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2화

오늘도 왔어!

너무 길기도 하고 평소에 봐오던 스타일이 아니라서 안좋아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재밌게 봐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네 ㅎㅎ

그럼 후덥지근한 토요일 같이 한번 으슬으슬해져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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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5)


“Cas”가 자기 진짜 이름이 Alex라고 너네한테 말해달래. 내 진짜 이름이 Jessica인걸 너네가 알아도 상관없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얘도 상관 안 한대. 자기 가명을 Castiel에서 따온 걸 별로 맘에 안 들어하는듯ㅋㅋ 뭐 나는 좋아. 지금까지 내가 말했던 모든 이름들을 수퍼내추럴에서 따와서 얘기하는 건 솔직히 나 혼자 무슨 팬픽이라도 느낌이었으니까.


다시 돌아와서 너희가 달아준 모든 댓글들을 살펴봤어. 진짜 진짜 너무 도움이 많이 됐어. 다시 한번 정말고마워. 나랑 Alex가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해 줘서.


너네 중 대부분이 저번에 내가 올렸던 사진 중에 두번째 거가 시카고에 있는 무슨 조형물 같은 거라고 그러더라고? 이름이 Bean이라고 그랬나? 하여튼 나는 전혀 본 적이 없어. 저번 주에 Lisa가 시카고로 휴가를 갔다오기는 했는데… 뭐 잘 모르겠어.


누가 그러던데 저번에 올렸던 첫번째 사진은 아마 철물점 비슷한 데 같다고 하더라. 나도 Alex도 Dean이 철물점 하는 사람을 알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차라리 철물점 같은 데였으면 좀 안심이 될 것 같아.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자. Alex랑 나는 오후 한 시쯤 해서 Dean네 아파트 앞에서 만났어.


Alex가 내가 올린 포스팅들을 한 세 번쯤 읽어봤다고하더라고. 너네도 계속해서 나한테 물어봤던 것 처럼얘도 나한테 거듭거듭 이게 진짜냐고, 낚시 아니냐고계속 물어봤어. 난 계속 얘한테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영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 아파트 안에 뭔가 위험한 게 있으면 어떡하냐고.


Alex는 그냥 코웃음치고 넘겨버렸어. 만약 저기 누군가가 있었으면 내가 거기 15분 넘게 있는 동안 몰랐을 리가 없다는거지. 난 그게 꽤 설득력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음. 내가 진짜 다 뒤져보고 옷장 속까지 뒤져봤었잖아. 거기 안에는 진짜 다른 숨을 만한 데가 없었어. 침대랑 소파 밑은 너무 낮아서 사람이 들어갈 수가 없었고. 내가 뭐 어떤 사람이 테이블 밑에 웅크리고 있는데 눈치 못 채고 지나갔을 리도 없단 말이야.


우리는 제일 먼저 Dean이랑 얘 여친 Lisa가 집에 있는지부터 살펴보기로 했어. 난 별로 기대가 안 됐는데 Alex는 그래도 확인하고 싶어 하더라고. 그렇다고 얘를 또 안에 혼자 들여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아, 인정할게.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거기 들어가서 다시 한번 체크해보고 싶었어. 내가 저번에 갔을 때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왔다는 느낌을 받았거든.


알렉스가 아파트 인터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동안 (얘가 몇 달 전에 Dean네 고양이를 봐주기로 한 적이 있어서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대) 삼층 창문을 올려다봤어. 소름 돋게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는거임. 그 까만색이랑 회색이랑 섞인 것 같은 그 블라인드. 분명 나올 때 내가 올려 놓고 나왔었는데. 분명 누가 안에 들어간 적이 있는거지.


이번에는 건물이 딱 들어가자마자 닭살이 막 돋는거야. 그냥 기분 탓이 큰 것 같긴 하지만. 우리는 조용히 삼층으로 올라갔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까 바로 뭐가 변했는지 딱 알겠더라. 뭐라고 설명해야되지.. 그냥 내가 Dean네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느꼈던 그 분위기가 층 전체로 퍼졌다고 해야되나?


복도에 불이 들어오는 데가 별로 없었어. 거의 대부분 꺼져 있었고 코너 부분이나 문 주변 같은 데는 특히 엄청 어두웠어. 천장 근처에 벽 쪽에서는 무슨 곰팡이 같은 게 자라는 것 같더라고. 잘 안보여서 확인은 못했는데 하여튼 그런 것 같았어. 까맣고 무슨 혈관 같이 생긴 게 천장에서 바닥 쪽으로 점점 자라는 것 같은 느낌? 저번에 왔을 때는 분명 이런 게 없었거든.


그제서야 우리가 무슨 연장이나 무기 같은 걸 안 가져왔다는 게 생각났어. 심지어 엄마 네서 빌려온 그 소금도 존나 안 갖고온거지. Alex는 삼층 복도를 쭉 둘러보고 있었는데 내가 무기를 안 가져와서 어떡하냐고 얘한테 말했어. 얘 지금 내가 폰으로 레딧에 타이핑 하고 있는 걸 어깨 너머로 보고 있는데 너네한테 자기 절대 안 무섭다고 꼭 말해달래.


얘는 안무서울지 몰라도 난 지금 무서워 죽겠어. Alex가 군용 나이프를 꺼냈을 때도 전혀 안심이 안 됐다고. 그건 쇠도 아니라서 귀신한테 전혀 효과가 없단 말이야.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Dean이 나한테 진짜 초자연적인 현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게 아니라고 말했었잖아. 그러면 쇠나 소금 같은 게 전혀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말 아닌가? 어쨌든 난 지금 여기 와 있으니까 뭐 어쩌겠어.


