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XX부대 살인사건 _4

자 4편까지 후다닥 올리겠음

그리고 주말에 돌아옵니다..

그 이유는


님들을 애태우고 싶으니까!

이렇게하도 하지 않으면 나에게 관심이 없을테니까!


ㅎ 즐감


태그부터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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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


잼나게보십쇼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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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7월 14일-
육군 [중사 김ㅇㅇ]가 같은 부대원 [중사 고ㅇㅇ], [하사 이 ㅇㅇ]와 자신의 아내를 소총으로 살해하고 본인은 자살.


-1981년 7월 23일-
육군 [중위 정ㅇㅇ]가 술자리를 같이 하던 동료 부대원 [중사 이 ㅇㅇ], [중사 김ㅇㅇ]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하사 최ㅇㅇ]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힘. 부대로 다시 돌아가 부대원에게 총격을 가하던 도중 사살됨.


-1986년 7월 18일-
육군 [중사 강ㅇㅇ]가 만취상태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을 소총으로 살해하고, 군재판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6개월 후 사형집행됨.


-1991년 7월 29일-
육군 [하사 박ㅇㅇ]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가슴과 안면 부위를 찔러 살해 한 후, 군재판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4개월 후 사형집행됨.



마지막까지 읽어내려간 나는 수사관에게 물었다.



"이게 뭡니까?"



내 질문에 답을 거부하고 수사관은 오히려 나에게 되물었다.



"그 사건들의 공통점이 보입니까?"



"모두 7월에 발생하였고, 군인들이 일으킨 사건이네요."



"맞습니다. 최중사 사건도 절묘하지 않습니까? 7월 17일......"



"그러고 보니 김병장이 죽은 날도 7월 19일인데...."



수사관은 무슨 엄청난 정보라도 알아낸 냥 감탄사를 연발했다.



"캬~~~~ 7월의 저주라....이거 멋진 걸."



수사관은 잠시 장난스런 표정을 짓더니 이내 진지하게 말을 건넸다.



"또 다른 엄청난 공통점이 뭔지 아슈?"



"뭡니까?"



수사관은 잠시 미소를 짓더니 답을 했다.



"사건현장이 모두 같은 곳이라는 겁니다."



"예?????"



"바로 그 모든 사람들이 최중사 집에서 죽어나갔다는 겁니다.

거기에 나와 있는대로 최중사 사건 말고 그 집에서만 20년 동안 모두 7명이 죽었고, 그 집과 관련된 사람을 포함하면 총 10명이 죽었소."



나는 놀라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건 완전히 저주받은 집이네요. 그런데 왜 20여년 동안 폐쇄되지 않고 집이 남아있는거죠? "



"7월을 넘기지 않은 군인들과 거기에 살던 민간인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소.

단지 거기서 7월을 보낸 군인들과 그 가족들만이 처참하게 죽어나간 것이오."



그냥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석연치 않았다.

그동안 나 자신이 보고 느껴왔던 일련의 사건들이 오버랩되면서 싸늘한 기운이 내 등골을 타고 내려갔다.



"도대체 누가 이런 끔찍한 저주를 내리고 있는 걸까요?"



나의 넋두리에 수사관이 대답했다.



"귀신이든 아니든 분명히 뭔가 있습니다. 예전에 수사관 교육 받을 때 들은 얘기인데, 강한 자기장이나 방사선에 노출되면 사람이 환청이나 환각을 겪는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방사선 같은 경우는 암 같은 질병까지 일으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저주로 치부하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집에서 일어난 일들의 원인을 밝히는 겁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차에 올라탄 직후 궁금했던 사항을 다시 물었다.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거기에 보면 사건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있지 않습니까? 하사 최ㅇㅇ...."



"아니...그 사람 찾았습니까?"



"명색이 군수사관인데 그 쯤이야 껌이죠. 미리 연락도 취해놨소."



"대단하십니다."



"솔직히 직업이 경찰인 사회 친구들 도움을 좀 받았죠. 그 건 그렇고 죽은 김병장 얘기나 해보슈.

사단장한테 뭐라고 보고가 된 겁니까?"



나는 잠시 서류에서 눈을 떼고, 긴 한숨을 내뱉았다.

그리고 그 간 벌어졌었던 일련의 미스테리한 일들을 수사관에게 낱낱히 얘기하였다.

