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블루보틀과 도쿄 롯본기 블루보틀

<사진= 서울 성수동의 블루보틀 커피 전문점>



#서울 성수동의 블루보틀#서울 성수동의 블루보틀


‘그 호들갑스런 대열’에 합류해 보기로 했다. ‘그 비싼 커피를 굳이’ 마시러 갔다. 몇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릴 인내심은 노(NO). 주말과 휴일은 피해 평일로 택했다.


애플 신상품을 ‘득템’하기 위해 밤을 새거나 장시간 기다리는 장면은 종종 들었다. 하지만 기껏 커피 한 잔인데.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질까 싶었다. 아니었다. 오픈(3일)이후 그런 광경은 내내 벌어졌다.


‘커피계의 애플’. 스페셜커피 블루보틀 매장으로 찾아간 건, 8일 오전 8시. 오픈 시간에 맞춰 지하철 뚝섬역에 내렸다. 역에서 불과 50미터. 큰 붉은 벽돌 건물보다 무리지은 사람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 저기구나.’ 입구에 들어서자 50여 명이 4겹 줄을 서서 대기 중.



건물 내부는 특별할 게 없다. 성수동 특유의 거친 콘크리트 벽과 천장. 1층에서 대기하고 계단을 통해 지하1층 매장으로 내려갔다. 커피 데스크에 핸드드립기가 6개. 바리스타가 순서대로 즉석에서 ‘핸드드립’ 중.


아메리카노 기본(블렌드)을 주문했다. 5000원. 스타벅스의 숏사이즈(3600원) 톨사이즈(4100원)와 비교하면 꽤 비싼 편. ‘5’자가 주는 부담감도 크다. 평일임에도 꼬박 한 시간을 기다려 정확히 9시에 커피 한잔을 손에 들었다. ‘득템’.


커피 양은 스타벅스 숏사이즈의 절반. 한 눈에 봐도 끈적할 정도로 진하다.(재팬올의 정희선 객원기자는 ‘한약’같다고 했다.) 맛을 잠시 음미하는 사이, 누가 불쑥 말을 걸었다. 커피 취재를 온 잡지매체의 기자란다. 연배 어린 후배기자에게 인터뷰 당하는 영광을 누렸다. 블루보틀 맛에 대한 평가는 짧은 인터뷰 내용으로 대신한다.





“(‘커피 맛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에) 매일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스벅마니아’는 아니지만 습관처럼 한 잔씩. 스타벅스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맛이다. 쌉싸름한 맛이 나쁘지 않다. 와인으로 치자면, 샤르도네(화이트 와인용 포도 품종) 같은 적절한 산미가 느껴진다.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줄 서는 일만 없다면 다시 찾을 것 같다.”


“(‘블루보틀 커피가 유명한 건 왜일까요’라는 질문에) 성수동에 1호점을 낼 것이라는 입소문을 낸 게 오래됐다. 금방 매장을 열 수도 있었겠지만 상당히 뜸을 들였다. 그러면서 커피팬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유발시켰다. 파란 병 로고에는 굳이 블루보틀이라는 이름을 적지 않았다. ‘파란 병=블루보틀’이라는 인식이 커피 팬들을 줄 세웠다고 본다.”





30분 동안 매장을 지켜본 후 나왔다. 밖엔 여전히 줄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놀랍다. 더 놀라운 건 한 시간 뒤. 블루보틀 잔향이 혀에 그때까지 머물렀다. 오전 11시, 혀를 헹구러 스타벅스로 향했다. <이재우 기자, 재팬올 편집인>


(아래는 도쿄에 거주하는 정희선 객원기자의 롯본기 블루보틀 ‘맛 평가기’입니다. )




<사진= 도쿄 롯본기의 블루보틀 커피 전문점.>



#도쿄 롯본기의 블루보틀#도쿄 롯본기의 블루보틀


<정희선 객원기자=일본기업 분석 애널리스트>커피 맛은 호불호가 강하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선호가 갈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내 생각에 블루보틀은 더하다.


내 경우, 유학 때문에 몇 년 미국에서 지냈지만 커피를 델리키트하게 느낄 정도의 ‘혀’는 갖고 있지 않다. 다시 ‘커피 대국’ 일본에 와서 몇 년 째 살고 있지만, 여전히 ‘커피 혀’는 그대로다. 내 혀보다는 커피 맛을 잘 아는 친구의 말을 빌려 블루보틀을 평가하는 게 나을 듯하다.


그 친구는 쓴맛과 신맛이 강한 커피를 좋아한다. 하지만 신맛이 너무 강한 건 내 취향이 아니다. 다만 내 ‘혀’는 이렇게 내게 속삭인다. “블루보틀은 확실히 스타벅스 커피보다 신맛이 강해~”


나만큼 커피 취향이 ‘고급지지 못한’ 내 막내동생은 한 술 더 뜬다. 블루보틀을 마시고 나선 심지어 “한약 먹는 것 같다”는 궤변을 늘어 놓았다.