Dean네 집은 여전히 안 잠겨 있었고 문패도 없어진 그대로였어. 내가 복도를 쭉 둘러봤는데 다른 집도 문패가 없어진 데가 몇 군데 생겼어. 근데 이건 그냥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는 부분일 수도 있는게 그냥 아파트 매니저가 문패를 새로 갈려고 그러는 걸 수도 있으니까.


덜덜 떨면서 문을 열었어.


안에 진짜 어두웠어. 엄청. 거기서 작동이 되는 전등은 아파트 복도 불이었는데 그건 너무 희미하고 어두워서 안이 하나도 안보였어. Alex랑 나는 핸드폰 불빛을 이용해서 안을 좀 둘러보기로 했어.


안에를 보니까 이건 무슨 곰팡이 천지더라. 온 사방 벽에 거미줄마냥 곰팡이가 빼곡했고 벽에는 심지어 막 금이 가고 있는거야. 곰팡이가 이렇게 빨리 자랄 수가 있나? 저번에 왔을 때는 진짜 이런 거 하나도 없었단 말이야. 근데 며칠 사이에 진짜 천지사방에 곰팡이가 창궐하고 있는거임.


저번에 말했던 그 누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그 느낌이 다시 들었어. 뒤를 돌 때마다 누가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은 시선을 느꼈어. Alex한테 말했더니 그냥 어깨 한번 으쓱하고 말더라고..


우리는 천천히, 조용히 탐색을 시작했어. 꼭 같이 붙어다니면서 절대 방심하지 말기로 했지. 블라인드를 다시 올렸는데 워낙 흐린 날이었어서 이 소름 돋는 공기를 전혀 완화시켜주지를 못했어.


Dean의 컴퓨터를 확인해봤는데 지난 4일 동안 아무런 활동이 없었어. 부엌에서는 엄청 뭐 썩는 냄새가 나고. 냄새의 진원지는 쓰레기 캔 더미인 것 같았는데 별로 뒤져보고 싶지는 않았어.


저번에 왔을 때랑 거실에서 유일하게 달라진 건 (물론 곰팡이 빼고) 모든 사진 액자들이 바닥에 떨어져서 유리가 다 깨져있다는 거? 거의 대부분이 Dean이랑 여친 사진이었는데 몇몇 사진은 심지어 반으로 찢어져 있더라고. 개무서웠어 진짜. 어지간히 화난 상태가 아니면 이렇게 해 놓을 수가 없을텐데. 난 갑자기 여기에 주거 무단침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Alex는 우리는 경찰이니까 머리에 손 올리고 빨리 숨어있는 데서 나오라고 목소리 깔고 막소리질렀어.


아무런 반응도 없었어. 우리는 복도 붙박이장이랑 화장실을 살펴본 다음에 Dean의 침실로 갔지.


여기가 곰팡이가 진짜 제일 심했어. 공기 중에서 그 곰팡이 포자 냄새가 막 나는거야. 냄새가 너무 심해서 손으로 입을 막았어. 곰팡이 냄새 개싫음.


침대는 저번에 왔을 때랑 똑같이 딱 정리되어있었어. 누가 건드린 것 같지가 않았어. 엄청 어두웠는데, 블라인드를 올리려면 침대 위로 올라가야 돼서 절대 그러기가 싫더라. 불은 안 들어왔고.


그냥 별 의미 없이 거울을 봤는데 진짜 놀라 자빠질 뻔. 거울이 엄청 깨져서 내 모습이 막 뒤틀려 보였거든. 꼭 누가 주먹으로 확 내려친 것 마냥.


내가 거울을 보고 있는 동안 Alex가 침대 위에서 뭘 주워서 나한테 보여줬어. 조그만 공책 같은 거였는데그냥 Barnes and Noble (역자 주: 우리나라의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 체인)같은 데서 살 수 있는 그런 흔한거였어. 대부분의 페이지는 거의 깨끗했는데 앞에 몇 장인가가 찢어져서 없더라고. 거기 쓰여져 있는 건 무슨 언어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영어는 절대 아니었음. 내가 아는 문자가 아니었어. 사진 찍어서 시간 날 때 올릴게.


그러고 나서 Alex랑 나는 이제 가기로 했어. Dean네 방의 공기는 진짜 숨이 턱턱 막혔어. 그 흙이 썩는 그런 축축한 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했으니까. 우리는 거실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쭉 돌아보기로 했지. Alex는 몸을 굽혀서 깨진 액자틀을 살펴보고 있었어.


난 복도에 서있었는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거야. 정확히 폰 진동 소리였어. 난 뒤를 돌아서 핸드폰 불빛을 현관 쪽으로 비추고 가만히 소리를 들어봤어. 진동이 멈췄어. 난 재빨리 Dean의 폰으로 전화를 걸어봤지.


진동이 다시 울렸어. Dean의 방 쪽. 방을 살펴볼 때는 분명 폰 같은 건 없었거든? 전화가 끊기기 전에 빨리 찾을려고 Alex한테 나 따라오라고 손짓하고 Dean의 방으로 다시 달려갔어.


얼마 안 돼서 진동이 어디서 나는지 알 수 있었어. 망할 침대 아래였음. 절대 밑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천천히 몸을 굽히고 밑에를 봤지.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침대 밑은 진짜 낮았거든. 바닥이랑 거의 3인치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단 말이야. 내가 침대 밑을 볼 수 있게 충분히 몸을 굽히기도 전에 밑에서 뭔가가 내 쪽으로 후다닥 뛰쳐나왔어.


