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으로 오세요.


만경창파(萬頃蒼波)란

한없이 넓고 푸른 바다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물론 모든 바다가 그러하겠지만

내 여행의 기억 속에 그런 수식어에 걸맞은 곳은 고성군 토성면에 있는 '청간정'에서 바라본 고성

바다다.


밭이랑 같은 하얀 파도가 쪽빛을 타고 멀리서부터 오다가 발 아래서 구름처럼 사라지길 반복하는 거기 바다, 고성.

청간정이 관동팔경 중 하나임을 그렇게 보여준다.


행차한 조선 임금 숙종의 말을 빌리면

''흥에 취해 다락에 기대니 돌아감을 잊었네''

어느 누군들 쉽게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돌아서면 보이는 설악산의 장엄함은 또 어떻고

최고의 산과 최고의 바다를 동시에 아우르는

청간정.


이런 경관에 감탄한 조선시대의 많은 화가들도 청간정을 그림으로 남겼으니 나의 주관적 견해는 아니리라.

그 유명한 '겸제 정선'의 청간정 그림은 으뜸 이다.


여기 고성군 토성면이 바로 이번 산불의

최초 발화지로 알려진 곳이다.

예전에 이 지역이 고성이 아니라 간성군이었음을 청간정의 증축 연대로 알 수 있다. 간성 군수 '최청'이 중수했다고 쓰여있다.

이 지역의 속설에서 나온 '양간지풍'이라는 말이 바로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강한 바람을 뜻하는 거다.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기록되어있다 한다.


강원도가 산불이 많이 나는 게 아니라 이 지역적 특수성 때문이다.

시도별 산불 발생 빈도를 보면 경북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경남 경기 강원 순이다.(2018년)

이 양간지풍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한번 불이 나면 범위가 순식간에 넓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착시를 불러오는 거다.


아무튼 이번 산불은 역대 최대 최악이라 한다.

화마가 스치고 간 울창한 소나무 숲은 물론 검게 그을린 짐승들, 모든 것을 잃은 이재민들의 망연자실한 표정이 안타깝다.


많은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발길로 찾아보자.


*겸제 정선의 청간정 그림

59년 돼지띠 이성수 취미는 나의 글 끄적이기 우리 소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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