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8 (完)

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optimic입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어요. 낮인데도 이제 춥네요...

저 같은 비만맨들은 이제 옷으로 뱃살을 가릴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와서 좋네요..ㅋㅋ

제 글을 여러분들께서 너무 재밌게 읽어주셔서 저는 너무 감사합니당!:)

그래서 이번에는 후다닥 완결편을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소식이 또 있네요!

왜 이렇게 사진이 길지...

아무튼! 제 글을 재밌게 읽어주신 여러분 덕분에! 제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습니다! 두둥!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D 입성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하핫..

마지막 편입니다! 아무쪼록 재밌게 읽어주시고, 댓글 좋아요 부탁드려요!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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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정주행하기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1 https://www.vingle.net/posts/251882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2 https://www.vingle.net/posts/2521220

베개 밑의 식칼 1 https://www.vingle.net/posts/2521746

베개 밑의 식칼 2 https://www.vingle.net/posts/252178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3 https://www.vingle.net/posts/252332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4 https://www.vingle.net/posts/2541350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5 https://www.vingle.net/posts/254490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6 https://www.vingle.net/posts/2569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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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7 https://www.vingle.net/posts/2682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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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 주 선생님과 퇴마의식을 진행하며, 점점 머릿속에서 들리던 이상한 소리가 잦아들 무렵, 서서히 고통스러운 감각들도 사라져 가고, 평온한 나날들이 반복될 무렵.


어느 날 저녁. 나는 정말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배낭을 등에 짊어진 채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공간이었지만, 딱히 무섭다거나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그냥 산책 나가듯이 가벼운 기분으로 걸었다.

지루함도, 무서움도 전혀 없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하얀 색으로 물든 공간에 누군가가 물감을 한 방울 떨군 듯, 어느 한 공간이 짙은 회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던 순백의 공간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꿈 속에서 무작정 걷던 나는 그 공간으로 향했다.


그 곳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가 짙은 먹색의 망토를 뒤집어쓴 채 후드로 머리까지 가린, 마치 흑마술을 다루던 고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이었다.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뭔가 웅장하면서도 엄숙한, 누군가를 위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었고, 무섭다거나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멍하니 그들이 제를 올리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수십의 사람들이 내게 등을 보인 채 똑같이 고개숙여 예를 갖추고 있었고, 그 앞에는 제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절을 한 채 엎드려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엔 커다란 제단(祭壇)이 있었다.

)


특이한 점은 눈 앞에 놓인 그 향로에는 향이 없었다. 그저 아주 고운 흙으로만 채워져 있는 향로였다.


-아니 무슨 제사를 지내는 데 향도 없이 제사를 지내?

라고 생각하며 의아해하던 나는, 다시금 그 특이한 모습을 바라보았다.


제사장은 여전히 엎드린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으며, 뒤에 모인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가만히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처량해보였다. 왜 향도 피우지 않고 제사를 지내는가, 저들은 왜 움직이지 않을까.

내가 뭔가 도움이 될 수는 없을까. 어쩌면 이 곳까지 나를 오게 한 건 저들을 도우라는 뜻이 아닌가...


지금 생각하면 나는 엄청난 오지랖을 꿈 속에서도 부린 것이었다.


문득, 편하게 앉아 그 모습을 구경하던 나는 내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굉장히 가벼운 그 백팩을 열었을 때.

바닥에 다소곳하게 놓여 있었던 향을 발견했다.

한 두개가 아닌 종이곽에 담겨진 향 한 세트.

뚜껑을 열자, 꿈 속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강한 향이 사방을 휘감았다.

마치 무색무취의 이 공간에 향기로 색깔을 입히려는 듯, 그렇게 향은 내 온 몸을 감쌌다.

그래.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향도 없이 제사를 지내는 저 불쌍한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향을 선물하기 위해서인가보다.

향을 받고 저 사람들이 감사해할 모습과 기뻐할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며, 나는 종이곽을 손에 쥔 채 그들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진시황릉을 지키는 병사들처럼 우두커니 서 있던 수십의 군중이 썰물처럼 양 쪽으로 갈라지며 내게 길을 터 주었고, 나는 향을 손에 쥔 채 검은 무리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조심스럽게 그 속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턱

갑자기 누군가가 내 팔목을 아주 강하게, 꽉 잡았다.

-너 지금 뭐하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철학관 선생님께서 내 팔목을 단단히 잡고 계셨다.


승복을 차려입은 채 한 손에 죽비를 쥔 선생님께선, 아주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고, 부릅 뜬 두 눈에서는 작은 불씨가 보이는 듯 했다.

-아..아니 선생님. 저..저기 제단에 향이 없어서...
-그래서?


-그래서... 마침 제 가방에 향이 있길래 갖다 주려고...





-네 이놈!!!


순간 선생님께서 엄청난 목소리로 내게 호통을 치셨다.

-이 정신빠진 놈아!! 니가 뭔데 저기에 니 향을 줘!
-아...아니... 향도 없이 제사를 지내니까... 불쌍해서...
-그걸 니가 왜 신경 써! 헛소리하지말고 빨리 따라 와!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곤 엄청난 힘으로 내 팔목을 잡고 나를 끌고 가셨다.

나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질질 끌려가면서 눈 앞의 제단을 바라보았다.

-어... 향 갖다줘야 하는데...

그 때.


제사장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제사장은 뒤집어 쓴 후드를 벗고, 홱 고개를 돌려 나와 선생님에게 눈을 고정시켰다.


-어...?


제사장의 모습을 본 나는 깜짝 놀라 몸이 굳어버렸다.


