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켈이 런던으로 돌아왔다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선수라면 메시를 가장 좋아하고 팀이라면 바르셀로나를 가장, 그리고 아스날을 그에 못지않게 좋아한다. 아니 그냥 전 세계의 수많은 축구팀 중에서 단 이 두 팀만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팀들은 감독이나 선수에 따라서 조금의 관심을 가지는 정도이고 그 마저도 내가 좋아하는 이 팀들과의 연결고리가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를 통 들어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을 테고 이제는 위상을 많이 잃었지만 아스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세계 곳곳에 여전히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처럼 그 두 팀을 함께 좋아하는 경우는 흔치 않을 텐데 그것은 아마도 아스날에게는 바르셀로나가 계속 찔러대는 아픈 가시가 같은 존재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스날은 영국에서는 리그의 초기부터 전통적 강호였지만 나를 포함해서 해외의 팬들에게 이 팀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것은 아르센 벵거가 지휘를 하고 난 후에 보여줬던 모습들 때문일 것이다. 대단한 컬러를 보여 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독식하던 프리미어 리그를 나눠 가지며 양강의 모습을 보인 적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리미어 리그의 유일한 무패 우승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아스날이 지금의 언더독의 느낌을 풍기게 된 것은 아마도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반복된 좌절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아스날과 또한 아스날 그 자체이던 아르센 벵거에게도 가장 쓰린 곳이 될지도 모르겠다. 벵거 시절 19년 연속으로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을 하고 17년 연속으로 16강에 올랐던 아스날이었지만 매번 결정적인 토너먼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승컵을 북런던으로 가져오는 데는 실패했었다. 가장 근접했던 2005-2006 시즌 아스날을 결승전에서 꺾고 챔피언스리그의 새로운 강자로 올라서게 된 팀이 바로 바르셀로나이다. 아스날에게는 두고두고 안타까운 역사이고 그 역사의 악역은 당연히 영원토록 바르셀로나일 것이다. 또한 아스날의 수많은 스타들이 우승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이적을 했고 그 과정에서도 많은 잡음들 또한 있었기에 아스날 팬들에게 바르셀로나는 토트넘과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못지않은 부정적인 존재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두 팀을 가장 좋아하는 나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가 될 것인데, 이러한 두 팀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전히 두 팀을 함께 좋아할 수 있는 데는 내가 축구에서 좋아하는 방식이 이유가 될 수 있다. 나는 우승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말이 매년 어떠한 우승이라도 해내는 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이러니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 우승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는 크루이프와 펩과 사비가 그토록 얘기하는 (그들이 이해하는) 축구의 방식을 좋아한다. 그리고 벵거가 늘 얘기하던 그리하여 조롱의 대상 또한 되었던 ‘아름다운 축구’ 라는 그 이상을 좋아한다. 그것은 어쩌면 내가 예술을 하고 있고 무엇이든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즐기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나에게는 바르셀로나가 추구하던 그리고 벵거의 아스날이 부분적으로 보여줬던 점유와 패스, 과정과 무엇보다 유기적인 결합을 중요시하는 모습이 대단히 아름답게 보였다. 그리하여 진심으로 두 팀의 경기를 미적으로 즐겼다. 물론 그것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기에 다른 방식들을 배척했던 것은 아니다. 바디와 음바페의 스피드, 네이마르의 화려함, 루니와 반다이크의 강함 그리고 시메오네 팀의 근성 또한 내가 존경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나는 수비보다는 공격을 지향하고 내려서기보다는 용감하게 올라서고, 단순히 이기기보다는 지배하길 원하고, 슈팅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거쳐 하나의 그림을 그리듯 결과를 만드려고 노력하는 두 팀의 철학을 사랑한다. 