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짧게 쓴 미국 연준의 역사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그리고 캐나다 은행을 얘기하면서 미국 은행의 역사를 잠깐 짚은 적이 있었다. 중요한 부분만 다시 알려드리자면 다음과 같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제아무리 달러에 피라미드가 있다고 해도 뭔가 미국 연준에 음모론이 있다고 여겨서는 곤란하다.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들부터가 중앙은행에 적대적이었다. 영란은행을 식민 통치자의 일부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렉산더 해밀튼 등이 중앙은행 설립을 추진한 적은 있지만 결투에서도 지고, 의회가 나서서 중앙은행 시도(First, 그리고 Second Bank of America)를 아예 와해 시킨 바 있었다. 오히려 미국 중앙은행을 실질적으로 시도한 사람은... 두둥, 링컨 대통령이다. 링컨은 무슨 일을 했을까? 남북전쟁의 전비 조달은 물론, 각 주에 다 흩어져 있는 은행들 중, 특히 남부 은행들을 골탕 먹이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주가 아니라 전국적인 은행을 (실질적으로) 강요했고, 각자의 은행권을 연방에서 통용되게 하려면 세금을 내도록 했었다. 진정한 통합-달러의 시작이 1860년대부터라는 얘기다. 하지만 링컨도 (당연히) 미국인이다. 1860년대에 중앙은행까지 세우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이당시 미국 은행들의 문제는, 바로 중앙은행이 없어서 나오는 문제들이었다. 아직은 각자의 은행권이 달러처럼 유통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은행은 지불준비금을 달러가 아니라, 정부(재무부) 채권의 형태로 갖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 채권 값이 유동적이라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했다. 다른 은행에다 계좌를 트는 것이었다. 당시는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가 안 된 시절임을 알아야 한다. 즉, 농번기, 비번기에 따라서 자본의 고갈/과다 상태가 급속히 바뀌었고, 보릿고개(!?)를 버티지 못 하는 은행들이 속출했었다. 즉, 심할 경우 계절에 따라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결국 크게 터졌던 사건이 1907년의 금융위기였다. United Copper라 불리우던 광산기업 주식을 매점매석하다가 이 기업의 주가가 그만 폭락해버린 것이다(실제로 왜 매점매석하고 왜 폭락했는지는 하나의 드라마감이다). 결과는 주가 50% 대폭락이었다. 망하는 은행도 부지기수였다. 누군가 물을 뿌려야, 혹은 유동성을 투입해야 불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없잖아? 우리는 안 될 거야, 아마... 했는데, 겨우겨우 투자은행으로 유명한 J.P. 모건이 사재를 털어서 구세주에 올랐다. 얼마나 폭락이 심했는지, 독점기업을 끔찍이 싫어했던 루즈벨트 대통령(시어도어)도 모건의 기업 인수를 승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중앙은행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래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올드리치(로커펠러의 장인이다) 상원의원이 위원회를 조직하여 중앙은행을 만들려 했었다. 하지만 이 위원회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민주당 주지사(뉴저지)가 한 명 있었다. 그의 이름은 우드로 윌슨. 오래간만에 민주당 출신 대통령으로 오르면서 그가 중앙은행 설립에 정치력을 다 투입했었다. 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민주당이 공화당 위주의 위원회를 마뜩찮게 보고 있었지만(그래서 푸조(Pujo)의원이 별도의 위원회를 조직하기도 했었다), 미국 연준을 창립한 주역이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었으니, 역시 정치라고 하면 될까 모르겠다. 잇따라 터진 세계대전도 중앙은행의 확립에 큰 도움이 됐고 말이다. 전비 조달이 필요했으니까. 그리고 미국은 세계대전에서 승리했고, 당시 세계에서 유일한 유동성 공급국이었다. 당연히 세계무역과 금융이 미국을 중심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고, 달러는 아예 미국만의 통화가 아니라 세계의 통화가 됐다. (유로달러 시장이 2차대전 직후에 성립됐다.) 따라서 미국 연준은 미국이 아니라 전세계 통화에 영향을 끼치는 중앙은행이 됐다는 얘기. 단, 물가안정과 최대고용(고용창출과는 어감이 다르다), 생산을 강구한다는 목표는 1977년, "연준개혁법(Federal Reserve Reform Act of 1977)"에서야 등장한다. 흔히들 선제지침이라 말하는 Forward Guidance의 원형(?)도 그때부터 등장. 물론 70년대 말은, 볼커 연준 의장의 무지막지하게 높은 콜금리의 시대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금-달러 고정환율 시대가 닉슨 선언으로 끝난 이후이기 때문에, 볼커의 시대는 달러의 가치를 거의 금과 같이 끌어 올렸다고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그랬다가 쌍둥이 적자시대를 거쳐서, 그린스펀의 시대에는 제로 금리가 되어서 연준이 전세계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 많은 달러가 출렁출렁. 이걸 줄이네 마네 말만(유식한 말로 "테이퍼링"이다) 나와도, 전세계 금융 시장도 다같이 출렁출렁이다. "정상 상태"라는 것이 무엇일까? 금리가 다시 좀 오르면 정상시대일까? 일단 내년 2월부터 의장이 될 옐런(한글표기는 옐런으로 굳어진 듯 하다)의 임무는 병자에게 운동을 "살살" 시키는 것이다. 너무 세게 하면 다시 침대에 누워버릴 테고, 너무 운동을 안 시키면, 그 역시 다시 침대에 누워버릴 테니, 프린세스 메이킹의 길은 험하기만 하다.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