얘기를 듣고 있던 군수사관은 자신도 소름이 끼치는지 몇 번의 탄식을 내뱉았다.

특히 김병장이 광신도들의 방언같은 괴상한 말을 쏟아냈다는 부분에서는 진짜로 그랬냐고 몇 번을 되묻기도 했다.



우리는 군이수지역을 한 참 벗어난 곳까지 차를 몰았다.

보통의 군인들은 이수지역을 벗어나기 힘들지만 수사관들은 다른 것 같았다.

검문소 헌병들은 수사관의 얼굴만 보고도 그냥 통과시켰다.



1시간 정도 차를 몰아 우리는 외진 시골집에 도착하였다.

대문앞에서 인기척을 보이자 한 쪽 발을 사용하지 못하는 40대의 한 남자가 목발을 짚고 나오는 것이다.

키는 170이 조금 넘고, 마른 체형이었으며, 하얀 얼굴에 며칠동안 깍지않은 듯한 검은 수염이 눈에 들어왔다. 절룩거리는 다리 뿐만 아니라, 함몰되어 있는 양쪽볼이 그가 지금 상당히 병약해져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우리가 찾는 그 남자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신분을 밝히고 여기에 온 목적을 얘기했다. 그는 우리를 천천히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방으로 안내했다.


결혼도 하지 못한 채 그는 국가보조금을 받고 허름한 집에서 연명하는 것 같았다.



"그 날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떠올리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소."



그는 조용히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길게 담배연기를 한 모금 들이키더니 말을 이었다.



"그 날은 무서울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었소.

부대 합동훈련이 끝나고 얼마 후 나는 소대장 집에서 선임하사 둘과 간단히 술자리를 같이 했다오.

원래 하사관들과 장교들은 친하지 않은데 소대장이 워낙 넉살이 좋고, 술을 좋아해서 우리 하사관들이 그를 잘 따랐소.

그런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와중에 소대장이 이상한 얘기를 하더이다. 요사이 밤마다 어디서 애기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얘기를 듣고 있던 수사관과 나는 잠시 서로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 애기 울음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다고 그럽디다.

어두운 방안에 어떤 군인이 총을 들고 나타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더랍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배 위에 올라앉아 징그러운 웃음을 한 번 짓더니 긴 소총을 턱밑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더랍니다."



그는 잠시 담배를 몇 번 빨더니 말을 이었다.



"소대장의 귀신얘기에 우리 하사관들은 그냥 웃어넘기려고 했는데, 소대장 표정이 너무 진지한거요. 우리가 소대장에게 무슨 군인이 겁이 그렇게 많냐며 놀리니까 갑자기 소대장의 표정이 경직되더니...이상한 소리를 하더이다.

'들어봐...지금도 들리잖아..'

휘둥그레 부릅 뜬 두 눈으로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소리의 정체를 찾는 소대장의 표정이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서웠다오.

우리도 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기울여 보았지만 들리지 않았다오.

정말 우리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소대장은 미친 사람처럼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우리를 협박했다오.

'얼럴러..얼러러..들어...들어..들리잖아....'



"방언 말입니까?"



"맞아..그 거..."



나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죽은 김병장의 그 괴기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소대장이 계속 그런 소리를 내면서 몸을 부르르 떨더니 눈이 뒤집히더이다."



이럴수가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가.....나는 잠시 한쪽 팔뚝을 쓸어내렸다.



"우리는 그 사람을 진정시킬 생각은 못하고 너무 놀라서 순간 뒤로 물러났는데.............."



얘기를 잠시 멈추는 그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피우던 담배를 재털이에 짓이기고는 다시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갑...갑자기 소대장이 정신을 차리고 그 괴상한 행동을 멈추더이다. 그리고는 이리 저리 몇 번 목을 꺽더니..........."



그는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지 왼손으로 자신의 입을 감싸쥐었다.



"진정하시고 천천히 말씀해 주세요."



나는 그가 심하게 격해져 있음을 알고 그를 안심시켰다.



"갑자기 벌떡 일어서 품에서 권총을 꺼내더니...왼쪽의 선임하사부터 차례로 권총을 난사하는거요.....흑흑흑.."



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쏟아냈다.