난 진짜 소스라치게 놀랐어. 뭔가가 침대 밑에 카페트를 가로질러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고. 몸을 질질 끌면서. 난 거의 튕겨나와서 방 밖으로 뛰쳐나갔어. 딱 한번 내 어깨 너머로 뒤를 돌아봤고, 바로 후회했어.


내가 뒤를 돌아본 그 찰나의 순간에 그 ‘무언가’가 다시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어. 내가 접근하니까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는 다시 후퇴하는 것 마냥. 뭔가 창백하고 하얗게 번들거리는 길고 앙상한… 뭔가 팔뚝? 같은거였어. 진짜 말도 안되지. 거기 들어갈수 있는 인간은 세상에 없단 말이야.


하여튼 진짜 0.5초 돌아본 것 뿐이었지만 나를 진짜 공포에 질리게 만들기에는 너무나도 충분했지. 난 진짜 빛의 속도로 아파트를 빠져나왔고 Alex가 나를 따라잡았을 때에는 거의 계단을 반 이상 내려온 후였어.


그게 대체 뭐였는지 감도 안잡혀. 하지만 진짜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어. 그게 움직이는 모습은 진짜… 엄청 빠른데 막 삐걱삐걱거리는 그런 느낌? 고양이는 절대 아니었어. 뭐 다른 동물일 수는 있지만 절대 고양이는 아님. 털이 없었다니까? 그냥 희여멀건한 살덩어리였어.


Alex가 우리 집에서 자고 가기로 했어. 우리 둘 다 혼자 있기는 싫었거든. 나 진짜 이거 그만하고 싶다.


씨발. 내가 지금 이거 쓰고 있는 동안 Dean한테 문자왔어. 한 이 초쯤 전에. 

뭐라고 왔는지는 말 안해도 알겠지.



“이리와.”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6)


모두들 안녕. 나Alex야. 지금 이포스팅올리면서Jess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중.이친구가지금엄청스트레스받아있는상태인데,왜그러는지너무잘이해하겠어.Dean은 내가 진짜 좋아하는사람들중에하나인데Jess는 내가 잘 모르는사람이었거든.물론이일이터지기전에말이지.적어도친구는하나사귀었으니그건다행이네.


너희가 우리한테 조언해준걸바탕으로뭘해야될지리스트를만들고있는중이야.Jess는 진짜 단호하게 Dean의아파트로절대안가겠다고거부하는데,이제는Sam네 집을 좀 체크해보고싶다고하네.


난솔직히좀이해가안가.난좀그침대밑을조사해보고싶은데얘는진심으로거기가기싫다고하거든.나혼자갈수는없고,그렇다고Jess 말고 다른 사람이랑같이가는건좀그래.좀이상한기분이기는한데이일을아는사람이적으면적을수록좋다는생각이들어.그냥곰팡이포자때문이겠지.


너네 조언에 따라서경찰에신고했어.그니까다시한번신고했다는말이야.되게귀찮아하는것같더라고.Jess가 그 침대 밑에서뭘봤는지열심히설명했는데,경찰들은그냥여자애의지나친망상정도로치부하고넘어가는것같애.또세입자의허락없이는우리가그빌딩에들어가면안된다고하던데?아그곰팡이문제에대해서는그냥아파트매니저한테말하라고하고.자기들이할수있는게없대.


경찰이 이 일에관여하는게그리좋은생각은아닌것같아.Jess도 여기에는 동의했어. 친구구하려다가감옥에가는건진짜피하고싶으니까.


그래도 그 아파트매니저라는사람한테연락을해볼려고했어.몇번전화해봤는데답이없더라.그곰팡이에대해서모른다는건말이안되는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난무기랑챙겨서다시한번거기가봐야된다고봐.포자가폐에안좋을지도모르니까마스크도쓰고.이웃들하고도한번얘기해봐야될것같고.지금계속Jessica를 설득하려고 노력 중이니까어떻게될지는좀더봐야될것같애.


진짜 솔직하게 얘기할게:난뭐초자연적인현상이일어나고있다고는생각안해.초자연적인뭐그런거안믿어.근데그렇다고지금일어나는일들이위험하지않다는건아닌것같아.Jess는 무슨 폴터가이스트나 괴물같은그런생각을하고있는것같은데솔직히진짜웃김.지금얘는되게불안정한상태야.침대밑에서뭘본건지는모르겠지만하여튼걔가생각하는귀신같은건아닐거라고.


근데 이건 인정해야겠어.그침대위에서발견했던그노트있잖아.그건좀이상한듯.


이게 그거 찍은 사진들이야.

넘겨짚고 싶지는 않은데내생각에Dean 글씨체는 아닌 것같아.솔직히말하자면Lisa가 쓴 것 같애.걔가원래좀이런오컬트적인거엄청좋아하거든.개인적으로그냥Lisa가 장난으로 이런 거쓴거같은데,Jess는 이걸 좀 심각하게받아들이는거같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너네가Jess한테 그 이상한소금이나성수같은그딴말도안되는조언좀그만해줬으면고맙겠어.얘는너네가도움이된다고하는데난아니야.


더 안좋은 건뭐냐면,Jess가 어제밤에 자기 지갑에서이상한걸발견했대.무슨이상한허브?같은거랑종이쪼가리가들어있는주머니같은건데,이게도대체언제부터들어있었던건지모르겠다더라.(여자애들은지갑청소도안하나..)하여튼엄청소름끼쳐하더라고.그게이거랑관련있는지난잘모르겠는데,하여튼Jess가 이 이야기 꼭여기다올려달래.


내가 보기에는 그냥얘가집어넣고잊어버린방향제같은데.그렇다고보기에는냄새가진짜엄청구리기는하지만.


