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팔아

라팔아, 팔렸니? 아니오. 이 3행시는 거의 문화유산급이 될 정도로 명작이라 할 수 있을 텐데(물론 덕후들 사이에서만이다), 지난주에 브라질 차세대 전투기 시장에서도 라팔이 패배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정말 왜 라팔은 안 팔릴까? 브라질만이 아니라 한국, 싱가포르, (뒷마당인!) 모로코에 이르기까지 라팔은 팔린 적이 없었다. (인도도 아직은 모르는 상황) 이 기사는 그 이유를 세 가지 정도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너무 고가라거나, 안팔려요(invendable), 경쟁력 없는 프랑스 군수산업, 다소(Dassault)의 문제, 국방 프로그램법의 문제 등등이다. 이런 뻔한 분석은 너무 쉽다. 그러나 군수 산업의 수출 문제는 일반 상품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분석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를테면 이번 브라질 건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국가인 미국의 패배이기도 했었다. NSA 스노든의 폭로가 아니었다면 거의 F-18로 기울어졌다는 보도도 있었기 때문이다(윤대위도 말했지만, 40억불 수출하기는 대단히 어려워도, "단 한 명의 잘못"으로 40억불 날리기는 대단히 쉽다). 그런데도 라팔은 패배했었다. 게다가 어부지리격으로 스웨덴의 그리펜이 당첨(!)됐는데, 여기서 봐야할 점은 브라질 자체의 입장이다. 즉, 첫 번째 이유가 아니라, 브라질 입장에서의 전투기 수입을 따져야 한다. 그래서 두 번째 이유 등장이다. 브라질은 그간 무엇을 원했던가? 여기서 나오는 분석은 비단 프랑스에게만 중요하지 않다. 방산 수출을 노리는 모든 국가에 해당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우리처럼 호전적인 국가가 주변에 있는 것도 아니고(주변국 거의 모두 같은 좌파 국가들이다), 전투기가 필요한 이유는 순전히 국내용일 가능성이 높다. 말을 돌려서 했는데, 단순히 말해서, F-18이나 라팔 "급"의 전투기가 필요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미국과 프랑스는 푸조가 필요한 나라에게 BMW를 들이밀었었다. 이 문제는 최근 역시 차세대 전투기 구매 절차를 진행했던 스위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금 빼러 들어가는 독일 할배들 외에, 스위스를 침공할(...) 나라가 주변에 없다(혹시 리히텐슈타인 경찰들이 뭘 모르고 침공할 수는 있겠다). 이 스위스에도 라팔과 유로파이터, 그리펜이 경쟁을 벌였었고, 심지어 그리펜은 스위스 국방부의 점수표에서 최하였다(점수상으로는 라팔이 1등이었다). 그러나 스위스는 그리펜을 택했다. 주된 이유는 "항공 방위 전략" 및 "가격" 때문이었다. (체코와 헝가리, 남아공, 태국도 마찬가지 이유로 그리펜을 택했다.) 아니 그렇다면 다소 입장에서는 미라쥬 2000을 다시 판매해야 할까? 2007년 이후 판매 안 했던 기종을 되살려서? 그건 전혀 다른 문제이다. 세 번째 이유다. 정치성이다. 브라질은 정부가 좌우파이냐에 상관 없이 미국과의 관계를 아예 끊을 수 없는 나라다(안 그럴 수 있는 나라가 거의 없겠지만 말이다). 이번 스노든 폭로 건이 F-18의 실패에 큰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그리펜을 선택한 것은 브라질 입장에서 절묘한 신의 한 수다. 왜냐면 그리펜의 엔진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로닉스(F414), 파트너사로 미국의 허니웰과 로크웰 콜린스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즉, 얼굴은 스웨덴을 택했지만, 미국과의 거래를 새로 한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 라팔이 (그 성능과 상관 없이) 놀림 받는 것과는 별개로 F-18과 유로파이터도 수출 실적이 딱히 우월하다 보기는 힘들다. 특히 아랍 에미레이트 입찰에서 유로파이터가 최근 거절당한 소식도 있었다. 물론 라팔아 3행시는 인류 유산으로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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