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하면 돼지] "술안주 전문가" 도비

도비입니다.

천성이 게으르고 나태하며 세상 만사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딱히 취미나 덕질이라고 칭할 만한게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직장도 다니기 시작해서 더더욱...

하지만 저는 자타공인 혼술 전문가, 그리고 술과 어울리는 안주 전문가로서 정평이 나 있습지요

사실 술 덕후로 할까 했지만...보통 쳐먹는게 다 참이슬인 관계로 찍어올릴게 없더군요

그래서 여태껏 술과 함께 즐긴 핸드메이드 안주들을 올리면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안주먹는 재미로 술마시는 안주 덕후... :)


참고로 저는 작년까지 고시원에서 살았습니다. 지금 보시는 요리의 대부분은 고시원 공용 주방에서 눈칫밥 먹으며 탄생했습니다.

그 닭장같은 방에서...나를 위로해줄 것은 술과 안주뿐이었기에...


1. 고등어 조림

마트에서 사온 고등어 통조림에 맵싹하게 양념해서 잘 끓여먹었습니다.

다진마늘과 파를 왕창 때려넣는게 맛의 포인트입니다.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식재료 투탑...!

고등어 조림은 소주와 궁합이 어울립니다.


2. 고난의 행군 - 돼지 뒷다리 볶음

정말 돈이 없는데 고기는 먹고 싶고, 있는 거라곤 밥(고시원 제공)과 김치(집에서 가져옴) 뿐이었기에 근처 정육점에서 냉동 뒷다리를 사왔습니다.

양파와 다진 마늘만 넣고 소금간만 한 뒤 산적이나 머슴이라도 된 것처럼 우적우적...

턱관절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돼지 뒷다리는 궈먹을 게 못되는구나...

그래도 또 고기 하면 술이기 때문에 한 병 사왔습니다. 역시 기름진 맛과 소주의 쓴 맛이 아주 적절합니다.

뒷다리 볶음은 소주와 꽤 좋습니다.


3. 고난의 행군 - 부추 겉절이

이 땐 정말 큰일났을 때 였습니다.

월급날은 일주일 남았는데 통장 잔고가 만 몇천원 있었습니다.

정말 좃됐음을 체감하고 짱구를 굴려가며

'그래도 라면보다야 채소가 훨씬 낫겠지' 싶어 근처 시장에서 싸게 업어왔습니다.

처음 무쳐보는 건데도 나름 맛이 괜찮았습니다. 달콤짭조름한 것이 밥도 잘 어울렸습니다.

비록 가난한 상황이었지만 이 술안주스러운 짭조름함을 맛보자마자 한 병 사와서 먹었습니다...ㅎ

부추 겉절이는 소주와 제법 잘 어울립니다.


4. 순두부 찌개

아주 미치도록 얼큰하면서 속이 부드러워지는 음식을 먹고파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순두부찌개를 끓여봤습니다.

제 기억으론 어머니가 싸준 명란젓이 남아 해치울 겸 끓였던 것 같습니다.

고추기름 동동...파 송송... 한 입 딱 먹자마자 '크허...'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또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서 쐬주를 사와버렸지 뭡니까

순두부 찌개는 소주와 기깔이 납니다.


5. 이북식 닭찜

저는 차례상에 올리는 폐백 닭을 좋아합니다.

삶지 않고 찌기 때문에 살이 퍼지지 않고 육즙이 그대로 담겨 아주 좋습니다.

어디서 이북식 찜닭도 비슷하단 얘기를 들어서 한 번 공용주방 구석탱이에 박혀있던 찜기로 만들어봤습니다.

이북식 찜닭은 부추도 함께 데쳐서 올린다고 들어 부추 쿠션을 만들어줬습니다.

쫙 뜯어서 돌돌 말아서 쿰쿰한 조선간장에 딱 찍어먹으면 술이 그냥 막 하이패스여 그냥...

닭 궁둥이가 너무 이뻐서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북식 찜닭은 소주동무와 잘 어울립네다.


6. 보쌈&겉절이

자취생분들을 위한 꿀팁 드리자면,

만약 보쌈이 먹고싶어진다면 덩어리채로 사실 생각 마시고 길쭉하게 슬라이스된 냉동 수입삼겹살을 사세요.

그거 세네장 떼다가 냄비에 우겨넣고 된장풀고 소주 붓고 마늘 후추 좀 넣어주고 팔팔 끓이면 보쌈 완성입니다.

물론 진짜 보쌈하고 써는 방식이야 차이가 있겠으나 어차피 맛은 똑같은데 뭘 ㅎ

보쌈의 친구 겉절이도 무쳐봤습니다. 그러다보니 또 술생각이 나서 한 잔 걸쳤었네요

보쌈은 소주의 영원한 친구입니다.


7. 간장게장 재고처리 찌개

예전에 간장게장이 너무 먹고 싶어서 시장에서 조금 사왔었는데

역시 번거로운 음식은 잘 먹지 않게 되면서 두세마리가 꽤 오래 냉장고에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약간 날로 먹기에 불안할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라, 버리긴 아깝고 해서 찌개로 끓여봤습니다.

