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XX부대 살인사건 _2

1편 재밌게 읽으셨나요 껄껄

이런건 또 흐름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2편까지 딱 올리고 목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태그부터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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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


잼나게보십쇼





"죄..죄송합니다. 중대장님...제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이 새끼... 한 번만 그런 장난치면 머리통에 총구멍을 내 주겠다. 알았어?'


이렇게 말은 했지만 왠지 장난같지가 않은 김병장의 행동은 나를 서서히 알 수없는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으며 장대비가 쏟아지는 빗속을 내달렸다.



그 날 밤 나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조사를 시작하면 정리될 것만 같았던 사건이 자꾸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머리가 복잡했다.

게다가 김병장의 기이한 행동이 마음에 걸려 더더욱 나는 잠 못드는 밤을 보내야만 했다.

힘겹게 밤을 보낸 나는 일어나자 마자 급한 연락을 받았다.


최중사가 군 검찰로 이송된다는 소식이었다.

아직 해 놓은 것도 없는데 벌써 이송되다니...

헌병대는 사건조사를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급히 사단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이미 이송명령이 떨어진 후라 사단장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젠장!! 사단장 끗발도 벌거 아니구만."


나는 절로 탄식이 나왔지만 이러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서둘러 헌병대로 향하였다.

내가 도착하자 벌써 최중사는 이송준비가 완료되어 검찰 호송차량에 올라타고 있었다.

내가 급히 달려오자 온 몸을 포박당한 채 말없이 차안으로 들어서던 최중사가 나를 알아보았다.



"중대장님.."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불렀다.


그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는데 나는 아무런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한 쪽 입꼬리를 올리고, 진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서 나는 알 수없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다시 돌아오겠다며 말하는 미소짓는 저 표정, 저게 내가 아는, 살인을 저질러 죄책감의 시달리던 최중사란 말인가?

어떻게 지금 이 상황에서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머리속이 믹서기로 갈려진 것처럼 뒤죽박죽이 되는 기분이었다.

문득 지금 저 한마디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그제서야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래...다시 보자. 행운을 빈다."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지금부터 나는 최중사가 없는 상태에서 그의 무죄를 증명할 증거를 찾아야 한다.

그에게서 들은 얘기라고는 단 세 가지 뿐이었다.


애기울음 소리를 들었다는 것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과 그리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것....


어쩌면 지금 나는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무엇을 더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알리바이, 살해도구, 족적, 지문, 그리고 총소리를 들은 주변 이웃들, 현장을 목격한 경찰들...

이미 모든 증거들은 최중사가 확실한 범인임을 말해주고 있다.


내가 이것을 뒤집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나 최중사는 내가 아는 선량한 모습으로, 깊은 내면 속에 잔인한 살인자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의 겉모습에 속은 것은 아닐까?

어제 김병장의 기이한 행동은 정말 장난이었을까?

내 머릿속은 도무지 지금의 상황을 정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서 답답한 머리를 식히고자 모자를 손으로 벗어 쥐었다.

오른손에 쥐어든 모자가 종이장처럼 구겨지고 있음을 모른 채 나는 천천히 뒤돌아서 걸었다.

멍하니 넋나간 표정으로 뒤돌아 걷는 나의 모습을 본 헌병대원들이 연신 나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했다.

나는 부대에 돌아와서도 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행정실을 지켰다.



'애기 울음소리.....툇마루 근처에서 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박병장이 기이한 행동을 했다.'



무엇인가를 정리해야 하겠는데, 아니 무엇인가를 지금해야 하는데 정말로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

그 때 불현듯 나는 머릿속을 스치는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래...툇마루...거기를 파보자.'



나는 서둘러 사단에 굴삭장비와 차량을 요청했다.

그런데 행정실을 나가려는 순간 나는 갑자기 CP의 간부용 무기고가 떠올랐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권총을 챙겨야 할 것 같다는 본능적인 의무감이 들었다.


나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기고에서 권총 한자루를 꺼내고, 실탄이 삽입된 탄창을 권총에 끼워 넣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장전은 하지 않고 안전핀의 위치를 안전에 조정하였다.

밸트 뒷쪽에 깊숙히 총을 숨긴 나는 부대 밖으로 나와 사단 본부에서 내려오는 지원차량을 기다렸다.


본부 차량이 눈 앞에 나타났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지원차량을 바라보고는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전병이 김석우 병장인 것이다.


"너, 뭐야? 난 운전병을 요청했는데...."


김병장은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제가 죄송한 것도 있고 해서 자원했습니다."


