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스터 캐머론

자, 다음의 두 건 때문에 캐머론 영국 총리의 리더십에 의문이 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1) 시리아 개입 표결 실패, (2) 은행연합 논의 왕따. 간단히 말해서, 자기 당을 규합하지 못 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의 보수당 정권이 자유당과의 연합정부(불어에서는 꼬아비따씨옹, 독어에서는 코알리치온, 영어에서는 헝-팔리아먼트)이기 때문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가 의원들을 하나로 못 모은 탓이다. 이유는 그가 자초했다. 여러번 언급해서 잘들 아시겠지만 캐머론은 내년에 있을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할 경우, EU와의 재협상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이 선언은 극우파에 속하는 영국독립당(UKIP)을 끌어 내리기 위한 일환도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발동. UKIP은 인기가 오르면 오를수록(가령 올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을 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가 탄로나서 몰락하기 쉬운 당이다(참조: http://goo.gl/e9TybE ). 스스로 모순적인 면이 많은 프랑스의 FN과 여러모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가만 놔둬도 될 텐데, EU라는 거대한 도박판을 끌고 와서 선거운동을 한 격이다. 모기 잡는데 초가집을 불태운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보수당의 반-EU 입장의 의원들(보수당 내 다수파이다) 입장에서 보자. 한 마디로, 캐머론은 신뢰를 잃었다. 영국 국민들은 막연한 반발심 외에는 EU 이슈에 별반 관심이 없다. 그저 루마니아 이민자만 안 들어오면 그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반-EU를 원하는 보수당 의원들은 총리를 뒤흔들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가 저번주에 있었던, EU와의 재협상 국민투표의 법제화 시도였다. 법에 아예 명시를 해서 반드시 국민투표를 하자는 내용이었는데... 상원 표결에서 실패했다. 연립여당인 자유당과 야당인 노동당이 합세하여 저지 시켰던 것이다. (둘다 친-EU이기는 하다.) 일부로 노렸던 것일까? 보수당 내에서 캐머론 보고 "배신자(turncoat)"라 하고 있고, 현재 영국 경제지표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실제 총선 때 이 상황이 보수당에 대한 표로 연결될지는 대단히 "글쎄올시다"의 분석이다. 다음 총선 때에도 자유당과의 헝-팔리아먼트 구성이 제일 유력하기 때문이다. 총선에 이긴다고 해도, EU 탈퇴가 아닌 EU와의 재협상은 캐머론에게 "배신자"의 낙인을 찍기에 딱 좋다. 게다가 보수당의 열혈한 지지자였던 "The City", 이른바 런던 금융계도 캐머론에 대해 미심쩍어 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전통적으로 보수당 지지자들이지만, 탈-EU를 원하는 쪽은 헤지펀드 정도 밖에 없다. 어차피 제일 큰 자본은 유럽 내에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유로 위기와 관계 없이 유럽과의 관계 유지가 우선이다. 그리고 이들은, 캐머론의 2인자이자 재무부장관인 오즈본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 국민투표까지 가지는 말자고 말이다. 캐머론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앞에서는 공공연하게 재협상을 외치면서 뒤로는 밥줄인 금융계 때문에 EU와의 연결을 끊지 말아야 할까? 보수당 내에서 "또다른 배신자"로 여기고 있는 오즈본 또한 리더십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는 은행연합을 위해 EU 조약 개정을 원했었고, 그의 제안은 작년 말,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장관에게 깨끗하게 완패당했다. 그에 따라 영국의 왕따화가 심화됐고 말이다.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독일로서는 조약 개정을 발동할 경우, 영국에게 유로권 내 지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니 당연히 영국을 쳐내야 했었다. 메르켈의 경우는 "독일의 입장상" 조약 개정을 원하고 있지만, 물론 영국식의 개정은 아니었다. 메르켈이 상당히 노련한 것이, 그녀는 조약 검토의 시한이나 내용을 명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그런 내용을 공공연하게 떠든 것은 영국이었다.) 국내 어디에서건 포화를 맞고 있는 캐머론은 외국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캐머론이 선물로 줬던 Arsenal 축구 유니폼을, 폴란드 총리는 "공개적으로" 자선재단에 기부해버렸다. 아, 그렇다면 전통적인 우호국(?) 프랑스에 기대어야 할까? 주말에 만났던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캐머론의 구애를 단칼에 거절했다. ...et s'il y a des modifications de textes, elles ne nous paraissent pas aujourd'hui dans l'ordre de l'urgence. 조약 수정은 안 급하다는 말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스터 캐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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