그 주머니 사진이야.


그리고 이건 안에 들어있는 종이쪼가리.


아 그리고 Dean은어제밤에마지막으로문자한거이후로아무대답이없어.내가Jess 폰으로 몇 번보내봤는데답이안오더라.


너네한테는 좀 김빠지는결말일수도있겠다.그나저나 너네 그잘돌아가는머리 좀 써봐. 그노트에뭐라고써있는건지좀알아봐 줄 수있지?그게대체무슨언어인지나도궁금하거든.


ㅎㅇㅌ. 또 무슨 일 있으면 다시 돌아올게.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7)


안녕 다시 Jess야. 이제 앞으로 Alex한테 포스팅 못하게 할거야. 존나 싸가지없어. 미친놈인가봐. 너네는 그냥 우리 도와주려고 한 거잖아. Alex가 안 그렇다고 해도 나는 진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어쨌든 나 이제 걔랑 얘기 안 해. 진짜 안 좋은 일 있었어.


난 솔직히 그 악마 소환이니 의식이니 하는 얘기 별로 안 좋아해. Dean이랑 Lisa가 무슨 의식 같은 걸 했다면 걔네는 분명 그냥 재미삼아 한 걸 거야. 그건 분명해. 얘네가 악마주의 같은 거에 깊은 지식이 없다는 걸 내가 확신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얘네가 실제로 그런 의식을 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망했을거야. 그러니까 얘네가 악마를 소환하려고 했다 하더라도, 또 그 악마가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진짜 이 세계로 불려나왔을 리는 없다는거지.


만약 얘네가 그 노트를 썼다면 그냥 장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거야. 어쩌면 그냥 던전 앤 드래곤(게임) 같은 거 할려고 그린 걸수도 있어. 그래도 이게악마랑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억누르는게 힘들기는 하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어. 엄청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거든.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 그니까 그 악마나 이상한 생명체나 뭐 유령 같은 것들이 완전 헛소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또 모르는거잖아.


Dean이랑 Lisa가 미친 걸지도 몰라. 어쩌면 내가 미쳐 돌아가고 있는 걸지도. 악마가 진짜 있는지도 모르고.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닐 수도 있잖아. 이게 사이비종교일 수도 있어. 아니면 그냥 다 낚시일 수도 있겠지. 아니면 외계인 같은 걸 수도 있어. Dean이랑 Sam이 그냥 둘이 같이 도망가고 있는 걸 지도모르지. 그 침대 밑에는 떠돌이 노숙자 어린애가 살고 있는 거고.


암만 생각해도 답이 없어.


휴..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일단 악마설은 좀 접어두는 걸로 할게. 그런거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을 테니까. 하여튼 내가 Alex랑 더 이상 얘기 안하는 이유 첫 번째. 저번 포스팅에 썼던, 내 지갑에 들어있던 그 주머니 기억나? 걔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건 그냥 버리라면서 내가 점심 먹으러 나간 사이에 불에태워버렸어. 댓글 달아준 너네 중에 한 다섯 명 정도가 그거 태우지 말라고 했는데.


만약에 너네가 말한 대로 그게 무슨 말린 라벤더 (마늘? 같은 것도 있었던것 같은데. 냄새 진짜 장난 아니었거든) 같은거면 걔는 누군가가 날 보호하기 위해서 가방에 넣어 놓은 걸 그냥 불태워버린 게 되는 거라고. 아니면 설령 그게 불길하고 안 좋은 역할을 하는 거였다고 하더라도걔는 그걸 불태워버림으로써 뭔가 안 좋은 걸 봉인 해제 시킨걸수도 있는 거잖아.


그게 진짜 별 거 아니었을수도 있어. 하지만 신중해서 나쁠 건 없잖아 안그래? 자기는 그걸 불 태운게 나쁜 생각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그렇다고해도 나 진짜 겁나 빡쳤었어. 걘 내가 불안해하는 걸 보고는 날 비웃더라. 백 번 양보해서 그게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해도 내 물건을 맘대로 불태우면 안되지.


어쨌거나. 우리는 같이 Sam네 집으로 갔어. 내가 뭘 기대하고 간 건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걔네 집은 그냥 완벽하게 정상이었어. 그냥 금붕어가죽어있다는 정도? Sam 옷장에서 짐 같은 것도 다 살펴봤는데 아무 것도 안 가져갔어.


내가 다시 뒤를 돌아봤을 때, Alex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그냥 거기 못 박힌듯이 서서,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턱은 살짝 내리고. 웃음기도 없이 말이야. 되게 소름 돋았어. 나한테 뭐 추파 던지거나 그런 게 아니었어. 뭔가 위험해보였단 말이야. 살짝 공격적인 느낌?


내가 “뭐? 왜?”라고 하니까 나보고 우리가 그냥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 우리는 Dean네 아파트에 가야됐다고. 다음에 Dean이 이리오라고 문자 보내면 가야 된다고. 만약에 Dean이 지금 멀쩡한 상태면 우리가 굳이 얘를 찾으러 돌아다닐 필요가 없고, 얘가 오라고 했을 때 만약 갔으면 Dean을 만날 수 있었을거라고. 그리고 만약 Dean한테 진짜 무슨 일이 생긴거면, “이 망할 옷장이나 존나 뒤지는 대신에” 무슨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지 확실하게 확인 할 수 있었을거라고.


내가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니까 Alex는 그냥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니는 이 엿 같은 상황에 질렸다고 말했어. 우리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닥트려서 무슨 일인지 확실히 알아야 된다고. 난 위험하다고 주장했지. 그리니까 걔가 내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섰어.


