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빙글에서 공식 인증해 주신 스토리텔러(헤헿) optimic입니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말씀해주셨으니, 앞으로는 저를 소개할 때 '스토리텔러' 라고 해도 될까요...?
나 너무 이 단어가 맘에 드는데...헿...
정말정말 기분 좋은 소식이었어요.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이 영광을 #나나연에 돌리겠습니다!
사실 이번 주는 글을 좀 쉬려고 했었습니당.. 왜냐면 제가 출장 때문에 어제 신안군 흑산도를 들어갔다 왔기 때문이죠...
경치는 정말 좋았는데... 멀미가... 쾌속선이 그렇게 흔들리는 줄 처음 알았어요... 처음 타봤거든요...
음... 무슨 느낌이었냐면...
디스코팡팡을 타는데... 입장료가 목숨이고... 미친듯이 돌아가는데... 남은 시간은 한 시간...
정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습니당...
그래서 그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서 이번 주까지는 좀 쉴까 하다가!
그래도 힘내서 하나라도 올리려고 왔습니당!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아! 제가 축구 글과 이 글과 공포 글을 쓰면서, 셋 다 다른 말투를 쓰니까 너무 헷갈리더라구요... 그래서 [아.모.르]도 친구한테 말하듯이 편하게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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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온이 부산에 떴다 하면 짝퉁 백포스 꺼내 신고선 어디든 달려갔고
사이먼 도미닉 - 사이먼 도미닉
가리온이 깔아놓은 홍대 신촌 리듬위로 개코 let's go get em
개코 - 될 대로 되라고 해
가리온 형들의 마르지 않는 펜을 쥘 자격이 있는 자들에게만 꿈을 꾸게 해
허클베리 피 - Rap Badr Hari
메타 형의 빠돌이 내 나이에
드렁큰 타이거 - 힙합 간지남
메타 형의 은혜지. 좁은 내 방의 이름 Quiett Heaven
더 콰이엇 - 우리들만 아는 얘기
가리온 형들이 말했던 약속의 장소는 과연 어디였을까
팔로알토 - escape
우리는 새로운 가리온 대한힙합의 호카게요
수퍼비, 트웰브 - 야 인마 (Feat. Jvcki Wai)
지금까지도 수많은 래퍼들의 언급과 샤라웃과 존경을 받는 그 이름.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시작점이자 뿌리.
홍대에서 신촌까지 깔아놓은 힙합 리듬.
오늘의 [아.모.르]의 주인공.
마르지 않는 펜. 가리온의 MC메타(Meta)
아마 힙합을 좀 오래 들었거나,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이름일 거야.
아니, 힙합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리스펙트를 외치는 사람이지.
MC메타는 정말 오랫동안 활동한 뮤지션이야.
현재 한국 힙합의 대부라고 불리는 더 콰이엇이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이면서,
이제는 한국 힙합의 거장으로 다들 자리를 잡은 '다모임' 의 멤버들이 어릴 적부터 존경하던 뮤지션이야. 가리온의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고 해.
그 외에도 수많은 래퍼들과 뮤지션들이 존경을 표하는 사람이야. 한국힙합의 역사인 타이거JK가 본인을 스스로 '가리온 빠돌이' 라고 말할 정도니,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지 느낌이 오지?
MC메타라는 이름의 뜻은 은유를 뜻하는 'Metaphor' 의 약자로, "개인적인 은유를 음악을 통해 담아내겠다"라는 뜻이라고 해.
MC메타는 1971년생. 올해 50살이야. 지금은 은퇴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냐고?
NO. 현재까지도 힙합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
불과 며칠 전만해도 딩고 프리스타일 '킬링 벌스'에 출연해 본인의 킬링 벌스들을 15분가량 막힘없이 소화해냈지!
50세의 나이에 정말 대단한 자기관리인 거 같아..!
메타는 고등학생 때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게 음악의 첫 걸음이라고 해. 록 음악과 헤비메탈을 들으며 포크송 위주의 가요도 즐겨 들었대. 그러다 처음으로 방송에서 힙합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고 힙합에 빠져들었다고 해.
그러던 1997년. 당시 언더힙합의 성지인 마스터플랜에서 '나찰' 이라는 래퍼를 만나 함께 팀을 결성했고, 그게 바로 한국 힙합의 '마지노선'이자 '최전선' 이라 불리는 '가리온' 이라는 그룹의 시작이었어. (마스터플랜은 한국 힙합이 자리를 잡기 힘들었던 시절 힙합 뮤지션들이 와서 공연하던 힙합의 성지였어. 가리온, 주석, 허니패밀리 등이 공연을 했고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의 미쓰라진 등이 이 클럽을 통해 데뷔했어.)
가리온이라는 뜻은 "몸 전체의 털이 흰색이고, 갈기만 흑색인 말" 이라는 순 우리말인데, 순수 한글로만 구성된 가사를 사용해 한국적인 힙합을 다져가겠다는 뜻이야.
이에 걸맞게 MC메타는 한글로만 구성된 가사를 많이 썼는데, 가사를 들여다보면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아.
