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중년여자_3

다들 재밌게 읽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좋아요와 댓글은 기본 센스 아입니까?

태그해달라고 해놓고 댓들도 안 달아주는 사람이 누군가 체크할테다.


아 그리고 다음 편이 완결일 것 같은데

최대한 빨리 가져오겠습니다. 물론 밥 좀 먹고 ^^^


태그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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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


잼나게보십쇼




한번 더 멈춰 서서 뒤쪽을 쳐다봤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내 발소리에 섞여 누군가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는데도...

나도 쥰처럼 존재하지 않은 '중년 여자'의 저주에 쫓기고 있는 것 인가?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건가?

그렇게 한동안 계속 뒤쪽을 쳐다보았다.


터질 듯 두근거리던 심장이 잠시 멈췄다.


나한테 좀 멀리 떨어진 뒤쪽, 집 근처에 세워진 오토바이 옆에 누군가 주저 앉아있었다.

아니 숨어 있었다.

달빛만으론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코트를 입고 있다.


나는 그걸 확인하고 몸이 굳었다.

숨어 있는 사람은 나한테 발견되지 않았다 생각하는 듯 한데, 실루엣만은 확실히 보였다.

나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 여자다! 그 여자! 그 여자! 그 여자! 그 여자! 그 여자!]


넋을 잃을 것 같았지만 본능적으로 달렸다.

정말 필사적으로. 숨도 쉬지 않고 달렸다.



나 자신을 잊고 달렸다.

집까지는 이제 몇 미터.

좋아. 이제 도망칠 수 있어!


그러다 머리속으로 한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대로 집안에 들어가면 우리집이 어딘지 들키잖아.


그 생각이 든 순간, 집을 무시하고 집 옆으로 난 골목길 사이로 달려나갔다.

분명 내 뒤를 쫓아올 '중년 여자'를 떨궈내기 위해.

5분 정도, 지그재그로 골목길을 마구 달렸다.

그러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 나는 천천히 몸을 세워 뒤를 돌아보았다.


'중년 여자' 로 보이는 그림자도 안보였고 발자국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나는 주위를 경계하면서 집으로 발을 옮겼다.

집근처에 도착한 나는 다시 주위를 경계하다 빠른 동작으로 집안으로 뛰어들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집을 비운 터라 문이 잠겨 있었지만 재빨리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의 자물쇠를 잠그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니 [후우.....]


현관앞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신발을 벗으려다 몸을 굳히고 현관을 응시했다.

우리집 현관은 미닫이로 불투명 유리가 끼워진 알루미늄 샤시로 되있었다.

바로 그 불투명 유리 저편에 누군가 서있는 그림자가 비쳐보였다.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1m도 안되는 거리에 '중년 여자'가 있다!

나는 숨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몸을 딱 고정시켰다.

아니, 아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가위에 눌릴 것 처럼.

뱀의 시선 아래 놓인 개구리라는 게 이런 심경인 건가.


불투명 유리 너머로 보이는 '중년 여자'의 그림자를 그저 올려다 보았다.

'중년 여자'는 아무 미동도 없이 그저 서있었다.

이쪽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걸까?

그 때였다.

유리 너머에 있던 여자의 왼팔이 천천히 움직었다.

그리고 천천히 문 손잡이 부분으로 뻗어 가더니


덜컹


문이 흔들렸다.

내 심장은 다시는 없을 정도로 새차게 뛰기 시작했다.

'중년 여자'는 문이 잠겨 있는 걸 확인한 뒤 천천히 원래 자세로 돌아갔다.

나는 여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


'중년 여자' 현관문에 더욱 바짝 다가오더니 제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유리 너머로 귀를 살짝 대었다.


안쪽 소리를 들으려 하고 있어!


눈앞에 있는 불퉁명 유리 너머로 여자의 귀가 선명하게 보였다.

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토할 것 같았다.

심장 고동은 이미 절정에 달해 폭발할 듯 했다.

심장 뛰는 소리를 들킬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 만큼.



[중년 여자[는 2~3분 정도 유리에 귀를 대고 있다 일어섰다.