걔의 그 태도는 진짜 무서웠어. 적개심에 가득 차 보였다고. 진짜 하늘에 대고 맹세하는데 눈빛이 무슨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 같았다니까. Alex는 나보다 덩치가 한참 커. 결국 그냥 다음에 Dean이 문자하면 그아파트로 가기로 억지로 동의하고 끝냈어. 난 적어도 Dean이 오늘 밤까지는 문자를 안 보낼거라고 생각했고, 그 전에 Alex를 떨어트려 놓으려고 엄청 머리를 굴렸어.


결국 그렇게 못했어. 얘가 미적거리더라고. 얘를 내 집에서 내보낼 만한 변명거리가 없었어. 걔가 내 폰이랑 Sam 폰을 압수하고 내가 얘한테 거짓말하지는않는지 감시했으니까. 진짜 엄청 무서웠어. 얘가 이렇게 강박적인 미친놈인 줄 몰랐어. 레딧에 포스팅 올리지도 못하게 하고 누구한테 전화도 못하게 했어. 심지어 담배 피러 나갈 때 같이 나와서 감시했다니까? 너무 무서워서 뭘 시도도 못해봤어. 밤이 될 때까지그냥 앉아서 TV 보면서 같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어.


한 열 시쯤 되서 뭔가가 머릿속에 떠올랐어. 내가 잠들어있으면 같이 가자고 안하겠지? 난 화장실로 가서 발륨 한 알을 먹었어. 30분쯤 있다가 머리가 소파 위로 툭 떨어졌지. Alex가 짜증난 듯이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리더라. 좀 있다가 난 깊이 잠들었어.


내가 깨고 나서 가장 처음 알아차린 건 그 냄새였어. 후덥지근하고 축축한 땅 냄새 같은? 지하주차장에서나는 그런 냄새 있잖아. 누가 내 머리를 꾹 누르고 있는 것처럼 머리가 엄청 아팠어. 나는 진짜 너무 혼란스러워서 빨리 일어났지. 이 미친 어둠은 절대 내 집에서 볼 수 있는 게 아니었어. 난 그냥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던거야.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엄청 쑤셨어.


거기가 어딘지 알아차리는 데 좀 걸렸어. 왜냐면 진짜 겁나 어두웠거든. 그런데 얼마 안 있어서 나는 내가 어디 있는지 알고 혼비백산했지. Dean네 집 앞 로비. 난 로비 문 바로 몇 미터 앞에 누워 있었어.


불은 하나도 안 켜져 있었어. 난 로비가 이렇게 어두운 건 본 적이 없었어. 내 폰은 내 왼쪽 옆에 얌전히 놓여 있어서 난 폰을 들고 내 주위를 좀 비춰 봤지. 곰팡이가 삼 층에서부터 퍼져서 건물의 모든 벽을 휘감고 있었어. 심지어 천장까지도. 곰팡이가 원래 이렇게 빨리 자라? 난 이제 이게 곰팡이가 맞는건지도 모르겠어. 냄새는 확실히 맞는데.


곰팡이 포자에 생각이 미쳐서 난 내 소매자락을 입에대고 일어나려고 낑낑댔어. 다리가 말을 안들어서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아무것도 건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내 옆에 있는 

기둥 하나를 붙들고 일어나야 됐지. 뭔가 곰팡이를 건드린 것 같았는데 내 손에는 아무것도 안 묻어 있었어.


근데 유리에도 곰팡이가 자라나? 유리에도 곰팡이가있어서 들어가는 문 찾는데 오래걸렸어. 문이랑 벽이랑 구분이 하나도 안되더라고. 곰팡이가 아니라 무슨덩굴같은건가?


너네를 위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셀카 찍은 것도 있어. 근데… 썩 좋아 보이지 않을거야.


이게 그 사진들이야.

사진 찍을 때 플래시 터트리는 바람에 눈이 좀 부셔가지고 거기 눈 깜빡거리면서 좀 가만히 서 있었어. 왠지 모르겠는데 귀도 좀 멍멍한 것 같았어. 근데 그러는 와중에 내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 로비 구조를 좀 설명하자면 앞에 문이 있고 두 줄로 기둥이 쪽 세워져 있는 무지 큰 방이거든. 앞문 반대쪽에는 엘리베이터가 있고. 양쪽으로는 복도로 이어지게 돼 있어.


소리는 오른쪽 복도쪽에서 나고 있었어. 뭔가를 긁어내는 것 같은? 누가 뭐 무거운 걸 땅에 질질 끌 때 나는 소리 있잖아. 난 그 소리가 뭔지 확인하려고 굳이 거기로 가까이 가고 싶지가 않았어.


난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뒷걸음질쳤어. 내가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니까 그 질질 끄는 소리가 더 빨라졌어. 그 소리 사이사이에 발자국 소리랑 뭐 다른 이상한 소리 같은 것도 났는데.. 왜 그 손가락 마디 꺾을 때 뚝 하는 소리 있잖아. 그거를 엄청 빨리 자주 낸다고 생각해봐.


나는 문 쪽을 흘깃 보고 뛰기 시작했어. 밖으로 나가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 한 10블록 정도를 쉬지 않고 뛴 다음에야 멈췄는데 그때까지도 귀는 계속 윙윙거렸어. 집으로 오는 나머지동안은 그냥 걸어서 왔어.