우리는 잠시 그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잠시 후 그는 옆에 있던 무슨 종류인지 모르는 약을 손에 움켜쥐더니 입에 털어넣고 물 한모금을 들이켰다. 몇 번의 깊은 숨을 몰아쉬고는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맨 왼쪽에 있던 선임하사는 세 발을 머리에 맞아죽고, 가운데 앉아있던 선임하사는 거의 다섯발을 얼굴과 가슴에 맞았소.

갑작스런 총소리에 귀가 멍해져서 있는데 내 얼굴과 몸에 핏물이 마구 튀는거요. 나는 너무 무서워서 죽어라 비명을 질렀소.

이게 꿈이라면 깨길 바랬고, 꿈이 아니라면 누가 좀 소대장을 말려주길 바랬소."



심하게 떨리는 그의 손에서 미처 털어내지 못한 담뱃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데....흑...두 명을 순식간에 해치운 소대장은 곧바로 나를 죽이지 않고 나에게 미소를 보이더니...총을 겨누고 씨익 웃는게 아니오?

그 때 마지막 순서로 죽음을 기다리는 나의 심정이 어떠했겠소?

내가 그 때 본 것은 소대장이 아니라 악마였소... 악마... 그 순간 나는 소대장을 제압하기 위해 괴성을 지르며 온 힘을 다해 그를 향해 튀어올랐소.. 그리고는 두어발의 총소리가 들렸고, 나는 의식을 잃었다오."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살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몸이 불편하신 겁니까?"



"한 발은 폐쪽, 한발은 어깨쪽에 맞았고, 마지막 한 발은 대퇴부쪽에 맞았는데, 대퇴부쪽으로 들어간 총탄이 신경을 건드린거요.

하늘이 도왔는지 나에게 세 발을 쏘고나서 소대장의 권총이 실탄을 모두 뱉은거요.

난 실신했고, 소대장은 다시 부대로 돌아가 소동을 벌이다 죽은겁니다.

결국 난 의가사 전역했소.

그나마 살아있음을 감사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십수년간 나는 그 뒤로 매일 밤 악몽이 시달렸소.

매일 밤마다 피떡이 묻은 얼굴로 소대장이 나타나 그 악마같은 모습으로 웃고 있는거요.

지금은 약도 먹고 치료도 받고 해서 많이 나아졌지만, 얘기를 하는 지금 이 순간도 그 때 일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오."



모든 얘기가 끝나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겼다.

아픈 몸을 이끌고 목발의 그 남자가 대문 밖까지 배웅을 하였다.

낮에는 맑아보였던 하늘이었는데 어느새 비구름이 몰려왔는지 빗방울이 한 두방울씩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안부를 전하고 뒤돌아 가려는 순간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내뱉았다.



"그 곳은 저주받은 곳이오."



"예?"



수사관과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바라보았다.

어둠속에서 유난히 더 핼쑥해 보이는 그의 얼굴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난 살아 돌아왔지만, 살아 돌아온 댓가를 난 지금 처절하게 치루고 있는 것이오. 부디 몸 조심하시오."




한 동안 말이 없이 우리는 조용히 달리는 차 안에서 전방을 주시했다.

조금씩 빗방울이 굵어지자, 수사관은 와이퍼를 작동시켰다.

나는 서서히 사건을 파헤치는 것이 두려웠다.

사건을 파헤칠 수록 자꾸 죽음이라는 종착역으로 달려가는 것 같아 머릿털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뒷좌석이 아닌 조수석에 내가 앉아 있는데도 수사관은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그에게 물었다.



"왜 저를 도와주시는겁니까?"



나의 질문에 운전을 하던 수사관이 씨익 웃었다.

이젠 누가 미소짓는 것만 봐도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도와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만일에 이번 일이 들통나기라도 하면 고생 좀 하실텐데요.

저야 홀몸이라 부담이 없지만 수사관님은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이 있지 않습니까?"



"솔직히 난 대위님이 부럽소이다.

나는 내 안위만을 생각한 채, 수사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도 저버린 사람이오.

속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는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았죠.

그런데 대위님은 나와 달리 부대원 하나 때문에 사단장의 명령까지 어겨가며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잖소.

당신을 만난 뒤로 예전에 내 가슴속에서 사라졌던 정의감이 불타오르기 시작한거요.

지난 사건은 어쩔 수가 없지만 지금의 사건이라도 제대로 해결하고 싶었소.