파 뽝뽝 청고추 뽝뽝 홍고추 뽝뽝 때려넣어서 얼큰하게 끓이니까

요래요래 장도 다 익고 뜻밖의 꼬들꼬들한 식감이 참 맛났습니다. 좀 짜긴 했지만

그래서 또 짠 거 먹을때는 혀를 마비시켜서 짠지 안짠지 모르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소주를 사왔습니다. 역시나 혀놈새끼 소주에 취해서는 짠 줄도 모르고 잘 먹었습니다.

게장찌개는 소주와 함께 먹어야 합니다.


8. 두부밥

유튜브에서 탈북민들이 북한의 장마당에서 종종 먹곤 한다는 길거리 음식을 소개한 영상을 봤습니다.

두부밥이라는 음식인데, 두부를 두껍게 썰어 튀기듯이 구워낸 후 칼집을 내 그 사이에 밥을 넣는 음식입니다. 그 위에 매콤달콤한 양념장을 발라먹는다 하네요.

그래서 한 번 만들어봤습니다. 유부초밥같은 비쥬얼이지만 담백하고 색다른 맛입니다.

북한 음식을 먹자니 민족 분단의 설움이 가슴에 북받치는 바람에 술로 그 시름을 달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두부밥은 소주와 혁명적인 궁합을 자랑합네다.


9. 소세지 버섯 계란 볶음

그냥 간단하게 짬처리할 겸 남은 식재료들을 볶아봤습니다.

생긴 그대로의 맛이구요. 꽤 술안주로 좋았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면서 먹었기 때문에 이 땐 맥주를 마셨습니다.

필라이트는 싸고 양 많아서 샀습니다. 분하다...

하지만

소세지 버섯 볶음도 분명 소주랑 좋은 궁합일 겁니다.


10. 부대찌개

말이 필요합니까?

혼자서도 개가 될 수 있는 마법의 안주

진짜 쌉존맛탱

부대찌개는 소주와 말이 필요없습니다.


11. 전

작년 추석때 부친 전을 고시원에 가져왔습니다.

근데 뎊히면서 불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약간 빠삭하게 됐네요.

참고로 저 술잔은 친구(여자임)가 덴마크 여행 갔다오면서 선물해준 겁니다...

잘 보시면 저 잔...그...꼭지의 디테일이 있습니다... 민망하네요....

쨌든 전과 소주는 역사적으로 검증된 궁합입니다.


12. 짬뽕파스타

이게 파스타냐 싶은 비쥬얼이지만 파스타 면과 토마토소스가 들어갔으니 파스타 맞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고시원이 아니라 이사 온 자취방에서 만든 음식입니다.

표고, 차돌박이, 양파, 편마늘, 페페론치노 등을 때려넣고 센 불에서 달달달 볶다가, 굴소스와 치킨 스톡을 넣습니다.

그리고 토마토 소스를 좀 부어준 뒤 더 볶아낸 다음에 면수와 삶은 파스타를 넣고 한 번 끓여주면 됩니다.

맛 진짜 개 예술임ㅇㅇ 이거 ㄹㅇ 술 술술 넘어감

파스타도 의외로 소주와 어울립니다.


13. 스테이크

고기+술 = 으앙 쥬금

본인이랑 어울리지도 않는 와인으로 꼴깝떠느니

깔끔하게 쏘주 걸쳤습니다.

스테이크는 소주와 미쳤습니다.


14. 계란장조림

지난 혼술의 미학 글에서도 썼지만 정말 기깔납니다

계란장조림과 술의 조합... 마약에 가까운 중독성

버리기 아까워서 표고버섯 기둥도 걍 넣었는데 저게 신의 한 수 입니다.

아주 쫄깃한게 말이 필요없으...

계란장조림과 소주는 마약입니다.


15. 꼬막 비빔밥

이건 어제 해먹은 따끈따끈한 요리입니다.

요즘 왜때문인지 꼬막비빔밥이 유행하더라구요

약간 저런 반반 플레이팅도 많이들 하길래 시도했습니다.

제 집들이겸 친구 생일겸 해서 모인거라 신작 메뉴 한 번 만들어봤습니다.

새콤달콤매콤짭짤 = 술 그냥 넘어감

꼬막비빔밥은 소주와 아아아아아아주 잘 넘어갑니다.



그 외에도 안 찍은 것들이 많네요

국물떡볶이나... 스팸짜글이, 꽁치조림 등등등등

혼자 사는 사회 초년생이 술안주로 이 정도 해먹는거 보면 진성 덕후 아닙니까?

2019년 역시 술안주가 필요한 해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저는 금 필요없습니다.

이베리코 돼지 1kg이 목적입니다.

제 생애 이베리코 돼지란 고작 스페인산 냉동 삼겹살에 반찬으로 나온 도토리묵 먹으면서 "사실상 이베리코 돼지다."라며 술 취한 개소리 했던 경험밖에 없습니다.

비루한 자취생에게 이베리코를 주신다면... 빙글의 은혜에 눈물 흘리며 친구들과 바베큐파티를 하겠읍니다...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도비는 자유를 원한다. 더러운 자본주의 돼지들에게서. 만국의 프롤레타리아들은 직장을 때려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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