그리고 천천히 뒤를 돌아 걸어갔다.

조금씩 조금씩 여자의 그림자가 희미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나 [...갔나....?]


나는 조금도 안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중년 여자'는 정말로 떠난 걸까?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을까.

아직도 집 근처에 있다면?

만약, 내가 집에 들어오는 걸 '중년 여자'가 봤다면?

내가 있다는 걸 확신한 다음 아까 같은 행동을 한 것 이라면?


그렇다면 그 여자는 분명히 집 근처에 있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주의를 기울여 신발을 벗은 다음 거실로 이동했다.

전등은 절대 켜지 않았다. 내 존재를 알릴 수 있으니까.

거실로 간 나는 바로 전화기를 들어 진네 집에 전화를 걸었다.

발신음이 3번 정도 울린 뒤 진 본인이 전화를 받았다.


나 [진이야? 위험해. 왔어. 그 여자가 왔어. 들켰어. 들켰다구.]


나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진에게 말했다.


진 [뭐? 어떻게 됐다구? 무슨 일이야?]


나 [우리 집에 그 여자가 왔어. 빨리 어떻게든 해줘.]


나는 진에게 매달렸다.


진 [진정해. 집에 아무도 없는 거야?]


나 [없어! 빨리 도우러 와줘!]


진 [우선 문단속 먼저 확인해봐. 그 여자는 어디 있는데?]


나 [몰라! 하지만 방금 전까지 집앞에 있었어]


진 [당황하지마! 우선 문단속이야. 알겠지?]


나 [알았어. 확인해볼테니까 빨리 와줘.]


나는 전화를 끊은 뒤 문단속을 하러 우선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까지 가는 건 전등은 하나도 켜지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오감에 의지해야 했다.

우선 화장실 창문은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게 주의하며 닫았다.


다음은 욕실.

욕실 창문을 천천히 닫고 잠궜다.

욕실에서 나온 나는 거실 뒤쪽 문을 잠그려 이동했다.

복도벽을 더듬으며 이동하던 나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근처 창문을 쳐다봤다.


평상시와 다름 없이 얇은 레이스 커텐이 쳐져 있는 창문 뒤로 사람 그림자가 비쳐보였다.

누군가 창밖에 얼굴을 딱 붙인 채 실내를 들여다 보려 하고 있었다.


집안은 전등을 켜지 않았기에 안의 모습은 안보일테지만 가로등 불빛으로 인해

밝은 바깥쪽 모습은 확연히 보였다.


창문 밖에 '중년 여자'가 흡사 도마뱀마냥 찰싹 달라 붙어 있다.


나는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다.



나는 육식동물을 찾아낸 초식 동물 마냥 본능적으로 몸을 숙였다.

온몸이 마구 떨렸다.


저쪽에서 이쪽이 보이는 걸까?


'중년 여자'는 안쪽을 탐색하는 듯 싶더니 그 자세로 그대로 창문 중심으로 이동했다.

창문에서 끼긱 끼긱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렸다.

'중년 여자'가 오른손으로 창문을 긁고 있었다.


끼긱 끼긱 끼긱


끔찍한 소리는 계속됐고, 내 공포심은 절정을 치달았다.

어째선지 모르지만 '중년 여자'의 기이한 행동에 공포를 느낀 나는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쪼그려 앉아만 있었다.


그러던 중 '중년 여자'는 갑자기 고개를 획 돌리더니 어딘가를 달려 갔다.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몰라서 그냥 창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창문 너머 도로로 붉은 빛이 지나가는 게 보였다.


경찰이다!!


나는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연히 지나가던 경찰차를 보고 '중년 여자'가 도망친 거라고.


나는 당분간 제자리에 주저 앉아 떨고만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었다.

너무 갑작스러워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진의 전화였다.



진 [괜찮아?]


나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지금은 어딘가로 갔어.]


진 [부모님이 돌아오신거야?]


나 [아니 우연히 경찰차가 지나간 덕분에 도망친거라 생각해.]


진 [그래? 다행이다. 안 그래도 너희집 근처에 의심스런 사람이 돌아다닌 다고 신고했어. 하지만... 슬슬 위험해. 그 여자한테 집도 들켰고.....부모님한테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아.]