그런데 대위님은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하는거요?"



"그냥.....그냥........군인답게 살고 싶었습니다."



"헐...명답이로세."



수사관은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시간이 10시에 가까워지자, 나는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음을 감지하고 수사관을 제촉했다.



"이제 뭘하죠?"



"죽은 김병장이 말한 곳으로 가봐야죠."



"사건 현장 말입니까?"



"대위님이 거기를 파보려다가 실패한 것 아닙니까?"



"장비도 없는데..."



"오늘 거기 툇마루를 뜯어봅시다. 빠루같은 간단한 장비를 트렁크에 다 실어왔소."



사건현장....서서히 굵어지는 빗줄기...그리고 어둠에 묻힌 밤........왠지 불길하다.



"수사관님......"



"네?"



"현장에 가기 전에 나하고 약속 하나 합시다."



"무슨 약속이죠?"



"지금의 모든 주변 환경이 저와 김병장이 사건현장을 방문했을 때 상황과 같습니다."



"음........대위님은 지금 우리 중에 누가 귀신 들릴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신가요?""



"걱정이 되서 하는 말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살아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한 명이 미쳐 날뛰기라도 한다면 지금 뒤에 있는 공구들이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에 수사관이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럼 어떻게 하잔 말입니까?"



"처음에 김병장이 이상한 행동을 했을 때 제가 김병장을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김병장이 정신을 차리는 겁니다."



"아...그럼 둘 중에 하나 누군가가 귀신 들렸다 판단이 되면 사정없이 후려쳐라 이겁니까?"



"현재로서는 그 방법 밖에 없습니다."



"별 거 아니구만. 일단 알겠소........"



나는 고개를 돌려 사정없이 빗줄기가 분쇄되고 있는 앞유리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



"부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사건현장에 도달하자 주변은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내리는 빗줄기로 사물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우의를 입고 차에서 내리자 질퍽한 흙탕물이 군화 주변을 맴돌았다.

우리는 차량 트렁크에서 장비를 챙겨 들었다.

나는 배척(일명 빠루라고 부르는 못을 뽑을 때 사용하는 긴 쇠막대)을 들고, 수사관은 야전삽과, 해머를 들고 대문 앞에 나란히 섰다.


가끔씩 하늘을 울리는 천둥소리와 빗소리 외에는 그 어느 것도 들리지 않았다.

번갯불에 잠깐씩 얼굴을 드러내는 사건현장의 대문은 우리를 반기는 듯 크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또한 비바람에 찢겨 펄럭이는 폴리스라인 테이프가 어서오라고 반가운 손짓을 보내는 것 같았다.



"정신 바짝 차리십시오."



나의 말에 수사관이 맞대응했다.



"대위님이나 그 빠루로 날 찍어 죽이지나 마쇼."



지옥의 입구처럼 보이는 낮은 대문을 통과해 우리는 작은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리저리 손전등을 비추어 우리 외에 다른 누가 있는지 구석구석 살폈다.

눈 앞에 툇마루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수사관에게 말을 건넸다.



"바로 저기입니다. 김병장이 말했던 곳이."



"음...그럼 먼저 마루 밑의 디딤돌부터 치워버립시다."



우리는 배척을 지레삼아 마루 아래에 놓여있는 두 개의 디딤돌을 힘껏 들어내기 시작했다.

디딤돌 주변을 시멘트로 발라 놓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해머질과 삽질을 번갈아가며 우리는 조금씩 디딤돌을 움직여 나갔다.


기와집 처마 아래로 빗물이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보다 번개치는 횟수가 늘어난 듯 보였다.

번갯불이 번쩍일 때마다 마당을 중심으로 주변이 환하게 밝아졌다.



"아우....무섭게 자꾸 번개가 치고 지랄이야..."



수사관이 하늘을 몇 번 쳐다보더니 불평을 토로했다.

바로 그 때....



"응애......응애.......응애....."



내 귀속의 고막을 울리는 작은 아기 울음소리.....

빗소리에 섞여 있지만 분명히 들린다.

나는 즉시 행동을 멈추고 쭈그린 자세를 유지한 채, 침을 한 번 꼴깍 삼켰다.



"대위님, 왜 그래요?"