후드를 벗은 제사장의 얼굴은 '그녀' 였다.


매일 밤 나타나 가위를 누르며 내 발 밑에서 나를 쳐다보던.

코가 있어야 할 자리는 큰 구멍만이 두 개 있고 눈은 초승달처럼 휜 채 입은 귀밑까지 찢어진.

머리는 산발을 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큰 원한을 가진, 나를 죽이고 싶어하던...

빛을 보려 했으나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먼저 떠나버린... 어쩌면 누나였을 수도 있는...


표정이 없이 나를 지켜보던 그녀의 얼굴이 이내 분노로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금방이라도 나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그 표정으로 그녀는 나와 선생님.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내 손에 쥔 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전혀 위화감 없이 무섭지 않던 제단이 있던 공간은, 온갖 공포와 분노로 일그러져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한기가 뿜어져 나왔고, 우두커니 서 있던 수십 명의 사람들의 몸엔 거센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쳐다보지 말고, 빨리 따라 와!

선생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손을 잡은 채 걷고 있었고, 나는 그 모든 분노와 원한을 느낀 채 공포에 젖어가고 있었다. 온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고, 어서 여기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넋이 나간 채 끌려가는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빼앗아 갈 수 있었는데...


-죽일 수 있었는데...


-왜 너만...


-우리는 항상 부를거야... 너를...

극한의 원한과 분노에 표정이 있다면 저런 표정일까. 라는 생각을 한 채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갈리고 찢긴 목소리를 들으며 서서히 정신이 아득해졌고. 하얀 빛이 눈을 마비시켰을 때 쯤에.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세수라도 한 듯 젖어있는 얼굴과 머리카락을 손으로 거칠게 훑으며 방을 두리번거렸다.


이 곳은 안전한 곳인지, 나는 정말 현실로 돌아왔는지...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끊임없이 덜덜 떨렸고, 온 몸의 털이 곤두서 있는 거 같았다.


가까스로 몸을 움직인 나는 정신없이 휴대폰을 들어 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서...선생님... 이른 아침에 죄송합니다. 제가 꿈을 꿨는데...


한참동안 폰 너머로 말 없이 내 이야기를 듣던 선생님은


-지금 당장 옷 입고 나한테 와라


라는 말을 한 채 전화를 끊으셨고, 나는 부리나케 옷을 챙겨입고 택시를 타고 철학관으로 향했다.


철학관 문을 열자, 평상시보다 더 강한 향 냄새가 나를 자극했고, 방 안으로 들어가니 선생님께선 승복을 모두 갖춰입으신 채 목탁을 들고 있었다.


관세음보살이 그려진 커다란 족자가 벽에 걸려 있었고, 그 앞엔 향이 피워진 작은 향로가 놓여 있었다.


-지금부터 108배를 할 거다. 몸에 힘이 빠지더라도 절대 흐트러지지 말고 끊임없이 숫자를 세거라.


라는 말과 함께 나는 절을 하기 시작했고, 선생님께서는 어느 때보다 힘 있고 큰 음성으로 염불을 외우셨다.


한 번..

두 번...

오십 번...


몇 번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기절할 듯 힘들고 비오듯 땀이 쏟아질 때 쯤 나는 108배를 모두 완수하였고, 선생님은 차를 내어와 내게 권하시며 맞은 편에 앉으셨다. 정신없이 차를 입에 대며 선생님을 보니, 나만큼이나 선생님의 얼굴도 땀으로 젖어 있었다.


-고생했다.

-...감사합니다.


말 없이 차를 홀짝이던 선생님께서는


-꿈에서 '향'이 어떤 의미인 줄 아냐?


라고 물으셨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꿈에서 '향'은 목숨, 생명, 재산, 몸 등을 의미한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니 꿈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 그럼 제가 꿈에서...


-향을 갖다 줬으면 넌 죽었겠지. 아니면 크게 다쳤거나. 니가 건네주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정말로 저를 죽이려고...


-원한이 크다고 했잖아. 진짜 널 죽이려 한다고. 그래도 그렇게 빠져나왔으니, 이제 너를 괴롭히지 못할 거다.

-아... 그럼 선생님께서 절 살려주신 거네요.


-내가 아닐수도 있지. 너를 지켜주시는 누군가가, 니 조상님이거나 아니면 수호령이거나. 그 분이 니가 현재 가장 믿는 사람으로 변해서 나타난 걸 수도 있고. 아무튼 여기저기에 감사할 일 많구나.

-아...

-넌 앞으로 가족 제사에 빠지지 마라. 내가 봤을 땐 조상님 덕분에 목숨 건졌으니까.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뭘. 니 운이지.


폭풍처럼 휘몰아친 일들을 마무리지은 후, 부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오랜만에 20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단잠을 잤다.

그렇게 모든 일은 끝이 났고.

마치 한 밤의 꿈인 것처럼. 나를 괴롭히던 소리, 내게 보이던 이상한 것들은 전부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그녀' 를 보지 못했다.




적어도 아직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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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니 생각보다 긴 이야기네요! 분량이 많은 만큼 재미와 몰입감도 있었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ㅠ(항상 드는 걱정)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실제 겪었던 이야기를 기억을 더듬어 쓰니까 미흡한 부분도 많고 재미 없는 부분도 많았는데, 끝까지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모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보고, 행복합니다!! :D


저는 다음 무서운 이야기를 들고 조만간 찾아오겠습니다! 이제 제가 겪은 굵직한 일들은 마무리됐고, 소소한(?) 실화나 제가 머리를 쥐어짜서 쓴 소설들만 있겠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댓글과 좋아요는 빠르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것저것 글 쓰는 사람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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