나 [.....]


진 [나도 오늘 부모님한테 말할테니까. 너도 말해. 진짜 위험하니까.]


나 [....응.]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왔다.

나는 집안의 불도 켜지 않은 채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어머니 얼굴을 본 순간 안도감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머니는 무슨 일인지 몰라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한동안 계속 울다가, 그 날밤 있었던 일과 오늘 있었던 일은 말해줬다.

설명하던 중 아버지도 귀가했다. 아버지에겐 어머니가 설명해줬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그 여자가 서있던 창문 근처를 둘러보았다.

창문 유리에는 예리한 뭔가로 긁힌 자국이 잔뜩 나있었다.

예리한 뭔가라는 말에 나는 퍼뜩 대못을 떠올렸다.

부모님은 나를 꾸짖지 않았다.

어머니는 나를 꼭 껴안아 주었고, 아버지는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10분 정도 지나 경찰이 왔다.

경찰에겐 아버지가 사정을 설명했다.

그동안 나는 어머니와 함께 거실에 있었는데, 잠시 뒤 경찰이 내게 그날 있었던 일은 물었다.

해피와 터치에 대한 것, 나무에 못박힌 사진, 비밀기지에 새겨진 쥰을 저주하는 글자,

그리고 방과 후에 만난 것 까지.


'중년 여자'에 관계된 모든 이야기를 했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도...


내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다른 경찰관이 창문에서 지문을 채취했다.

내가 이야기한 것중 경찰이 가장 자세하게 물었던 건 여자애 사진에 대한 것이었다.

그 여자애의 용모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뒷산의 지도를 내가 그려주고 경찰이 조사해보기로 했다.

당분간 우리 집 근처 순찰을 강화하겠단 약속을 한 뒤 경찰은 돌아갔다.

결국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잠시 뒤 진과 쥰네 부모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부모님끼리 뭔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지만 '중년 여자'에 대한 것 보단

학교에 어떻게 설명할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그 날 밤, 나는 몇년만에 처음으로 부모님이랑 같이 잤다.

부끄러움 같은 건 조금도 없었다. '중년 여자'가 그 만큼 무서웠으니까.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8시가 넘었다.

지각한다고 당황해 일어났지만, 어머니가 오늘은 학교에 안가도 된다고 말했다.

학교에는 이미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아버지는 벌써 출근했지만, 어머니는 하루 쉰다고 했다.


아마 쥰이나 진도 학교를 쉴 거라 생각했지만, 굳이 전화는 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에 틀어 박혀서 '중년 여자'가 한시라도 빨리 체포되기 기다렸다.

제발 이 공포에서 빠져나갈 수 있길 빌었다.


어머니는 어째선지 '중년 여자'에 대해서 하나도 묻지 않았다.

아마도 나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점심 식사를 하고 또 다시 내방에 박혀 있던 중,



하고 집 벽에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순간적으로 진이라고 생각했다.

진은 나를 불러낼 때 현관에 있는 초인종을 누르는 대신 창문에 돌을 던지곤 했으니까.



나는 창밖을 내다봤다.

집앞 골목길에 있는 전신주 근처에 진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디 숨어 있는 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는 중, 내 방 아래 마당에서 꺄악! 하는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창문을 열어 아래를 내려다봤다.

어머니는 아래쪽의 뭐가를 보고 놀란 듯 했다.

나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라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나를 올려다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담장쪽을 가리켰다.

나는 어머니가 가리킨 방향을 봤다.


거기에는 뭔가 끈적 끈적한 보라색 액체가 흩어져 있었다. 그게 방금 전 쿵 하는 소리를 낸 흔적인가?

그리고 시선을 내려 어머니가 바라보고 있었 곳을 봤다.

거기에는 내장이 삐져나온 커다란 황소 개구리 시체가 놓여져 있었다.

어머니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나는 바로 '중년 여자'의 짓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근처를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멍하니 있던 어머니는 이내 거실에 뛰어들어 경찰에 연락을 했다.



