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공장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작년 여름엔 이 공장으로 친구들끼리 캠핑도 다녀왔지 말입니다. 가끔 커피 한잔하러 가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친구가 워낙에 바빠서 가보질 못했네요. 그런데 며칠전 친구가 급하게 전화를 해서는 자기 공장에서 알바를 하지 않겠느냐고 하더라구요. 예전에 친구들이랑 삼실 구경갔는데 갑자기 일 좀 하자고 하며 우리에게 일을 시키는게 아니겠습니까. 우린 놀러간건데 ㅡ..ㅡ 그런데 이번엔 정식 알바 요청... 첨엔 내일 좀 와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지금 좀 올수 있냐고 하지 뭡니까... 지금? 롸잇나우? 마침 집으로 가던 길이라서 집에 가서 간단히 옷만 갈아입고 친구 공장으로 갔습니다. 와입이 이 시간에 어디 가냐길래... 알바하러 간다고 하지않고 친구 만나러 간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ㅎ
몇년 사이에 친구는 공장을 넓혔고 직원들도 많이 늘었더라구요. 오늘 제가 할일은 저 박스 원지를 기계에 쉴새없이 넣으면 되는거더라구요. 원지가 떨어지면 최소 다섯장 불량이 나버려서 쉴새없이 채워 넣어야 되더라구요. 이게 말로만 듣던 라인작업이구나...
지게차로 열심히 제 작업량을 충원해주는 친구 아니 사장님 ㅡ..ㅡ 하루 반나절 정도 하면서 저거 열덩어리 정도는 해치운거 같네요. 친구가 처음 해보는 사이즈의 작업이라 문제가 좀 생겨서 그렇지 안그랬음 스무덩이 정도 했을것 같아요 ㅡ.,ㅡ
기계가 거의 반자동인데 제맘을 알아챘는지 오늘은 그만하고 싶다고 하네요^^ 살짝 문제가 생겨서 오늘은 이만...
박스가 알게모르게 먼지가 엄청나더라구요. 집에 오자마자 씻고나니 술한잔 안하곤 안되겠더라구요. 마침 비비고 한양식 불고기가 있어서 소주 한잔 했습니다. 친구가 힘들단 말을 입에 달고 다니고 자주 늦은 시간에 집에서 한잔하는 사진을 올렸는데 그 심정 약간 이해가 가더라구요 ㅋ. 반나절 알바해놓곤 말이죠.
시간이 벌써...
하지만 오늘 제가 할일은 새벽에나 끝나겠네요. 건조까지 하고나면 새벽이겠는데요. 친구가 내일 안나오면 잡으러 온다고, 꼭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었거든요 ㅋ. 친구왈 일하러 왔다가 담날 안나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ㅡ..ㅡ 일도 힘들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그래서 저도 쌩까고 안나올줄 알고 미리 선수를 치더라구요. 그저껜유에파 챔스리그 본다고 새벽에 일어났었는데 제가 응원하던 유벤투스가 졌어요. 근데 새벽에 하는 토트넘과 맨시티전을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소니가 멀티골을 넣고 완전 재밌었더라구요 ㅡ.,ㅡ 아...
건조가 끝날때까지 기다리며 목 좀 축였습니다. 아휴 낼 일찍 갈수 있으려나 ㅋ. 하지만 새벽부터 전화질 모닝콜로 걱정은 기우로...
짜식 어젠 간만에 보고도 아는척을 하더니 오늘은 짖더라구요 ㅎ
일하면서 음악 좀 들으려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갔는데 친구 왈 음악 들리겠냐고 ㅡ..ㅡ
기계가 쉴때도 시끄러운데 돌아가면 소음 장난아니더라구요...
군대서 먹고난 후 츄라이에 밥먹는건 첨... 이곳이 좀 외진곳이라 식당은 커녕 편의점도 없어서 부폐식으로 음식을 차로 배달 오시더라구요. 반찬은 좀 아쉽네요 ㅋ
짬을내서 스키도 타보고 ㅋ
오늘은 일찍 퇴근시켜주네요 사장님께서...
몸이 천근만근이네요... 언능 자야겠어요... 친구야 니가 맨날 힘들다고 할때 욱끼시네 하고 핀잔을 줬던 날 용서해라... 미안하다 친구야... 그라고 우리 일단 한동안 만나지 말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