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따면서


옥수수 따기는

농사 일중 서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앉아서 하는 일은 정말 고역이다. 

군대서 오리걸음 기합을 받을 때도 늘 꼴찌였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런 자세가 더 편하시단다. 아마 일생의 적응된 작업 환경 탓일 거다. 


키 보다 더 자란 옥수수밭에 들어서면 열기로 인해 숨이 콱 막힌다.

무엇보다도 양날의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옥수수 잎은 피부를 스치며 가른다.

중무장은 필수다.


어릴 적 키보다 더 자란 옥수수밭고랑은 우리들의 해방구였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심길 이는 옥수수수염을 고추에 묶어놓고 뽐내곤 했다. 


우리는 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을까?

아마 제약 없이 모든 걸 할 수 있는 어른들이 부러웠을거다. 

그 어깨에 무거운 책임감이 억누르고 있다는 건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다.

어깨의 그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우리는 다시 어릴 적 그 시절을 꿈꾼다.

그때가 좋았는데 하면서...


어릴 적 전쟁놀이, 숨바꼭질 등 모든 놀이 또한 이 옥수수밭에서 시작되었다. 

나름 동네 대장이었던 나는 이 옥수수밭고랑을 작전본부로 삼아 모든 명령을 하달하곤 했다. 


사랑채에 군인 가족이 이사 오고부터 난 그 장교 아들의 부하로 전락했다.

반은 군인과 다름없던 그 아이는 전쟁놀이에 탁월했기 때문이다. 


나뭇가지로 군장을 만들기도 하고 근사한 목총도 만들고 모르는 군가가 없었다.

아는 게 힘이라는 걸 이때 절실하게 느꼈다.


하굣길에 중학생 누나가 나를 불러들인 곳도 이 옥수수밭이었다.

누나의 감촉이 남다른 걸 알고부터 나는 심한 성장통을 앓았다... 


누군가 그랬다.

나이가 들고 늙어가면 추억으로 사는 거라고


오늘도 범바위산으로 노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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