬운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 ‘셈하여’도 ‘계산하여’라고 하지 않아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보시다 시피 ‘단군기원’과 ‘서력기원’을 같이 가르치고 단군기원이 서력기원보다 ‘몇 해 먼저이냐?’라고 묻는 것도 마치 아이들에게 묻듯이 쉬운 말로 해서 눈에 얼른 들어왔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우리나라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었다’라는 풀이도 ‘식민 지배를 받았다’는 말보다 쉬운 풀이라서 반가웠고 열째 줄에 있는 ‘싸워 왔었다’도 ‘투쟁했었다’가 아니라서 더 좋았습니다.


3쪽에는 ‘큰 수’를 읽는 것을 다루고 있는데 오늘날 우리가 읽는 것과 다른 게 있습니다. 먼저 둘째 줄부터 일곱째 줄까지 되풀이해서 나오는 ‘곱’이라는 말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 ‘배’를 쓰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낯설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큰 수는 4자리씩 끊어 읽으면 편하다.”는 풀이입니다. 요즘 우리가 세 자리씩 끊어 읽도록 가르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우리가 셈을 세는 것과 같이 쓰고 읽도록 가르치고 배웠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열다섯째 줄부터 열아홉째 줄까지 되풀이해서 나오는 ‘사람’입니다. 요즘 우리가 써서 익은 ‘명’이 아닙니다. 사람을 세는 하나치(단위)는 ‘사람’으로 쓰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스물한째 줄에 ‘났다’는 말도 참 쉬워 좋습니다. 요즘 책에 많이 쓰는 ‘생산되었다’는 아이들에게는 참 어려운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이듬해’도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가장 반가웠던 말은 마지막 줄에 나온 ‘고른수’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쓰는 ‘평균’의 뜻을 물어보면 쉽게 풀이를 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보는 것과 같이 옛배움책에는 ‘고른수(평균)’이라고 했습니다. ‘평균’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여러 사물의 질이나 양 따위를 통일적으로 고르게 한 것’이라고 풀이를 한 것을 보아도 ‘고른수’라는 말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루어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평균’을 말모이(사전)에서 찾으면 ‘고른수’라는 말이 비슷한 말이라는 풀이도 없으니 더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에서 가르치고 배웠던 말이 말모이(사전)에도 오르지 못했으니 그런 말모이(사전)에 있는 말인지 아닌지를 놓고 따지는 일도 참 씁쓸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쉬운 배움책 만들기는 가르치는 일을 하는 어른들에게는 짐스런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많은 어른들이 그 어떤 일보다 먼저 힘과 슬기를 모을 일이라고 거듭해서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4351해 들겨울달 열사흘 삿날(2018년 11월 13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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