수사관이 걱정스러운 듯, 땀인지 빗물인지 모를 액체로 흠뻑젖은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나는 아무런 대답없이 다시 한번 침을 삼켰다.


그리고 낮은 숨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안 들립니까?"



"뭐요? 애기소리?"



"네. 애기소리....."



내 말에 수사관이 주변을 이리저리 손전등을 비추기 시작했다.



"어라....난 안들리는데....진짜로 들려요?"



손전등을 통해 주변을 관찰하던 수사관이 나의 얼굴을 비추며, 말을 이었다.



"비오면 고양이 소리가 애기소리처럼 들리기도 해요."



수사관은 나를 안심시키려 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그의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는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순간 번개가 연속으로 플래시를 터트렸다.

나는 수사관을 바라본 채 정수리부터 꼬리뼈까지 쫘악 얼어버렸다.



마당 한가운데 누가 서있는 것이다.



얼굴은 수사관을 향하고 있는데 왼쪽 곁눈으로 그가 보이는 것이다.

나의 왼쪽뺨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뒤늦게 번개를 따라 온 천둥이 사방에 울려퍼졌다.


나도 모르게 오른손에 쥐고 있던 배척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어둠속에 묻힌 마당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번개가 빛을 발했다.


텅빈 마당....그리고 쏟아지는 빗줄기...아무도 없었다.

배척을 쥐어든 나의 오른손이 덜덜 떨렸다.



"괜찮아?"



수사관이 나의 어깨에 손을 탁 얹으며 물었다.



"응애.....응애....응애....."



아기 울음소리.....빗소리는 들리지 않고, 아기 울음소리가 가까이서 들린다.


그런데 뭐지?

수사관이 왜 갑자기 나에게 반말이지?

그리고 목소리가 왜 낯설지?

나는 다시 고개를 천천히 원위치시키며 그를 바라 보았다.



순간 나는 심장이 터져나가는 듯 했다.



얼굴에 온통 피로 덮여있는 낮선 남자가 내 어깨에 손을 얹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짓고 있는 것이다.

번갯불이 번쩍일 때마다 그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아~~~~~악!!! 씨발 뭐야!! 아~~~~~~~악!!"



나는 미친 사람처럼 괴성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뒤로 물러서며 넘어진 나에게 그가 천천히 다가왔다.



나는 배척을 오른손에서 천천히 들어올렸다.

순간 어떤 강한 힘이 내 얼굴을 강타했다.

차디찬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정신이 확 돌아왔다.



"여길 왜 왔어? 군바리 새끼"



그러나 그 괴상한 음성은 멈추지 않았다.



"너..누..누구야..."



다시 한번 내 얼굴에 큰 타격이 주어졌다.



"대위님!! 정신차려요!!!"



수사관이었다.

뒤로 넘어진 자세로 헐떡이는 나에게서 수사관은 배척을 뺏아들었다.



"미쳤어요? 정신차려요!! "



두 눈을 부릅뜨고 뒤로 넘어진 자세로 헉헉대는 나를 향해 세 번째 손이 나에게 날아왔다.

나는 날아오는 그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만.....그만..."



수사관은 계속해서 나의 얼굴을 살폈다.



"이젠 괜찮습니다....허..헛 것이 보였어요."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제야 주변의 빗소리가 귀에 다시 들어왔다.

수사관이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건넸다.



"진짜로 미쳐서 이 빠루로 날 찍어 죽일 셈이요?"



"미안합니다....잠시 헛것이 보여서..."



"아까 약속하고 오기를 잘 했네..."



이제야 난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내가 정상인 줄 알았는데, 내가 미친 것이었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그렇다면 김병장과 다리를 건널 때 누가 미쳤던 것인가?

혹시 김병장이 아니라 내가 미쳤다면?

김병장이 똑바로 잡고있던 운전대를 내가 틀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럼 멀쩡히 운전하고 있던 김병장을 내가 죽였단 말인가?


그 날 애기 울음소리는 내가 듣지 않았던가?



"크아~~~악!!! 씨발 말도 안돼!!!!!!!!!"



머리를 움켜쥐며 울부짖는 나에게 수사관이 호통을 쳤다.



"왜 그래요? 박대위!!! 이번엔 군화발로 맞고 싶소!!!!!!!"



그래....김병장과 나, 우리는 둘 다 죽을 운명이었어.