어머니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아마 이때 처음으로 '중년 여자'의 이상함 알게 된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 그 여자는 이상했다.


분명 개구리를 던져 넣은 다음 놀라는 우리 모습을 보고 웃고 있었을 것이다.

근처에서 지켜봤을 거라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이제 이 집은 우리 집이 아니라 '중년 여자'의 새장.

마치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 처럼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잠시 뒤 경찰이 왔다. 어제와는 다른 경찰 두명이었다.

경관 한명이 도로 바깥을 조사하는 동안 남은 한명은 나와 어머니에게 질문을 했다.


뭔가를 보지 못했나? 그 때 상황은? 같은 질문이었다.

마지막으로 경관은 불안을 부채질하는 듯한 이야기를 했다.


경관 [분명 어제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범인은 또 다시 이런 일을 할지 모릅니다.]


이에 나는 참지 못하고,


나 [그 여자에요! 코트를 입은 40살 정도의 여자에요! 빨리 잡아줘요!]


반쯤 울먹이며 간청했다.



그러자 경관은,


경관 [방금 전에 산에 가보고 왔단다. 개 시체랑 여자애 사진도 찾았어. 지금부터 그걸 조사해 범인을 잡을테니, 안심하거라.]


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 어머니한테 가서 말하길


경관 [남편분에게 연락을...]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개구리를 던졌던 흔적을 사진을 으로 담은 경관들은 1시간 뒤 돌아갔다.

얼마 있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직 5시도 안됐는데.

어제랑 오늘 일 때문에 걱정이 되서 일찍 돌아온 듯 했다.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어머니도, 신문을 읽는 아버지도 아무 말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해하는 것만은 알았다.


나 자신도 언제 '중년 여자'가 올지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 날 저녁 식사는 가족들 모두 아무 말없이, TV 소리만이 가득했다.

11시쯤 지나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만일을 위해 1층 거실 전등은 켜놓기로 했다.



그 날밤도 부모님과 함께 잠을 잤다.

물론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현관밖에서,


[어이! 뭐하는 거야!]


커다란 남자 목소리와 함께


끼야아아아아아!!!!!!!!!!!


들어본 적 있는 비명이 들렸다.

'중년 여자'의 비명 소리였다.

우리 가족은 모두 일어났다.

당황한 아버지는 밖으로 나갔고, 어머니는 나를 꼭 껴안았다.



아버지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와 함께,


끼이...끼야아아아!!!!!!!!! 젠장!!!!!!!!!!!!!!


다시 '중년 여자'의 절규가 들려왔다.


[얌전히 있어!!]


[날뛰지 마라!!]


이런 남자 목소리도 들렸다.


이때 나는 그 여자가 경찰에 잡혔다는 걸 직감했다.

'중년 여자'는 계속해서 괴성을 질렀다.

나는 어머니의 팔안에서 계속 떨고만 있었는데,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나한테,


아버지 [범인이 잡혔다. 산에서 본 사람이랑 동일인물인지 확인하고 싶다는데...괜찮겠니?]


물론 전혀 괜찮지 않지만, 이걸로 끝날 수 있단 생각에


나 [...응...]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밖에선 아직도


[젠장!! 너까지!! 너까지 나를 괴롭히는 거냐!!!!!!!!!!]


'중년 여자'가 굉장히 큰 소리로 들려서 온몸이 부들 부들 떨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나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밖에는 두 명의 경관에게 붙잡힌 '중년 여자'가 있었다.



나는 처음엔 너무 무서워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아버지가 내등을 살짝 밀어줘서

비로소 고개를 들어 여자를 바라볼 수 있었다.

경관 두 사람에게 어깨를 잡힌 중년 여자는 땅바닥에 얼굴을 댄 채 나를 노려보고 봤다.

험하게 날뛴 듯 머리카락이 흩어진데다 눈에는 핏발이 섰고 들개마냥 침을 흘리고 있었다.


중년 여자 [너...!! 너는 대체 얼마나 나를 괴롭힐 생각인 거냐아아아!]


여자는 나를 향해 영문 모를 소리를 늘어놓았다.