나는 의심스런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사건현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큰 강을 끼고 도는 다리를 하나 지나야 한다.

낙석이나 산짐승 같은 위험 요소 때문에 지나치게 가파른 산악지형에는 강물을 끼고 도는 다리를 만들어 지나도록 한다.

다리 위를 내 달리는 차량 내에서 몇 분여 동안 아무 말없이 우리 둘은 전방을 주시한 채 앉아 있었다.


"굴삭 차량은 언제 오지?"


"곧 뒤따라 올 겁니다."


다시 침묵 속에 우리는 빠져 들었다.

이 침묵을 다시 깬 것은 김병장이었다.


"최태영 중사는 어떻게 애기울음 소리를 들은 겁니까?"


"몰라 임마. 그 얘기 그만해."



전방을 주시한 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앉아 있었다.



"난 하고 싶은데.....왜 안하지?"




그의 말이 존칭이 아닌 짧은 어구로 끝나는 것을 눈치 챈 나는 고개를 돌려 김병장을 쳐다보았다.

김병장이 앞을 보지 않고 나를 보며 웃는 모습으로 운전하고 있음

그와 동시에 온 몸이 싸늘해지는 한기가 순간적으로 몰려왔다.

최중사 얘기를 저 놈이 어떻게 아는 것일까?



"너...이 개새끼....최중사가 얘기 어떻게 알았어?"



이에 김병장은 전방을 주시하는 것을 포기한 채, 잇몸이 모두 드러날 정도로 크게 미소를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 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다시 온다고 하지 않았니?"



그의 엽기적인 표정을 보는 순간 나에겐 분노와 공포가 동시에 밀려왔다.



"너...이 발새1끼!!!"



이 말과 동시에 이미 내 오른손은 밸트 뒷쪽에 깊이 숨어있는 권총을 찾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당황한 나는 품 속 깊이 숨겨진 권총을 제대로 뽑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때 나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이 있었다.

갑자기 김병장의 눈이 뒤집이더니 광신도들의 방언처럼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알루라알라얄라...울러러알라워워워..울러러..알라라.샬러러럴..."



"정신차려!!! 미친 새꺄!!!!!!!!!!"



지금 이곳이 달리는 차량 내부임을 직감한 나는 김병장이 잡고 있는 운전대를 얼른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나 너무 늦어 버렸다.

고속으로 질주하던 차량은 천둥같은 파열음을 내면서 강물 쪽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나는 순간 오른쪽 머리를 무엇인가에 세게 강타당하였다.


육중한 무게의 군용차의 바퀴는 일그러진 가드레일을 넘어 강물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오른쪽 뺨에는 뜨거운 액체가 연신 흘러내렸다.

사물이 울렁거렸고,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을 쓴 듯 세상이 뿌옇게 흐려졌다.


김병장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앞유리를 뚫고 몸의 반이 밖으로 나가 있음이 보였다.


뭔가를 잡고 버티고 싶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냥 허공에 손을 휘저을 뿐 내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순간.....


"응애...응애....응애...."



어디선가 들리는 작은 아기 울음소리......

내가 만들어 낸 환청인가? 진정 저 소리가 이 사건의 모든 진실인가?

나는 어떡해서든 이 환각같은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한 참을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있는데 갑자기 차량이 기우뚱하더니 강물 쪽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밑으로 보이는 강물이 죽음의 사신처럼 다가왔다.


순간 지금껏 내가 살아왔던 나의 일대기가 파노라마처럼 눈 앞을 지나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너무나도 기뻤던 임관식 날, 한 때 내 영혼을 바쳐 사랑했던 여자,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예전 공수부대에 있을 때 교관의 말이 떠 올랐다.


"사람은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고 판단되며, 과거의 기억을 한꺼번에 쏟아내어 지금껏 살아오면서 보았던 모든 것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지.

그러나 최소한 군인이라면!!!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을 가진 특전부대 용사라면!!! 그 파노라마를 되돌릴 줄 알아야 한다. 죽음 직전의 너에게 최소한의 무엇인가가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고 있다면!!! 너는 아직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다."



그래 나는 아직 살아있다.


나는 아기 울음 소리를 들었고, 깊은 물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러나 미처 들이마시지 못한 숨으로 인해 활용할 공기의 양이 부족하다.

귀가 아파오고, 폐에 물이 차오르는 것 같다.


예전 해상특수훈련 때 힘이 빠져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를 꺼내 준 교관이 있었다.