미적 감각은 균형과 차이라는 모순된 두 지점 모두에서 올 수 있을 텐데, 고전 예술의 경우처럼 균형 잡힌 형태와 색들의 조화가 균형에서 오는 미라면 현대의 예술에서 처럼 생각 자체를 들고 오는 그래서 새로운 ‘미’ 를 기입하며 ‘미’ 자체를 확장하는 차이 또한 대단히 중요한 미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골키퍼부터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수 조차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바르셀로나의 이상. 그리고 부분적으로나마 공격의 부분에서는 톱니바퀴처럼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결합과 연쇄이동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내려고 했던 벵거의 이상은 나에게 대단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우선은 균형이 잡힌 이상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경기장 전체에 불필요한 곳들이 거의 없는 듯한 모습 그런 전체적이고 유기적이 모습이 균형과 이상의 형태일 것이다. 가령 두 팀이 기록한 어떠한 골들을 보면 수십 번의 패스가 연속되어 만들어졌는데 그 과정 속에서 참여를 안 한 선수가 거의 없다. 어떤 면에서 불필요해 보이는 짧은 패스 조차 상대를 유혹하는데 쓰였다. 또한 두 팀의 이런 과정은 단순히 공을 상대의 골에 넣기 위한 직선적인 볼의 움직임, 최단거리를 오가는 긴 패스들이나 중앙 공격수들을 향하는 맹목적인 크로스와 스루패스, 그리고 이어지는 신체적 격돌, 점프, 스프린트와 같은 단순한 움직임들이 지배하던 축구에서 다양한 선들이 그리는 새로운 형태를 느끼게 해 주었다. 단순히 확률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완벽함을 스스로 그려낼 수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축구의 전통적인 고정관념인 공격, 수비, 골키퍼의 분할을 넘어서 경기를 대하는 같은 방식을 11명의 선수 모두에게 공유하도록 한 토탈 풋볼의 아이디어, 그리하여 현대에서 더더욱 완벽하게 구현된 패스하는 키퍼, 윙보다 더 공격적인 풀백, 미끼가 되는 공격수, 센터백보다 더 내려서는 미드필더, 중앙으로 이동하는 풀백, 공을 전방으로 이동시키는 센터백들의 모습들은 축구에 새롭게 기입된 차이 그 자체였다. 그러한 면들 때문에 나는 축구에 더 빠지게 되었고, 두 팀을 나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라고까지 느끼게 되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나 유연하고 급하지 않은 축구, 화려한 기술이 아닌 정확한 기술들이 있는 장인의 그릇과 같은 축구. 바르셀로나의 축구에서 기술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지만 목표가 없는 기술은 그곳에서 잠시 동안도 버티지 못한다. 메시는 자신의 퍼포먼스를 위해서 개인기를 부리지 않는다. 그의 드리블은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공의 이동, 패스 길을 열기 위한 상대의 유혹, 슈팅 타이밍과 각도를 확보하기 위한 상대의 균열을 위해 쓰인다. 언제나 동료를 이용하고 동료와 공간을 공유 교환할 수 있어야 바르셀로나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 그러한 어려운 형태의 축구를 추구하고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 그 자체가 내가 인생에서 구하고자 하는 것들에 닿아 있어 나는 바르셀로나를 가장 또한 그러한 이상을 공유하는 아스날을 그에 못지않게 좋아한다. 하지만 최근의 몇 년 간 두 팀에서 그러한 모습들을 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리고 그러한 축구를 구현해내는 것은 오히려 바르셀로나에서 팀의 이상적인 모습을 불꽃처럼 그리고 간 펩의 지도를 받는 맨체스터 시티나 바르셀로나와 함께 크루이프를 공유하는 하지만 여전히 변화 없이 그 길을 걸어가는 아약스 같은 팀들의 몫이 되었다. 그것이 지난 몇 년과 챔피언스 리그를 리그의 오랜 라이벌에게 계속 내어 준, 또 아스날의 경우 챔피언스 리그를 참가하지 못하게 된 그 결과보다 나를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 미켈이 런던으로 돌아왔다. 아르센 팀의 끝에서 3번째 주장이었던 그의 마지막 은퇴경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경기는 3:0이었고 경기 시간은 거의 9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아껴둔 교체 카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들 알고 있었다. 마침내 그가 트레이닝 복을 벗고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피치 위에 섰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 직전 그는 동료의 낮은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다. 그 공은 야속하게도 수비수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록은 자책골. 하지만 팀원들은 진심으로 그를 안고 함께 기뻐했다. 그는 존경을 받고 있었다. 마침내 휘슬이 울리자 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telegraph.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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