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의 걷는 독서 4.11

누군가 씨 뿌려준 선물 덕분에

나는 살려지고 있음을


- 박노해 ‘덕분에 나는’

Peru, 2010. 사진 박노해



무언가를 바랄 때면 생각한다

간절한 것은 하늘에서가 아니라

내가 딛고 선 땅에서 내 손으로

울며 씨 뿌릴 때 구해진다는 것을


무언가를 갖게 되면 생각한다

주어진 것은 내 힘으로가 아니라

내가 알 수 없는 저 하늘에서

누군가 씨 뿌려준 선물이라는 것을


그리하여 나는 다시 생각한다

덕분에 나는 살려지고 있음을

나 또한 누군가 웃으며 걸어올 길에

울며 씨 뿌려가고 있음을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덕분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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