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신 데카르트

여러분 다들 아시는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에 대한 전설이 하나 있다. 일단 그의 가족 얘기부터 하자. 전체적으로 인생이 그리 밝지만은 않았던 그는 네덜란드 살 때 여자친구를 한 명 사귄다. 오늘의 주말 특집, 데카르트의 딸.


그때까지, 그러니까 만 38살 먹을 때까지 독신이었던 그는 하숙집의 하녀와 눈이 맞는다. 그녀의 이름은 헬레나 얀스 판 데르 스트롬(Helena Jans van der Storm). 아예 다른 집에서 그녀와 함께 살기로 한 데카르트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공식적으로는 당시 데카르트의 시녀가 헬레나였다.


그들은 딸도 하나 가졌다. 그 딸의 이름은 프랑신(Francine)이었다. 1635년에 태어난 프랑신을 데카르트는 끔찍이 귀엽게 여겼다. 상당히 늦자식이었으니 당연했을 것이다. 다만 환경도 환경이니 데카르트는 아이를 고향인 프랑스로 데려가 교육시키고자 마음 먹는다. 그런데 아이가 그만 성홍열에 걸려 1640년 사망해버렸다.


그래서 부부 관계도 아마… 데카르트는 헬레나와 계속 같이 살다가, 1644년 헬레나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는 걸 봐야 했다. 축의금을 두둑하게 준 데카르트는 마음을 먹는다. 딸을 닮은, 움직이는 인형을 하나 만들겠다고 말이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전설의 시작이다.


사진에서 보듯 데카르트는 “인간”에 대한 탐구를 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정말 그럴듯한, 닮은 로봇을 하나 만든다. 어차피 데카르트는 인간을 정신과 분리된 하나의 기계로 간주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그는 상자를 하나 만들어서 그 인형을 넣어서 여행을 다닌다.


뭔가 교고쿠 나츠히코(京極夏彦)의 소설 교고쿠도 시리즈(京極堂シリーズ) 중 망량의 상자(魍魎の匣)가 생각나실 수도 있을 텐데(실제로 비슷한 장면이 등장한다, 더 이상은 스포일러), 한 번은 스웨덴 여왕 크리스티나(참조 1)의 부름을 받아 강연과 과외를 위해 스웨덴으로 떠난다. 역시 밥먹고 살려면 강연이다.


하지만 배를 타고 가다가 악천후를 만났고, 선원들은 데카르트를 의심했다. 1인 독방에 있으면서 저녁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도대체 저 방에 무엇이 있을까? 어떤 사태가 닥치든 사람들은 희생양을 찾게 마련이다. 그들은 데카르트의 방과 가방을 뒤지고는 프랑신을 만난다.


프랑신은 그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말을 걸었다고 한다. 여기에 겁이 질린 그들은 프랑신을 바다에다 집어 던져버렸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좋아져서 데카르트는 스웨덴에 당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다시 한 번 딸을 잃었다. 그때문에 그는 스웨덴에 간지 1년만에 폐렴으로 사망(암살설도 있기는 하다, 크리스티나 여왕과 관련이 있다).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강민수(!) University of Missouri–Saint Louis 사학과 교수의 논문(참조 2)에 나와있다고 하는데, 논문 전문을 읽어보지는 못 했다. 여기저기 산개한 논문 인용문을 봤을 뿐이다. 물론 데카트르가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태엽장치(그는 생전에 태엽장치를 좋아했다고 한다) 로봇을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의미하는 게 있다.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로 많이 알려진, 로봇에 대한 일반적인 두려움이다. 사실 ‘두려움’까지 갈 것 없다. 우리들 인간은 언제나 뭔가의 우연한 이미지가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니까. 가령 아멕스 카드의 아래 광고를 보시라(참조 3). 그래서 우리가 그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리라는 말(Und wenn du lange in einen Abgrund blickst, blickt der Abgrund auch in dich hinein, 니체 “선악의 저편/Jenseits von Gut und Böse”)도 나왔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북해 어디엔가 떨어져 있을 프랑신의 인형에 대해 들었는지, 18세기 프랑스인들은 인간보다는 오리(Canard de Vaucanson, 참조 4)를 먼저 내세운다. 모이를 주면 소화시켜서 대변으로 배출시키는 로봇이다. 뭐든 귀여운 것부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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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이 여왕님의 일생이 또한 드라마 감이기도 하다. 물론 이미 수많은 미디어가 그녀를 다뤘다. 가령 그레타 가르보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Queen Christina (1933): https://en.wikipedia.org/wiki/Christina,_Queen_of_Sweden


2. THE MECHANICAL DAUGHTER OF RENE DESCARTES: THE ORIGIN AND HISTORY OF AN INTELLECTUAL FABLE(2017년 11월): https://doi.org/10.1017/S147924431600024X


3. American Express Commercial - Sad Things and Happy Things(2009년 10월 3일): https://youtu.be/TQk7Zh-dXCk


4. https://fr.wikipedia.org/wiki/Canard_de_Vauca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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