중년 여자를 붙잡고 있던 경관이,


경관 [산에서 본 사람이 이 아줌마 맞지?]


나는 중년 여자의 광기에 밀려 말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경관은 바로 수갑을 채우며 말했다.


경관 [당신을 방화 미수 혐의 체포합니다.]


수갑이 채워진 다음에도 중년 여자는 괴성을 지르며 저항했지만,

경관 두 사람에게 떠밀려 경찰차로 연행됐다.

그리고 경관 중 한명이 우리에게 사정을 설명해줬다.



경관 [댁 근처를 순찰하던 중 현관 앞에서 사람 그림자를 발견했는데

방금 저 여자였습니다. 현관 앞에 앉아서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하고 있더군요.

현관앞에 헌신문 놔두셨죠?]


어머니 [예...? 아니...그런 건 안 놔두는데요.]


경관 [그럼 이것도 저 여자가 준비한 건가.]


경관이 바라본 곳에는 두꺼운 신문지 다발이 있었다.

분명 우리집에서 보는 신문사의 것은 아니었다.


경관 [응?]


경관이 신문 틈에서 뭔가를 찾아냈다.


그건 나무판이었다.

거기에는 내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나는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내 이름도 알고 있었어.

만약 경찰이 순찰을 안했다면....

그 생각에 조금 정신이 몽롱해졌다.

어머니는 나를 껴안으면서 울었다.


만약 경찰이 순찰을 안했다면.... 그 생각에 조금 정신이 몽롱해졌다.

어머니는 나를 껴안으면서 울었다.

경찰은 잠시동안 입을 다물고 있다가,


[사실은 저 여자... 정신적으로 조금 이상이 있어서........ ○○에 살고 있는데 동네에서도 문제가 꽤 있어서.... 뭐 동정하는 얘기들도 들리긴 합니다만...]


라며 중년 여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저 여자, 1년 전에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었어요.

그 이후로 정서불안이랑 정신분열증에 걸려서... 동네 사람들이랑 다투는 일도 많아서요... 산에서 발견된【여자 아이의 사진】은 2년 전 교통사고에서.. 사진 속의 여자 아이가 도로로 뛰어드는 바람에 급하게 핸들을 돌렸는데 벽에 차가 부딪혀서 남편이랑 아들이 동시에 세상을 떠났거든요...

뛰어든 여자 아이는 다행히도 상처 하나 안 입고 살아 남았는데... 그 후로 계속 그 여자 아이 집에도 찾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사고가 사고였던만큼 여자 아이 측에서는 경찰에 신고는 안 하고 있고요... 그 여자 아이를 상당히 원망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동정심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중년 여자'의 강한 집념이 오싹하게 전해져 왔다.

무엇보다도 경찰도 인정하고 있는


'정서불안 정신분열증'



그렇다면 바로 석방되는 것은 아닌가 ?

석방된 후, 나는 또'중년 여자'의 존재에 무서워 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

경찰의 이야기를 듣고, 나에게는 안도감보다 절망감이 마음 속에 퍼져갔다.



그 후로부터 5년.......

나, 진, 쥰은 각자 다른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우리들은 그 후로 만나는 일도 없어졌고,

각자 다른 인생을 걷고 있었다.


물론'중년 여자'사건을 전부 잊어버리지는 못 했지만,

그 사건에 대한 공포심은 그 때보다 없어졌다.



그러던 고1 겨울방학, 오랜만에 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야 ! 오랜만이야 !]라며 인사를 하고난 쥰은,


쥰 [사실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발이랑 허리뼈가 부러져서 입원해 있어.]


나 [뭐?! 어디 병원인데 ? 혼자 있으면 심심하니까 병문안이라도 갈까 ?]


쥰 [뭐, 그건 고마운데 말이야... 너,'중년 여자'일 기억하지 ? 그 사건 얘기는 아닌데... 얼굴 기억하고 있어 ?]


나 [......왜 ? 뭐야 갑자기]


이상한 아줌마가 날 보러 와



나는 쥰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잊어버리고 있던 '중년 여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기억 났다.