그런데 나는 살아 돌아온거야. 혈기 왕성한 한 젊은이를 죽이고....

이젠 평생 이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야 해.

소대장의 권총세례에서 살아나온 하사의 말이 떠올랐다.


'난 살아 돌아왔지만, 살아 돌아온 댓가를 난 지금 처절하게 치루고 있는 것이오.'



"헉헉...말도 안돼...씨발!!! "



아무런 대답없이 주저앉아 울먹이며 절규하는 나에게 갑자기 군화발이 날아들었다.



"정신차려!! 박대위!! 당신 미쳤어?"



수사관의 군화발에 나는 마당의 흙탕물 속으로 나뒹굴어졌다.

큰 대자로 누워버린 내 몸위로 차가운 빗줄기가 끝없이 쏟아졌다.

헐떡거리는 내 입속에 빗물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가늘게 눈을 뜨려하자 나의 작은 속눈썹은 쏟아지는 빗물을 연신 걷어내기에 바빴다.


한참을 시체처럼 누워있는 내 앞에 수사관이 삽을 들고 걸어와 멈춰섰다.

한심한 듯 나를 지켜보던 수사관이 입을 열었다.



"박대위...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오. 정신차리시오."



지금 이 순간 그는 나를 때려 죽이러 온 것 같진 않았다.

나는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빗물을 토해내기 위해 몇 번의 기침을 하고는 대답했다.



"김병장이 죽은 날....... 김병장이 미친 게 아니라..... 제가 미쳤었다면 어떻게 되는겁니까?"



"김병장을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하는거요?"



"만일 그랬다면요?"



내 말에 수사관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지 않았소? 만일 당신이 그랬다하더라도 그건 당신의 의지가 아니었잖소? 김병장이 죽지 않았다면 어쩌면 당신이 죽었을 수도 있는 것이오."



"흑...말도 안돼..."



나는 다시 한번 머리를 움켜 쥐었다.

이러는 나에게 수사관은 나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박대위....최중사나 죽은 김병장이 바라는게 진정 뭐일 것 같소? 이제 정신차리고 마저 하던 일을 계속합시다."



수사관은 조용히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말에 서서히 안도감이 몰려왔다.

왠지 친형처럼 느껴지는 그가 나에겐 큰 힘이 되는 것 같았다.

나는 얼굴을 뒤덮은 눈물과 빗물을 두 손으로 힘껏 쓸어내리고는 그의 손을 잡아 일어섰다.

무슨 잘못을 하여 스승앞에서 꾸중을 듣는 아이처럼 나는 그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몸에 묻은 흙을 빗물로 천천히 씻어내던 나는 그에게 물었다.



"수사관님, 몇 살이죠?"



"서른 일곱이오. 그런데 나이는 왜 묻소?"



나의 뜬금없는 질문에 수사관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제가 서른 하나니까 여섯살 형님이시네요."



"어이쿠 대위님. 생각보다 젊네요."



"모든 일에 있어서 인생 선배들은 어린 사람이 모르는 뭔가를 가지고 덤비는 것 같습니다.

배운 놈이든 못 배운 놈이든 나이를 먹어가면 알아가는 그런 것 있잖습니까? 수사관님에겐 그런게 느껴집니다."




"쳇....별 거 없소이다. 마누라 잔소리 들어가며 처자식 먹여살려 보시오.

귀신? 산다는 것? 죽는다는 것? 그런 거 별거 아니게 느낄 것이오.

여기저기 사람들에 치어가며, 욕먹어가며, 아둥바둥 살아가 보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오. 사람이 가장 나를 힘들게 하고, 슬프게 하고, 좌절하게 만드는 거랍니다."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나의 감사표시에 그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대위님 부하들은 참 행복하겠습니다. 이런 인간적인 지휘관 밑에서 근무를 하니..."



우리는 잠시 서로 미소를 지으며 우정의 눈빛을 나누고, 다시 장비를 챙겨 디딤돌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육중한 디딤돌이 밖으로 밀려 나왔다.

수사관은 몸을 옆으로 최대한 눕힌 후 낮은 마루 밑을 향해 이리저리 손전등을 비추었다.

같은 자세를 취한 나도 눈에 띄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때 마루 밑 깊은 곳에 눈에 들어오는 뭔가가 보였다.



"헛...저거 뭐죠?"

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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