내 생각에는 Alex가 난 거기로 데려간 거 같애. 그 이후로 얘를 보지는 못했는데 다시 연락해보지는 않았어. Sam 폰이 우리 집에 없는 걸로 보아하니 얘가 Sam 폰을 가져간 거 같애. 적어도 내 걸 가져가지는 않았네. 내가 그 로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쓰러져 있었는지 모르겠어. 그 곰팡이인지 뭔지에 노출되어 있었던 게 내 건강에 안좋을까? 몸이 아프지는 않은 것 같은데. 다른 애들처럼 실종되지도 않았고 말이야.


우리 집으로 온 다음에 셀카 하나 더 찍었는데 아무래도 내 폰에 뭔가 문제가 생긴듯


이게 그 사진임.

Alex가 다시 나한테 연락 안했으면 좋겠다. 그냥 걔가 내 인생에서 좀 얌전히 사라져줬으면 좋겠어. 그냥 이 모든 게 내 인생에서 좀 꺼져 줬으면 좋겠다.


한 새벽 네시쯤 되서 집에 왔는데 폰 확인해보니까 Dean이 나한테 한시 삼분쯤에 문자했더라고. 내가 자고 있을 때.


D: 무서워하지마.

D: 난 괜찮아. 모두ㅜ 다 갠차나.


[몇 분 있다가]


D: 나 너핳ㄴ넽 뭐 보여줄ㄹ러 있어

D: 이리와


[10 분쯤 지나서]


D: 난 괜찮아. 모든 게 다 괜찮아.

D: 나머지ㅣㅣ 애들ㄹ도 델ㅇ올게

D: 너한테 보여줄게


[얘가 나한테 이런 사진 보냈는데 왼쪽 위 구석에 무슨 얼굴 같은 게 비친 것 같아. 머리를 보니까 Dean같기는 한데 나머지는 잘 모르겠어. 여기가 어딘지 아는사람?]


D: ㄴㄴㄴ넌 그냥 옥ㄱ만 하면 되ㅣ


[이쯤에서 Alex가 내 폰으로 얘한테 답장한듯. 난 분명 이런 문자 보낸 적이 없으니까.]


나(Alex): 지금 거기로 갈게.


난 경찰에 신고했어. 오늘 저녁에 만날거야. 내가 다시 그 아파트로 경찰이랑 같이 가서 걔네한테 다 보여줘야 할 수도 있대. 진짜 그러기 싫지만 그렇게 해야겠지. 드디어 경찰들이 이걸 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애. ‘납치’라는 단어를 계속 언급하는 걸 보면. 경찰들이랑 만나고 나서 다시 업데이트 할게.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8)


오늘은 진짜 내 인생 최악의 밤이었어. 난 지금 모텔 방에 있고 밖에는 경찰 몇 명이 지키고 있어. 적어도 여기는 좀 안전하겠지.


너네가 하는 말 들어보니까 Dean이 나한테 보낸 그 사진은 아마 시카고에서 찍은 거 같애. 여기서 시카고까지 갈려면 차로 적어도 하루는 가야되는데… 근데 얘 폰은 분명 그 아파트에 있거든? 그니까 폰으로 찍은 게 아니거나 아니면 얘가 텔레포트를 했거나 둘중 하나겠네.


어쨌거나 난 경찰서로 가서 Dean네 아파트로 이 사람들을 데리고 갔어. 내가 겪었던 모든 것들을 경찰들한테 설명해줬고 그제서야 이 사람들이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시작하더라. 아파트 매니저한테 여러 번 연락할려고 시도했는데 절대 안받았어. 보통 사람들은 경찰한테서 오는 연락을 그냥 무시하지 않잖아.


거기에는 나랑 경찰 4명이 같이 갔었어. Robins, Morgan, Brown, Niles 이렇게 네명. 우리가 경찰차 밖으로 나왔을 때 나는 블라인드가 다시 내려져있다고 그사람들한테 알려줬어. 내가 거기 갔다온 다음에 누가 왔다갔던 게 분명한 것 같다고 입을 모으더라고. Brown 경관이 웃는 얼굴로 나한테 총을 보여주면서 하나도 걱정할 것 없다고 안심시켜줬어.


내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에(Alex가 나한테 알려줌) 내가 들어가기 전에 Niles랑 Morgan이 먼저 들어가서 쭉 훑어보기로 했어. 나는 Dean네 집 호수를 알려줬는데, 나한테 다시 돌아와서 말하기를 아파트 문 전체에 번호가 다 없어져 있다는거야. 그래서 내가 가서 어디로 가야되는지 알려줘야됐어. Robin이랑 Brown은 밖에 남아서 누구 들어오는 사람은 없는지 지키기로 했고. 여기는 진짜 쪼그만 마을이기 때문에 이게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했어. 큰 팀을 꾸려서 오지는 못하지만 본부에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도 했어.


아파트 안은 어젯밤이랑 똑같앴어. 곰팡이 천지. 이번에는 우리 다 마스크를 꼈어. Niles는 이런 곰팡이 종류는 처음 본다고 하고 샘플로 좀 뜯어갔어. 나중에 조사한다고.


안에 공기는 진짜 미치도록 숨막혔어.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소름이 쫙 돋았다고. Niles 경관도 부르르 떠는 걸 내가 봤어. 사방에서 나를 지켜보는 느낌이었어. 누가 날 보고 있는데 도저히 그게 뭔지 알 수 없는그 불안한 느낌 알아? 내가 너무 두리번거리면서 신경질적으로 구니까 Niles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좀 진정하라고 하더라.


엘리베이터는 고장났고 버튼은 죄다 닳아 있었어. 건물 전체에 전기가 하나도 안들어오는 것 같았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계단으로 갔지. 계단 올라가는 중에 경찰들이 나한테 손전등 하나를 쓰라고 줬어.