이를 악 문 얼굴

나쁜 웃는 얼굴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던 얼굴



그 때 이후로 계속 잊어버리려고 노력을 했지만 결코 잊어버릴 수 없는 '트라우마'였던 것이다.

나는 쥰에게[무슨 소릴 하는 거야 ? 이제 잊어버려 ! 아직도 떨고 있다니 너 진짜 소심하다 ?]

라고 대답했다. 마치 내 자신에게도 들려주듯이...



쥰 [그렇지 ?.... 이런 곳에 있으면 은근 소심해지는 거 같아 !]


나 [그렇게 소심하게 구는 건 아직도 안 변했네]


라고 여유를 보였다. 결국 나도 그 때 이후로 성장하지 않은 건가...

그리고 나서 [며칠 후에 야한 책 들고 병문안 갈게 !]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순간,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중년 여자'


쥰이 했던 말이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전화를 끊은 후, 잠시 생각을 했다.

설마 이제와서 '중년 여자'가 나타날 리 없어......... 그리고 그 사람은 이미 잡혔는데....... 혹시 석방된건가 ??


그나저나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중년 여자'에게 해코지를 하지도 않았다.


단지 '중년 여자'가 저주 거는 것을 본 것 뿐인데, 우리가 입은 상처가 너무 크다.

우연히 밤에 산 속에서 만나서 당했고... 우리들은 '중년 여자'에게 빼앗은 것도 없고 상처를 입히지도 않았다.

'중년 여자'는 우리들에게서 해피와 터치를 빼앗고, 비밀기지를 부시고.....

무엇보다도 우리들 세 명에게 공포를 심었다.



'중년 여자'가 아무리 집념이 강하다고 해도 우리들에게 관여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걸 생각하는 것도 그렇지만, 원망하고 있다면 '사진 속의 소녀'를 원망해야 할 것이고!

나는 억지로 내 자신을 납득시켰다.



이틀 후, 나는 아르바이트를 쉬고 서점에서 야한 책 3권을 사서 쥰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쥰과 만난다는 두근두근함, 쥰이 전화로 했던 이야기에 대한 두근두근함으로 마음이 복잡해졌다.

병원에 도착한 것은 낮이 조금 지나서였다.


쥰이 있는 병실은 3층. 나는 쥰의 이름표를 찾기 시작했다.

303호실, 6인실에 쥰의 이름이 있었다.

왼편 창가 제일 안 쪽에 쥰의 모습이 보였다.


[쥰, 오랜만이야 !]


[오 ! 진짜 오랜만이네 !]


생각한 것보다 많이 건강한 쥰을 보고 조금 안심했다.

약속한 대로 야한 책을 건네니 쥰은 새 장난감을 받아든 어린 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쥰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쥰과 있으니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마음에 즐겁게 웃었다.

이야기를 하니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지나고, 면회 종료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 [그럼, 슬슬 돌아갈..............]


쥰 [사실, 전화로 말했던 건데........]


쥰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나 [중년 여자 얘기지 ?]


쥰 [기분 탓일 수도 있는데..... 이 시간만 되면 오는 아줌마가 있는데...... 뭔가, 좀.... 그렇다고 해야하나......]


나 [기분탓이야 ! 괜히 무섭게 하지마 !]


쥰 [그러니까 내가 착각하는 거일 수도 있다니까 ? 겁 줘서 미안하다 !]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나는 바로 분위기를 알아채고 쥰에게 사과를 하려고 했다.


그 때,

덜덜덜덜......


복도에서 타이어 바퀴소리가 들렸다.

쥰이 [왔다...]라며 속삭인다.

나는 시선을 병실 입구에 돌렸다.


덜덜덜


바퀴소리가 문 앞에서 멈춘 것 같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입구에는 위아래로 남색 작업복을 갖춰 입은 아주머니가 있었다.

나는 [뭐야 ! 겁 주지마 ! 그냥 쓰레기 걷는 아줌마잖아] 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아주머니는 환자들의 쓰레기통 속에 쓰레기들을 걷었고, 마지막으로 쥰의 침대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쥰이 [봐봐 !]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그 아주머니의 얼굴을 살짝 보았다.

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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