그는 숨가쁜 소리를 내며 헐떡거리는 나를 눕히더니 내 얼굴에 수건을 덮고 그 위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마치 얼굴에 비닐 봉지를 씌운 것처럼 전혀 호흡을 할 수가 없었다.

발버둥치며 괴성을 지르던 나를 강제로 제압하며 그 교관이 말을 했다.


"수심이 깊어지면 수압으로 인해 평형감각을 잃게 되지...위 아래가 어디인지 몰라.

살려고 발버둥 치면서 수면 위로 올라오려고 하지만 실상은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살 수 있는데도 죽을 것이라는 공포감에 정신을 잃고 헛 짓거리 하다가 그렇게 죽는거야.

지금 너는 물에 빠져 죽기 전의 느낌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살고자 한다면 정신을 잃지 마라..."



"쿵....."



묵직한 작은 충격음이 내 귀에 들려왔다.

차량이 강 바닥에 닿은 듯 했다.

수압으로 인해 고막은 터질 듯이 아팠고, 들이 마신 숨이 없어서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주변은 칠흑같이 어둡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어디가 위고, 어디가 아래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자. 정신을 차리자.


그제서야 파손된 차량 앞유리를 통해 차량의 여기저기를 더듬 듯이 빠져나왔다.

수심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고, 이대로 몇 초만 더 있으면 곧 물귀신이 될 것 같았다.

폐 속의 마지막 공기가 다 소비되었는지 가슴을 찢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바로 그 순간 나의 뇌는 마지막 구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나는 벨트 뒷쪽에 숨긴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오른쪽 앞 타이어를 손으로 확인한 후 탄알 한 발을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근접 사격임에도 물 속이라 그런지 두꺼운 고무재질을 총탄이 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난 이제 죽는걸까?


그 때 내 왼손에 뭔가 잡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공기 주입구의 돌출된 핀이었다.

나는 이제 몇 발이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권총을 들고, 마지막으로 그 핀을 향해 미친 듯이 총탄을 쏟아 부었다.


"텅! 텅! 텅! 텅! 텅!"


둔탁한 총소리가 몇 번 울리자 갑자기 생명의 공기방울이 화염방사기처럼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주입구에 입을 대고 폐 깊숙히 공기를 집어넣었다.

두 세번을 반복한 나는 그제서야 내 머리쪽에서 어렴풋이 비춰지는 빛을 느낄 수가 있었다.


칠흑같은 어둠은 죽음의 사신에게 지배당한 내 머리가 상상한 허상에 불과했던 것이다.

빛은 느낄 수 있었지만 수심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다.

나는 서둘러 헤엄을 쳤고 이별할 것 같았던 물 밖 세상으로 고개를 내 밀었다.

물 밖의 신선한 공기가 내 가슴 속 깊이 스며 들어왔다.


살아있다는 것이 이거구나....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이거구나....


나는 수면 위에서 몇 초 동안 생존의 기쁨을 만끽한 후 강 밖으로 헤엄을 쳤다.

강 밖으로 빠져 나온 후에야 나는 하루 전 쏟아진 비로 인해 강물이 상당히 불어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수 차례의 기침과 구역질이 멈추자 나는 물 속에 두고 온 김병장이 생각났다.



"이런...........젠장"


그를 구하러 가야 된다.

그런데 순간 나는 사고 직전 김병장의 기이한 행동이 떠오르면서 구조를 주저했다.

솔직히 김병장이 무서웠다.

김병장이 있는 저 깊은 물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다니....


1초...2초...3초....


나는 딱 3초를 고민했던 것 같다.

나는 모든 생각을 지워버리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강의 중앙부가 아닌 비교적 가장자리임에도 수심이 상당했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차량이 강의 가장자리에 빠졌기 때문에 내가 다시 뛰어들었을 때 그 차량을 찾기가 쉬웠다는 것이다.

시체처럼 늘어져 있는 김병장을 꺼내 물 밖으로 나왔을 때 나는 그가 깨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앞 머리는 크게 찢어져 과도하게 피를 쏟아낸 것 같았고, 손과 입술은 이미 파랗게 변색되어 있었다.

숨은 멎어 있었고, 심장도 뛰지 않았다.

나는 곧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정신 차려 임마....정신 차려!!!"


나는 그를 깨우려 소리치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복부 전체가 파랗게 멍든 것으로 보아 운전대에 복부를 부딪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미 그의 장기는 파열됐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다.

늘어진 시체를 붙들고 장난질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가 나처럼 죽음의 문 앞에서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느끼고만 있다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나지 못했다.



