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베르사이유의 장미

https://www.lemonde.fr/les-enfants-akira/article/2019/08/01/manga-quarante-ans-apres-la-rose-de-versailles-revient_5495548_5191101.html


어쩌면 이것도 주말 특집. 프랑스인들은 과연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좋아할까? 짧은 답변: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외국인이 그린 만화에 등장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이순신이 그 예인데(참조 1), 이게 단순히 일회성에 그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좀 다르다. 나온지 4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계속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그 외전이 불어판으로 나왔기에 무려 르몽드가 기사를 낼 정도다. 물론 르몽드는 망가/만화 문화에 상당히 우호적인 매체이므로,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대해 다룬 기사가 이미 2년 전에 길게 나온 적 있었다(참조 2). 도대체 1970년대 초 일본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일본 작가가 갑자기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그렸을까?


1960년대와 70년대 일본의 상징이라면 바로 젠쿄토(ぜんきょうとう), 그러니까 全学共闘会議, 전공투의 시대다. 당시의 혁명적 서사가 맞아 떨어졌다는 것. 전공투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비슷한(?) 사례로 택한 것이 프랑스 대혁명이었고, 뭣보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일종의 비극이다. 전공투도 말로가 좋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영향, 프랑스 혁명이라는 좋은 소재를 일본 만화계에 퍼뜨렸다는 얘기다. 프랑스 혁명을 다루는 만화는 비단 베르사이유의 장미만이 아니다. 노기자카 타로(乃木坂太郎, 참조 3)의 “제3의 기데온(第3のギデオン, Le Troisième Gédéon)”, 사카모토 신이치(坂本眞一)의 “이노센트(イノサン, Innocent)”, 소료 후유미(惣領冬実)의 “마리 앙투와넷(マリー・アントワネット)”, 하세가와 테츠야(長谷川哲也)의 진정남(…) 나폴레옹(ナポレオン -獅子の時代, Napoléon)도 있다.


아예 일본 만화에 18-19세기 프랑스 역사물 장르가 생긴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 장르의 왕좌는 아무래도 베르사이유의 장미. 기사에 따르면 1973년 잡지 연재 중 오스칼이 사망했을 때 작가 이케다 리요코(池田理代子)는 잡지사로부터 10주 이내로, 그러니까 에피소드 10편 내에 끝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잡지사(マーガレット, Margaret) 측이 미안했는지(…는 아니고 마가렛의 발부 수를 늘리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단편을 의뢰했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못다한 베르사이유의 장미 이야기를 그녀가 그려냈었다. 마리 앙투와넷이나 여왕을 사랑했던 페르젠, 오스칼의 남친(…) 앙드레 이야기가 추가됐다는데, 나는 아마 안 볼 듯.


총 네 개의 에피소드가 800여 페이지로 나왔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프랑스 역사 시리즈를 그린 위의 일본 만화들은 당연하겠지만 프랑스로부터 많은 도움이 있었다. 자기 나라 역사를 굳이 만화로 만들어준다는데 안 도와줄리 없다. 게다가 이 만화가 일종의 “관광 홍보” 차원이기도 하다. 저기 예시로 든 것 중에서는 이노센트가 제일…


(최근에는 좀비물도 나왔다. 수에카네 쿠미코(末包久美子)의 Versailles of the Dead, 이게 단순한 좀비물은 아닌 것 같다. 스토리가 상당히 특이하며 한국어판은 현재 없다.)


그런데 이 베르바라(줄인말)가 꼭 일본 만화에만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힘들다. 가령 김혜린 작가의 “북해의 별” 또한 거의 베르바라에 대한 오마쥬 작품 아닐까? 같은 김혜린의 “테르미도르”도 있고 황미나 작가의 “불새의 늪”도 있지 않나.


상당히 특이한 사례로는 일본 만화이지만 “소녀혁명 우테나(少女革命ウテナ)”도 있다. 스토리는 물론 의복/복장도 베르바라의 영향을 받잖았을까 싶은 정황이 많아서다(참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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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웹사이트: https://www.yisoonshin.com


2. 14-Juillet : comment les mangas ont popularisé la Révolution française au Japon(2017년 7월 14일): https://www.lemonde.fr/pixels/article/2017/07/14/14-juillet-comment-les-mangas-ont-popularise-la-revolution-francaise-au-japon_5160770_4408996.html


3. 대표작으로 의룡이 있으며, 최근에 유려탑이라는 에도가와 란포 식의 스릴러물이 하나 나왔다. 위에서 얘기한 만화는 아직 한국어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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