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진 않은 이야기

안녕하세요. 빙글은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남겨봅니다.


초등학교5학년..여름쯤에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 보려고해요.

그때당시 저는 음악을 할거라며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아님 ㅎㅎ)


저희집에 형제가 많기도하고 imf 이후라 집안 사정도 썩 좋지 못한 환경에서 음악을 하려니 돈이 여간 들어가는게 아니었죠.


그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주신분에 그때당시 피아노 학원 선생님의 아버지 입니다. 저한테는 할아버지 셨지만요.


그 할아버지께선 손주가 없으셨기 때문인지 사정이 좋지 못한 저희를 딱하게 여기신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유독 다른 학생들보다 저희 형제를 좀 더 아껴주셨어요.

저희도 친할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얼굴을 모르기에 오히려 친할아버지 처럼 다가갔어요.


이것저것 잘 챙겨주시고, 은퇴전엔 중학교 영어교사를 하셨던 경력을 살리셔서 레슨이 끝나고나면 무료로 영어과외도 해주시고 그러셨어요.


그러던 어느 여름날 여느때 처럼 레슨이 끝난후 영어과외를 위해서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어서 해가 질 무렵 다시 깼는데 선생님이 절 보시더니

"얘야. 아직 있었구나. 할아버지 지금 아프셔서 입원해 계시단다. 나으실때 까진 영어과외가 없을거야. 퇴원하시면 그때 다시 영어과외 시작하자꾸나."

라고 하셨죠. 그땐 그냥 '컨디션이 안좋으시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그 일이 있고 약 일주일 후에 꿈을 꿨습니다.

꿈의 내용은 이래요.


꿈의 시작은 레슨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됬어요.

평소 할아버지께서 저희를 차로 데려다 주셨기 때문에 저희는 당연스래 달려가 차를 탔죠. 그리고 제가 조수석에, 누나와 동생은 뒷자석에 탔습니다. 그러고는 제가 뜬금없이 할아버지께

"어라? 할아버지 안돌아가셨네요? 걱정했잖아요!"

라고 말을 하고서 할아버지를 보는데, 미동도 않으시고 앞만 보시는겁니다.

그러고선 잠에서 깼어요.


그리고 그날저녁 어머니께서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려주십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꿈 얘기를 들려드렸더니 꿈에 함께있었던 누나와 동생이 동시에 자기도 그꿈 꿨다고,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니께선

"할아버지께서 너희를 참 좋아하셨는데, 가시는길 마지막으로 얼굴 한번 보고 싶으셨나보구나"

라고 하셨어요.


할아버지. 그렇게 갑작스래 가시고 벌써 14년이 흘렀어요. 선생님이 결혼하시고도 강산이 바꼈습니다. 그때 "싸나이!" 라며 애정어린 눈빛으로 불러주시던 저는 어느새 20대 중반이 지나고 있네요. 몇년후면 당시 선생님나이가 됩니다. 가끔 기댈곳이 너무너무 없을땐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나요. 지금도 그래요. 먼 훗날 할아버지를 뵙는날. 당당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애칭이 아닌 진짜로 당당한 사나이가 되었다고. 부끄럽지 않은삶,후회없는 삶을 살다 가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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