삼층은 로비나 계단보다 훨씬 심했어. 곰팡이가 천장등까지 잠식해 있었고 몇 개는 심지어 떨어져서 산산조각 나 있었어. 벽지는 다 벗겨져서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고. 그 유리조각이랑 벽지 찢어진 걸 넘어서 Dean네 집으로 가야했어. 냄새는 마스크를 써도 진동을 하더라.


경찰들은 그 경찰스러운 절차들을 다 마쳤어. 왜 그런 거 있잖아. 문을 포위하고 난 다음에 경찰이니까 문 열라고 하는 거. 그 다음으로는 총을 내린 채로 들어갔지. 나는 그러는 동안에 문간에서 불안하게 서성거리면서 내 등 뒤를 2초 간격으로 흘끗거리고 있었어. 드디어 Niles가 나한테 들어와도 된다고 손짓했어.


들어가자마자 그 냄새가 나를 ‘덮쳤어’. 그니까 무슨 진짜 덤프트럭이 덮치는 것처럼 문자 그대로 덮쳤다고. 예의 그 냄새 있잖아, 흙 냄새에 뭔가 시큼한 화학물질 같은 게 섞인? 경찰들이 나보고 들어와서 이전이랑 똑같은지 좀 봐달라고 했어. 이전이랑 전혀 똑같지 않았어.


원래 거실 소파는 크림색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시커멓게 변해 있었어. 그 블라인드 색처럼. 그리고 엄청 더러워지고 납작해져 있었어. 누가 엄청 오랫동안 쓴것처럼. 그것 뿐만이 아니라 그 아파트 건물 전체가 무슨 한 20년 동안 버려져있었던 것 같았어. 싱크대에 있는 접시들은 다 깨져 있었고 초록색 물때가 자글자글 껴 있었어. 부엌에서 나는 냄새는 특히 더 심했던 거 같아.


화장실 거울은 이제 완전히 다 깨져 있었어. 샤워기 머리 부분에서는 까만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고 욕조는 완전 다 녹이 슬어 있었어.


우리는 Dean의 침실로 들어갔어. 침대만은 여전히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였어. 그냥 깨진 거울 조각이 위에 흩뿌려져 있었을 뿐. Morgan은 나한테 Dean 폰으로 다시 전화해보라고 했어. 핸드폰이 아직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해보자고.


난 진짜 처참하게 벌벌 떨면서 그렇게 했지. 우리는 폰 진동 소리를 듣기는 했는데 꼭 엄청 멀리서 들려 오는 것처럼 조그맣게 들렸고 또 엄청 메아리쳐서 들렸어. 꼭 벽 뒤쪽에서 나는 소리같이 말이야.


Morgan이랑 Niles가 매트리스를 뒤집었어.


제일 처음 알아차린 건 매트리스 아래쪽이 완전 다 파여나갔다는 거였어. 아님 불에 탄 걸수도 있고. 안쪽이 둥그런 모양으로 까맣게 썩어 있었어. 내가 만약에 매트리스 위쪽을 만져봤다면 안이 텅텅 비어서 몇 센치 두께밖에 안 된다는 걸 알아차렸을 거야. 그래서 매트리스 아래에 성인 남자 정도의 사람이 비교적 편안하게 들어갈 공간이 있었던 거였어. 그거 보고 진짜 토할 것 같더라.


그 다음으로 알아차린 건 벽에 붙어있는 환풍구가 통째로 뜯어져 있다는 거. 침대로 가려져 있어서 몰랐는데 매트리스를 걷어내니까 벽에 뚫려 있는 깊고 어두운 구멍이 보였어. 누가, 대체 왜 거기로 들어간 건지 진짜 알 수가 없었어.


Morgan은 이 사건의 새로운 국면을 다른 경찰들에게 알렸어. 이 빌딩에 누가 돌아다니고 있건 간에 이 오래된 환풍구 시스템을 통해서 들락날락했을 거라고 했어. 이 빌딩의 모든 환풍구들이 연결되어 있을 건데, 그걸 조사하려면 좀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고.


난 이쯤 해서 집에 가고 싶었어. Niles랑 Morgan도 나는 더 이상 여기 없어도 될 것 같다고 동의해줬지. 근데 가기 전에 부탁 하나만 들어달라고 했어. Dean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해달라고. 난 그렇게 했지. 그리고 우리는 그 진동 소리가 환풍구 안쪽에서 들린다는 걸 깨달았어. Niles는 천천히 환풍구 입구 쪽으로 몸을 숙였어.


뭔가가 안쪽에서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어. 질질 끄는그 소리. 벽이랑 상당히 가까운 데서 나는 소리였어. Niles는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섰어. 뭔가 살이랑 금속이랑 부딪히는 소리? 손발을 빠르게 타다닥 거리는 그런 소리가 들렸어. 난 눈을 꼭 감고 최대한 그 구멍에서 멀어지려고 문 쪽으로 갔어. Niles랑 Morgan은 총을 겨누고 손전등 불빛을 그 쪽으로 비췄어. 그래도 그게 뭔지는 보이지 않았지.


“이 엿 같은 데서 빨리 나가야겠어,” Niles가 말했어. 그는 눈에 띄게 불안해하고 있었고 Morgan은 굉장히 걱정되는 눈치였어. 이 둘은 서둘러서 나를 끌고 침실을 나갔어.


그 다음에 뭔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 분명 우리는 계단참에 있었거든? 내가 맨 앞이었고 그 둘이 내 뒤에 있었다고. 그리고 나서 나는 코너를 돌았는데 그 다음 순간에 두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어. 나는 완전 패닉 상태로 내 후레쉬 불빛을 여기저기 비추면서 계단으로 그들이 내려오는 걸 기다렸어. 아무도 없었어. 아무것도. 내 바로 뒤에 있었는데!