뒤늦게 구조된 나와 김병장은 똑같이 의무대로 이송되었다.

나는 부상자로 그는 사망자로........

내 얼굴은 유리 파편으로 인해 산탄을 맞은 것처럼 엉망이 되어 있었다.

또 오른쪽 머리는 5센티 가량이 찢어져 있었다.


다른 부위는 크게 다친 곳이 없어서 그냥 부대로 복귀하려 했지만, 군의관의 권유로 나는 의무대 입원실에서 그 날 밤을 보냈다.

수 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잠시 나의 잠자리를 방해했지만, 그 날은 엄청난 피로감으로 인해 깊은 수면에 빠질 수 있었다.


다음 날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나는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그제서야 어제는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여기저기서 몰려왔다.

끙끙대며 상체를 일으키자 잠시 후 의무병이 식사를 준비해 가져왔다.

밥이 목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아픈 몸을 하고서 허겁지겁 숟가락질을 했다.



"자주 뵙습니다. 대위님...."



식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건 조사를 위해 헌병대 수사관이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나?

일련의 아기 울음 시리즈라도 얘기해야 하나?

내 머릿속은 복잡해 졌다.

그러나 나는 단순한 것을 선택했다.


졸음운전... 운전미숙...


총기 사용에 대한 수사관의 집요한 심문이 나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나는 빈틈없는 대답으로 응했다.

오후 늦게서야 나는 의무대를 빠져 나왔다.

대대장의 면담이 끝나고 부대 행정실로 돌아온 나는 그 동안의 사건을 서류로 정리하였다.

헌병대 수사관에게 말했던 거와는 달리 나는 그동안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했다.

믿든 안 믿든 내일 이 자료를 사단장에게 제출할 것이다.

나는 밤 늦게서야 서류작업을 끝낸 후 부대원들의 안부를 뒤로 한 채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날이 밝자 나는 지체없이 복장을 갖추고 사단본부로 향했다.

출근 시간이 가까워졌지만 사단장은 아직 본부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번병의 안내로 나는 사단장의 집무실로 향했다.



-사단장 장태섭-



집무실 탁자에 반듯이 놓인 그의 명패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맞은 편 소파에 앉아 사단장을 기다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준비해 온 서류를 매만지던 나는 문밖에서 들리는 수 차례의 경례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사단장이 집무실로 들어왔다.


나는 예를 갖춘 후 그에게 준비해 온 서류를 내밀었다.

엉망이 된 나의 얼굴을 몇 차례 확인하며 안부를 묻던 사단장은 조용히 그 서류를 받아들었다.


10분 여가 지났을까?


부동자세로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나에게 사단장은 소파에 앉을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는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연신 담배를 태우면서 준비해 온 서류를 계속해서 뚫어져라 읽던 사단장이 몇 차례 담배 연기를 내 뿜고는 입을 열었다.


"자네, 지금 이 걸 나에게 믿으라고 하는 건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제가 보고 느낀 그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내용을 보니 헌병대 조사와는 많이 다르구만. 나도 다른 견해를 얻고 싶어서 자네에게 사건 조사를 맡긴 건데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 애기 울음 소리에 다들 죽어간 것처럼 묘사되어 있으니...누가 알면 비웃음만 듣겠군."


"그 것 때문에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그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지금 이 보고서의 내용을 자네 말고 아는 사람이 있나?"


"어제 밤에 작성을 마치고 바로 이 곳으로 들고 온 서류입니다."



사단장은 다 타들어 간 담배를 재털이에 누르고는 나를 응시한 채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박대위. 사건조사를 여기서 끝내야 하겠네."


뜬금없는 사단장의 말에 나는 잠시 멈칫한 후 입을 열었다.


"사단장님, 조금만 더 조사를 해보면..."


"더 조사를 해보면 뭐가 나오나? 이미 최중사는 기소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네.

모든 정황증거나 물증은 최중사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어. 나도 최중사를 살리고 싶어서 나름대로 자네에게 조사를 맡겼지만 이 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 뭐라고 하겠나? 귀신의 장난이니 최중사 살려주십시요 이래야 하나?"


"저는 그냥 뭔지 모르는 숨겨진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진실? 이미 밝혀진 모든 것들이 진실 아닌가? 명령이다. 박대위.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여기서 마무리짓는다."


나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문 채 말을 아꼈다.

나의 굳은 표정을 잠시 살피던 사단장이 말을 이었다.


ㅊㅊ: 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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