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의 라이벌, 빌도와 라위스

https://www.atlasobscura.com/articles/ruysch-bidloo-anatomy-dutch-rivarly-17th-century?utm_source=twitter&utm_medium=atlas-page

뭔가 아쉬워서 하나 더 적는 주말 특집, 해부학의 라이벌이다. 17세기 후반은 네덜란드가 정말로 빛났던 시기다. 당시(그리고 지금도) 어느 분야든 앞서나갔던 네덜란드는 의학으로도 유명했었다. 학위를 당시 서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빨리 줘서(…)의 이유도 있기는 한데, 단순히 학위를 빨리 줘서 유럽의 우수 인재들을 끌어들인 것은 아니었다.


인체나 동물 해부가 일종의 쇼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특히 라이덴 대학교의 17세기 해부쇼에 대한 내용은 공유한 기사가 아닌, 논문을 읽어봐야 나오는데(참조 1), 해부쇼가 일종의 수입원이기도 했었다. 아예 관광명소이기도 했고 말이다. 즉, 해부 잘하는 교수가 일종의 “스타” 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당시 첨예한 라이벌이 호베르트 빌도(Govert Bildoo)와 프레데릭 라위스(Frederik Ruysch)였다. 빌도부터 얘기하자. 빌도는 라이덴 대학교의 해부학 “쇼”를 할 때부터 상당히 갈등을 일으킨 인물이었다.


빌도는 그 스스로 해부 쇼를 많이 하기는 했지만 뭣보다 해부를 통해 자세히 묘사한 그림을 더 중요시했다. 1685년에 나온 그의 걸작인 인체해부(Anatomia Humani Corporis, 참조 2)는 그 이전까지 나와 있던 전 유럽의 해부도감을 싹 갈아치웠다고 전해질 정도다. 영국의 해부학자, William Cowper가 그의 책을 베껴서 영어판을 낼 정도였다(참조 3).


그런데… 빌도는 영국 명예혁명의 주인공, 윌리엄 3세의 친구이자 주치의이기도 했다(윌리엄 3세는 그의 품안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자주 영국에 갔던 그는 강의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어서 숱한 비난을 받았고, 그도 성격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고 한다. 무슨 의미인지 아실 것이다.


프레데릭 라위스는 달랐다. 암스테르담 해부학 길드를 이끌었던 그는 라이덴 대학교에서 운영하던 해부 쇼를 라이덴에서만 하지 않았다. 여기저기 “대중적인” 해체 쇼를 진행한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31회나 해체 쇼를 했다고 하는데, 쇼만 했다면 빌도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일종의 “모형”까지 만들어서 전시했다.


라위스의 인체 모형은 디오라마(참조 4)를 의미한다. 다만 정말 사실적으로, 그대로 묘사한 빌도의 “도감”과는 달리, 그의 디오라마는 일종의 예술 작품이었다. 빌도가 그냥 해골을 그렸다면, 라위스는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같은 세트를 만들었다. 빌도와 라위스는 즉각 팸플릿을 이용한 “키배”에 들어간다.


가령 피하분비선이 빌도 네가 얘기한 것처럼 타원형이냐? 이걸 봐라. 원형이다, 이런 식으로 라위스는 빌도를 비난했다. 그러나 라위스가 제작하는 모형은 진짜 해골이 아니며 제작에 있어 왜곡되거나 과장/과소가 들어간 요소가 있을 수 있었다. 해부 쇼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피가 흥건한 상황에서 제아무리 좋은(앞!) 자리에 앉았다 한들 실제로 뭐가 진행되는지 알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재산을 성공 기준으로 삼는다면) 세상은 아무래도 라위스의 손을 들어줬다.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그의 디오라마를 비싼 값에 사들인 것이다(참조 5). 대중적이지 않은 빌도의 인체해부 도감은 많이 팔리지는 않았으며, 영국의 표절 건도 성과가 없었고 그 안 좋은 성격 때문에 동료와 매번 싸우고 라이덴 대학에서 숱한 징계를 받기도 했었다.


그가 학부를 라이덴에서 안 나온 진골(…)이라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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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Dutch Anatomy and Clinical Medicine in 17th-Century Europe(2012년 6월 20일): http://ieg-ego.eu/en/threads/models-and-stereotypes/the-dutch-century/rina-knoeff-dutch-anatomy-and-clinical-medicine-in-17th-century-europe#InsertNoteID_17_marker18


2. https://www.nlm.nih.gov/exhibition/historicalanatomies/bidloo_home.html


3. 비교해 보시라. https://www.nlm.nih.gov/exhibition/historicalanatomies/Images/1200_pixels/bidloocowper.jpg


일본의 해체신서(解体新書, 1774)는 독일의 해부도감을 번역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해체신서에 사용된 그림을 보면 여러가지 해부도감을 모두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참고 도감 중에 빌도의 도감도 있다고 한다.


4. Frederik Ruysch's Anatomical Dioramas: http://www.zymoglyphic.org/exhibits/ruysch.html


5. 기사에는 동 내용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덕분에 생 페테르부르크 박물관(Кунсткамера)에도 그의 디오라마가 전시돼 있다.


Frederik Ruysch: http://www.whonamedit.com/doctor.cfm/11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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