이런 ‘한약 같은 커피’를 마시러 일부러 일본으로 찾아오는 한국 커피 마니아들이 많다. 여기서 또 취향이 갈린다. 한국 사람들은 오리지널 블루보틀이 아닌 우유가 들어간 달달한 라떼를 많이 주문한다고 한다. 당분간은 한국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블루보틀은 현재 미국(57점)과 일본(11점)에 6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에선 도쿄에 9곳, 교토에 1곳, 고베에 1곳이 있다. 해외진출에 나선 블루보틀이 (한국 제외)오직 일본에만 매장을 낸 이유는 뭘까. 또 유독 도쿄에 몰려있는 건 왜 일까. 일단 ᐅ일본이 ‘커피 대국’이라는 점 ᐅ도쿄 사람들의 취향이 고급화 되어 있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창업자의 개인적 취향도 반영됐다. 클라리넷 연주가였던 창업자 제임스 프리맨(James Freeman)은 한 인터뷰에서 “일본의 오래된 커피 가게들로부터 깊은 영감을 받았다”며 “특히 도쿄는 더 그러하다”(I'm very deeply inspired by the old-fashioned coffee shops of Japan, and in Tokyo particularly)고 말한 바 있다.






도쿄의 번화가 긴자 뒷 골목에는 아직도 레트로(retro: 복고풍) 느낌이 나는 오래된 커피숍들이 많다. 이들 가게 대부분은 한 잔 한 잔 정성스럽게 핸드드립 방식으로 고객 앞에서 커피를 내려준다. 제임스 프리맨이 이런 분위기에 반했다는 것이다.


그럼, 제임스 프리맨은 처음에 어떻게 블루보틀 커피를 만들게 됐을까. 왜 굳이 블루보틀이란 이름일까. 여기서 커피 역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1683년 유럽 일대를 점령하고 있던 오스만제국의 터키군이 빈(비엔나)에 도착했다. 적군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포위망을 뚫고 인근 폴란드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터키어와 아랍어를 할 수 있는 ‘프란츠 게오르그 코루시츠키’라는 사람이 나섰다. 그는 위기를 극복하고 폴란드 원군을 요청하는데 성공했다.


터키군이 물자를 남겨두고 퇴각을 했는데, 그 더미에서 콩 봉지들이 발견됐다. 처음에는 낙타의 먹이인줄 알았지만, 아랍에 살던 경험이 있던 프란츠 게오르그 코루시츠키는 그게 커피 콩이라는 걸 알아챘다. 그는 원군 요청 포상금으로 그 커피 콩을 매입, 중부 유럽 최초의 커피 하우스 ‘블루보틀’(The Blue Bottle)을 개업했다. 비엔나 커피 문화의 출발이었다.


그 319년 후인 2002년, 클라리넷 연주가 제임스 프리맨이 샌프란시스코 인근 오클랜드에 커피 가게를 열었다. 그는 비엔나를 구한 프란츠 게오르그 코루시츠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차원에서 가게 이름을 ‘블루보틀’이라고 지었다.


제임스 프리맨은 평소 직접 원두를 구입, 매일매일 로스팅해 커피를 즐길 정도로 커피광이었다. 블루보틀이 유명하게 된 건, 그가 볶은지 24시간 이내의 신선한 커피원두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다. 입소문이 나면서 블루보틀 커피는 유명세를 타게 됐다. 비교적 최근인 2017년, 네슬레가 4억2500만달러(약 4500억원)에 블루보틀의 지분 68%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루보틀 커피를 흔히 ‘제 3의 물결 커피’ (Third wave coffee)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제 1의 물결 커피’(First wave Coffee)는 1990년대 이전의 베이커리에서 빵과 함께 파는 커피, 혹은 개인이 공간을 임대하여 파는 형태를 지칭한다. 커피의 퀄리티에 주목하기 보다는 1~2달러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제공하였다.


1990년 이후, 우리가 잘 아는 스타벅스가 등장하면서 ‘제2의 물결 커피’(Second wave coffee) 시장이 열렸다. 집, 직장이 아닌 제3의 공간에서 퀄리티 높은 커피를 제공했다. 요즘의 가장 흔한 커피 전문점 형태다.


그러다 2010년 이후, 미국 서부의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드디어 ‘제 3의 물결 커피’(Third wave Coffee)가 시작 되었다. 대표적인 가게가 블루보틀(Blue bottle), 필즈 커피(Philz coffee), 스텀프타운(Stumptown) 등 이다.




‘제 3의 물결 커피’의 특징은 스타벅스 보다 훨씬 좋은 원두를 사용하며, 차별화된 로스팅 기법을 도입하여 기존의 커피와 차별화된 맛을 제공하다는 것. 대부분의 ‘제 3의 물결 커피’ 전문점들은 1~2분 이내에 커피를 내리기 보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니즈에 맞춰 커피를 만들어 준다. 핸드드립으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 고객이 보는 앞에서 맛깔나게 커피를 내려주는 것이다.


획일화된 커피 맛에 지친 미국 소비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제공되는 커피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제 3의 물결 커피’는 서부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제 3의 물결 커피’는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지 않고, 성장보다 퀄리티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제 3의 물결 커피’ 중에 해외진출을 한 브랜드는 블루보틀이 유일하다.


이상이 ‘한약 같은 커피’ 블루보틀의 유래와 성장기에 대한 내용이다.

http://www.japano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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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재팬올(http://www.japano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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