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영화의 보존

무성영화 얘기다. 시네마 천국은 얘기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애프터 미드나잇"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던 이탈리아 영화(Dopo mezzanotte(2004), 애프터 미드나잇은 직역이다)가 있다. 우리나라 개봉은 04년 혹은 05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기 주인공은 토리노에 있는 영화박물관 직원으로서 무성영화광이다. 실제 내용은 치정극(!?)이기는 하지만 그가 자정 넘어 틀어대는 무성영화가 영화 안에서 상당히 중대한 역할을 한다. 또 한 가지 무성영화 시대를 다뤘던 최근 영화가 하나 있다. 2012년에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아티스트(The Artist, 2012)"이다. 뤼미에르 형제가 태어난 나라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영화였을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인 뒤자르댕은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올라 불어로 인사를 건넸었다. 문제는 이 무성영화의 보존이 엉망진창이라는 점에 있다. 미국에서 만들어졌던 무성영화 원본의 75%가 "소실" 상태이기 때문이다. Metro-Goldwyn-Mayer (MGM)의 경우는 68%까지 보존을 하고 있지만, Paramount는 만든 영화의 29%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각 영화사에게 맡겨서일까? 여기서는 국가주의의 전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프랑스의 경우 1896년~1905년까지 뤼미에르가 만든 영화 1,428편 중 1,400편을 국립영화센터(CNC)가 보존중이다. (물론 Pathé 같은 민간 영화사는 1896년~1929년까지 만든 9천 편 중 3천 편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국가가 나서서 기록물을 보존하는 편이 좋기는 한데, 그렇다면 어째서 이렇게 보존율이 낮을까? 단순히 "민간"이 맡아서일까? 아니다. 그당시 무성영화 필름은 발화성 물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무성영화 시대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을 보면 영화 필름을 폭발 시켜서 영화 감상중이던 히틀러를 암살하는(스포일러!?) 장면이 나오는데, 괜히 그런 장면을 넣지 않았다는 얘기. 고증에 맞다(음?). 이런 발화성 필름은 1950년에서야 교체가 된다. 즉, 이전 제품은 발화로 소실됐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당시 필름의 복제본을 만드는 방식도 문제였다. 특유의 점착(rémulsion) 현상 때문에 카피본이 젤라틴화 되어서, 오리지널이 없어지면 카피본도 그냥 사라진다는 얘기. 그런데 의외의 이유도 있다. 바로 검열이다. 1934년-1966년까지 있었던 검열지침(Motion Picture Production Code), 보통 헤이스 지침(Hays Code)라 불리는데, 이 지침에 따라 검열에 안 맞으면 (Warner사의 경우) 필름을 파기하기도 했었다. 프랑스는 1906년 이래 검열 지침이 없어서 여기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기술적, 법적(?) 문제가 해결됐으니, 이제 국립 기관이 잘 맡으면 된다는 얘기. 프랑스의 예를 들기는 했지만 프랑스는 1977년 이후부터 필름 기탁 및 보존을 의무화 했으며 미국은 1990(!?)년 부터였다. 그래도 프랑스가 무성영화 보존이 잘 돼 있다 함은 보존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유가 우연히 결합되어서일 것이다. 게다가 기록보존이라는 일종의 역사의식이 잘 있어서라 마무리지으면 되겠다. (프랑스 영화사들은 20년대부터 보존 지침을 스스로 만들어서 보존해왔다고 한다.) 물론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교과서에도 나오는 나운규 등 화려한 옛날 영화 시대가 있었지만, 남아 있는 건 극소수이다. 지금이라도 보존이 잘 돼야 할 텐데, 왠지 조선 시대 때보다 그런 의식이 줄어들었다는 느낌. 당연한 말이겠지만 내 느낌이 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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