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의 위험성

https://www.economist.com/open-future/2019/01/15/the-dangerous-imperfections-of-a-three-way-vote


전에 두 번째 국민투표... 어쩌면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썼었다(참조 1). 하지만 나는 국민투표에 대해 회의적이었고(참조 2), 지금도 여전히 회의적이다. 직접 민주주의를 정말로 하려면, 간접 민주주의부터 성공해야 할 텐데, 그런 나라가 있나? 스위스는 좀 예외라고 봐야 할 테고 말이다.


이 국민투표의 맹점에 대해 재밌게 쓴 글이다. 메이의 협상안이 웨스트민스터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국민투표를 정말 추진한다면 "EU 잔존", "노딜", "협상(안)" 이렇게 세 가지 옵션이 올라올 수밖에 없다. 협상(안)의 내용이 어떻든 말이다. 메이가 졌다 하더라도 결국은 협상(안)이 그대로 되올라오던가(참조 1), 혹은 수정된 형태로라도 다시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문항 중, 하나가 절반 이상 받으면 그걸로 끝이겠지만,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투표를 2단계로 하여 셋 중 제일 인기 없는 걸 없애면? 세 번째 문항을 지지하던 이들이 과연 두 번째에서는 어떻게 투표할까? 결과가 왜곡되지는 않을까? 그냥 무조건 1등이 승리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1등이 50%를 안 넘을 경우, 나머지 투표자들은 매우 반발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잔존"과 "탈퇴"를 2016년처럼 다시 정한 다음, "탈퇴"를 정하는 경우 두 번째 투표에서 "노딜"과 "협상(안)"을 택하게 하면 어떨까? 이 경우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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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밖에 나갈래, 집에 있을래?
아이: 나가면 뭐하는데요?
부모: 터리사 이모랑 산책하든가, 제이콥 삼촌이랑 캔터베리 이야기를 읽을 거야(참조 3). 하지만 일단 나가고 나면 문 잠굴 테고, 어디 갈지는 동전 던져서 정하지.
아이: 터리사 이모는 좋은데 제이콥 삼촌은 싫어. 나가는 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나갈지 안 나갈지를 고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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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다. 처음에 "잔존"과 "탈퇴"에서 탈퇴가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선택을 하란 말인가? 지금은 2016년이 아니며, 노딜이 아닌 탈퇴를 바라는 이들을 잔존으로 이끌 수 있다. 이는 왜곡이다.


그렇다면 결국 세 가지 문항이 아니라 두 가지로 줄여야 할까? 그렇다면 무엇을 없애는지도 문제다. 전혀 합의가 안 될 것이다. 심사숙고를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며, 기술적으로 생각해도 2차 국민투표는 상당히 무책임한 아이디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부류는 대체로 그 정치적 효과를 노린다고 봐도 좋겠다. 노동당은 총선 실시를, 보수당에서는 메이의 실각을 노리고 주장하는 거다.


자... 국민투표 용지에다가 "Norway ++"라든가 "Customs Union", 혹은 "EEA"같은 단어를 집어넣을 수도 없다. 도대체 이 비극은 무엇일까.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나온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을까? (그 영화를 봤다. 계속 Brexit 이슈를 팔로잉해왔지만 감상을 쓸지는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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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노딜을 막을 수 있는가?(2019년 1월 10일): https://www.vingle.net/posts/2554383


2. 메이의 선택(2018년 12월 15일): https://www.vingle.net/posts/2542390


3. 터리사 이모는 메이 총리를, 제이콥 삼촌은 하드브렉시트를 가장 강경하게 주장하는 제이콥 리스-모그(속칭 JRM)를 의미한다. 그가 결혼한 장소가 캔터베리 대성당. JRM과 그의 그룹 ERG에 대해서는 두 편 정도 얘기한 적 있다.


(1) This is madness(2018년 7월 17일): https://www.vingle.net/posts/2447377
(2) 이끌든가, 나가든가(2018년 2월 6일): https://www.vingle.net/posts/23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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