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변호인 -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돌아오는 법정 이야기

1. 우선, 이 카드는 정치적 발언과 관계가 멀다는 걸 알려드립니다. 2. 2013년의 마지막, 철도노조 파업으로 시끌시끌해지면서 되레 정치 이야기도 많이 오갔지요. 그 와중에 개봉한 <변호인>은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이슈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변호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했고, '부림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 때문일텐데요. 지금 확인해보니 박스오피스 누적관객수가 800만을 훌쩍 넘겼네요. 이대로면 천만돌파 영화가 되겠는데요? 미리 말씀드렸던 것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삼았기 때문에 보수-진보의 인터넷 의견충돌 또한 다분합니다. 한 보수 논객은 '송강호' 라는 배우에게 무척 실망했다는 말까지 남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글쎄요, 꼭 그런 시선으로 이 영화를 봐야할까요? 3. 제게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건에 치중하는 법정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정우 씨와 박희순 씨가 열연했던 <의뢰인>이나, 실제로 '법'까지 바꾼 영화 <도가니>를 보면 이야기가 '사건'에 비중을 두고 관객을 자극한다는 점에 반해, 영화 <변호인>은 사람으로 시작되어 사람으로 돌아오는 법정 드라마라는 것입니다. 영화는 초반 '송우석' 변호사라는 인물에게 포커스를 맞춥니다.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상황에 놓여 있고, 어떠한 컴플렉스가 있는지... 그러나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오랜 시간 공들여서 보여주지요. 이 이야기는 누가 뭐래도 '송우석'으로 시작하는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국가보안법 사건을 맡으며 전환됩니다. 검찰로부터 고발을 받은 사람은 자기가 단골로 다니는 국밥집 아주머니의 아들이었고, 누가 봐도 간첩일리 없는 청년을 위해 '송우석'은 그를 변호합니다. 그 과정에서 속물 세법 변호사였던 '송우석'이 인권 변호사로서 거듭나고 다른 변호사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그 끝 또한 '송우석'으로 마무리되는 영화지요. 4. 이 영화의 장점은 아무래도 배우의 연기와 영화의 메시지일텐데요. 대한민국 대표배우들이 열연하기 때문에 영화 또한 멋집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송강호 씨와 김영애 씨가 국밥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초반 장면부터 울컥했어요. 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일갈하는 변호사와 아들의 억울한 죄에 안타까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의 연기가 특히 좋았느냐 꼽으라면 아무래도 악역 '차동영' 역할을 맡은 곽도원 씨가 아닐까 하는데요. 어쩜 저렇게 둥그스름한 얼굴에서 악독한 연기를 뿜어내는지요.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도 검사 역할로 나오며 난폭하고 교활한 모습을 잘 보여줬습니다만, 이번 '차동영' 역의 연기는 뻔뻔함까지 무장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그들을 변호하는 변호사에게 빨갱이라 외치며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애국"이라고 말하는 그의 말과 표정에서 숨이 턱 막힐 정도였습니다. 자신이 범하는 죄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악인의 모습에서 할 말을 잃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거...) 무엇보다 이 영화는 메시지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이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야 말로 국가라는 '아주 당연한 말'을 절절한 내용으로 관객에게 이야기하죠. 사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정치적 이야기가 끼어들 필요도 없고, 굳이 어느 쪽으로 편갈릴 문제도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기어코 양분해서 대립하는 상황이 참 기이해...) 대체 법이라는 것이 누구 위에 있고, 권력이라는 것이 누구를 뒤흔들고 있는가... 정치적으로 크고작은 썰이 많은 지금 한번쯤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5.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구조와 주인공 변화 폭인데요. '송우석'이라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착한' 설정이 되어있는 캐릭터입니다. 사건의 끝에 서있는 '송우석'이라는 인물의 변화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요. '속물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마음 착한 변호사가 그의 진심을 주위에 인정받아 동료 변호인들로부터 지지 받는다' 라는 마지막은 뭐랄까... 좀 밍숭맹숭하다고 할까요.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해서 '송우석'이라는 캐릭터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실제인물의 후광에서 벗어났을 때, 지금 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캐릭터일까 의심이 됩니다. 그러나 그 캐릭터가 가진 '일면성'이 이 시대에게 어떠한 말을 건네고 있는가, 하는 점은 높게 사야겠지요. 6. 지난 크리스마스에 배우 곽도원 씨 트위터에 배우들이 깜짝 무대 인사를 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관객들과 인사하며 송강호 씨가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이 기사화 되기도 했었는데요. 아... 배우도 영화도 정말 사람 냄새 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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