불이 꺼졌을 때의 이 아파트 계단은 진짜 세상에서 제일 어두운 공간일 거라고 장담해. 난 거기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어. 진짜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인생을 통틀어서 이렇게 겁에 질린 적이 없었던 거 같아. 나는 Niles와 Morgan의 이름을 애타게 외치면서 두 층을 더 내려가서 바로 내 눈 앞에 보이는 첫번째 문을 밀고 들어갔어.


나는 로비로 나온 게 아니었어. 난 진짜 하늘에 맹세코 내가 1층에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불빛을 대충 비춰보고 나서 나는 내가 이 빌딩의 지하실에 있다는 걸 깨달았어. 그렇게 어두웠는데도 나는 곧바로 거기가 Dean이 며칠 전에 나한테 보냈던 사진의 그 장소라는 걸 알 수 있었지.


나는 문 쪽으로 다시 물러났어. 그 망할 계단으로 다시 돌아가야 될 거 아냐. 내 귀가 웅웅거리면서 다시 울리기 시작했어. 머리가 진짜 깨질 것 같이 아팠어. 그 때 내 오른쪽에서 질질 끌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본능적으로 손전등 불빛을 그 쪽으로 비췄어.


Alex가 거기 있었어. 내 쪽을 등지고 지하실의 커다란 기계를 마주보고서. 팔을 그냥 몸통 옆에 힘없이 늘어트리고 그냥 자기 앞에 있는 파이프 같은 걸 뚫어져라 보고 있었어. 엄청 놀란 동시에 뭔가 좀 안심이 되기도 해서 이름을 불렀어. 천천히, 정말 천천히 나를 돌아봤어.


웃고 있었어. 엄청 엄청 환하게. 너무 환하게 웃고 있어서 얼굴이 아프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보고 있는 동안 아래턱을 천천히 벌렸어. 결국에는 입을 엄청 크게 벌리고 소름끼치게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응시하게 된 거야. 미친듯이 신이 난 사람인 것 마냥.


근데 그것 빼고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어. 심지어 내 쪽으로 몸을 돌리지도 않았어. 그냥 어깨 너머로 나를 보고만 있었던 거야.


그 때 갑자기 슥슥 끌리는 소리가 또 들렸어. Alex가 있는 쪽 복도에서 들렸는데 좀 더 멀리서 나는 소리였어. 얘가 알아차린 낌새는 없었어.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조용히 웃으면서 날 뚫어지고 쳐다보고 있었어. 거의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나는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불빛을 비췄어.


내가 본 게 뭔지 확실히 모르겠어. 그것(그 사람일지도)은 너무 멀리 있어서 불빛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거든. 근데 배를 바닥에 깔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팔로 기어오고 있었던 것 같아. 진짜 끔찍하게 말랐고 피부는 희게 번들거렸어. 그리고 그게 내 쪽으로 점점


더 빨리 다가오고 있었어. 팔을 움직일 때마다 그 미친 뚝뚝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눈이나 코는 못 봤어. 다시 말하지만 그렇게 가까이 있지는 않았으니까. 근데 언뜻 보기에는 얼굴 위쪽 전체가 그냥 맹숭한 희여멀건한 살덩어리였어. 근데 입은 있었어. 얼굴에 비하면 너무 컸는데 거의 광대뼈 있는 데까지 입이 한껏 찢어져 있었어. 이빨도 엄청 컸어. 사람 이빨 모양인데 훨씬 길었어. 그것도 웃고 있었어. 존나 신난 것 처럼.


난 거기 영원이라도 된 것처럼 못박혀있었어. 소리조차 못 지르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러다가 그게 불빛이 닿는 경계 바로 앞에서 멈춰서, 천천히, 아래턱을 벌리고 시커먼 입안을 보였어.


그게 날 움직이게 만들었어. 난 순식간에 지하실을 벗어나서 계단을 뛰어올라갔어. 내 등 뒤로 지하실 문이 다시 열리고 누가 날 재빨리 쫓아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Alex인 것 같아.


경찰 네 명은 다 정문 앞에 있었어. 내가 없어져서 다들 엄청 놀라고 당황했더라. 밖으로 뛰쳐나오면서 다른 말 필요 없이 그냥 지금 당장 떠나자고 했어. 내가 경찰서에 가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내가 본 게 뭔지 설명할 수 있었지. 걱정하는 표정으로 경찰들이 다시 가서 조사할 거라고 했어.


나는 내일 이 마을을 떠날거야. 다시 집으로 갈래. 이제 그만할거야. 미안하지만, 진짜 이제 그만 할래.


Dean, Sam, Lisa, 너네가 만약 이걸 다 읽고 나면 제발 나한테 괜찮다고 연락해줘. 사랑해 얘들아.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 (마지막)


너무 적정하ㅈㅣ마.

난 괜찮아. 모ㄷ는 게 다 괜차나.


[reddit]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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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결국 Jess에게도 문제가 생긴걸까.

어떻게 되고 있는거야 정말. Alex는 진짜 빡치네 왜 남의 걸 맘대로 태워. 정말 누군가 Jess가 걱정돼서 넣어놓은 것일 수도 있을텐데... 맘대로인 사람들 너무 싫다.


Dean도 Alex도 어떻게 된걸까, Jess도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걸까. 다시 돌아오는 길은 있는걸까, 그러고보면 Alex가 태워버린 Jess의 그 말린 허브는 누가 넣어 놓은걸까.


궁금증을 안고, 내일 다음 이야기 같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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