언더그라운드에서는 1998년 2월에 정식 데뷔를 했지만, 가리온의 이름을 단 정규 1집이 나온 것은 2004년이었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그 사이 메타는 주석과 아웃라임즈라는 팀을 잠시 결성하기도 하고, 여러 아티스트들의 노래에 피쳐링으로 참여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긴 시간이 지나 30대 초반을 지나갈 무렵에서야 1집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어.
(가리온 1집 - GARION)
지금까지도 한국 힙합의 성서로 불리는 명반이야.
옛 이야기
지금 들으면 조금 지루하고 올드한 느낌이 있지만, 이 형님들은 90년대부터 이렇게 랩을 했어. 이 당시엔 엄청난 센세이션이었어. 한국어 라임과 플로우를 성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가리온은 원래 3인조였어. DJ를 맡던 JU가 1집 이후 음악적 견해 차이로 탈퇴했지.)
이 앨범은 지금까지도 힙합 앨범들 중 마스터링이 가장 완벽하게 된 앨범으로 손꼽히고 있고, 2000년대 베스트 앨범 100 중 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중 36위로 선정되어 있어. 또한 한국 인디 20년 특집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장의 음반" 27위로도 선정되었지.
앨범의 마스터링은 미국 뉴욕에서 했고, 1집이 발매되자마자 유럽에서 수입해갔어.
지금이야 k-pop 열풍과 함께 힙합 뮤지션들이 월드투어도 다니는 세상이지만, 이 때 당시에는 한국 힙합 뮤지션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어!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 합작의 문화 예술 전문 채널인 아르테(arte)에서 가리온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제안하기도 했어.
국내에서는 금지곡으로 판정되어 라디오에서 한번도 들어볼 수 없었던 "옛 이야기"는 특유의 독창성과 뛰어난 음악성으로 미국, 독일,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더 많이 방송되었어.
가리온이라는 그룹의 힘과 음악성을 세계가 주목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
소울 컴퍼니
(소울 컴퍼니의 공식 로고 '샘')
초창기 멤버에 더 콰이엇이 있었으니, 그가 왜 MC메타를 '아버지' 라고 부르며 따르는지 알 수 있겠지? 더 콰이엇 뿐만이 아닌 소울컴퍼니 출신 아티스트들인 매드 클라운, 랍티미스트, 키비, 화나, DJ웨건 등을 포함한 멤버 전원이 MC메타를 정신적 지주로 여긴다고 해.
메타는 소울컴퍼니의 활동에도 많이 관심을 가지며 직접 소울컴퍼니 아티스트들의 노래에 피쳐링을 해 주기도 했어.
MC메타가 피쳐링 한 노래는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아. 100곡은 한참 전에 훌쩍 넘었다고 해.
가리온의 앨범은 엄청나게 긴 주기를 갖고 발매되는 것으로 유명한데, 1집이 팀 결성 후 7년만에 나왔으니 시작부터 그 명성을 쌓아갔던 거였지.
메타는 1집을 내고 나서 공백기동안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주차 관리인 일을 하며 생활을 했어. 그렇게 꿈을 놓지 않고 가난과 싸워가며
가리온 2집 'GARION 2'
(2집의 대표곡 영순위야.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엄청난 완성도와 라임 배열,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리온을 대표하는 확고한 색깔, 라임을 쪼개서 갖고 노는 트랜디함이 뒤섞인 명곡이야.)
2011년 제 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힙합 음반과 "영순위"로 최우수 힙합 노래를 수상하면서 힙합 부문을 싹쓸이하더니, 이 시상식의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 역시 석권하면서 단일 음반으로 3관왕을 달성했어. 한국 힙합 음반이 올해의 음반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지.
이후 2011년 최초로 사투리를 이용한 랩을 선보인 "무까끼하이"라는 곡을 발표해.
"무까끼하이"라는 말의 뜻은 경상도 대구 사투리이며 고지식하고 무뚝뚝하고 무식해보이는 사람 및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해. 이 노래에서 메타는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해서 랩을 했는데, 이 때를 기점으로 한국 힙합에서 '사투리'를 사용한 랩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어.
그리고 이 노래는 2012년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랩&힙합 노래를 수상했지.
이후 2012년엔 한국 힙합에서 짬 좀 먹은, 실력이 증명된 아티스트들이 MC메타를 중심으로 모여 크루를 결성해. 그 크루의 이름은 불한당(不汗黨). 가리온, Sean2slow, 넋업샨, 피타입(p-type), DJ SKIP 등이 모여 만든 크루로, 한국적인 힙합을 하고자 만들었다고 해.
대표곡인 '불한당가'야. 판소리 박자에 판소리가 뒤를 받쳐주는 형태인 전통적인 우리 소리를 비트로 깔고 랩을 한 노래야. 중간중간 나오는 판소리 구절은 '상일층 용사의 각인' 이며, 적벽가의 한 구절이야. 이 노래는 한글라임의 왕이라고 불리는(쇼미더머니에 나와 이미지가 조금 깎였지만...) 피타입의 가사가 정말 인상적이고, 전체적으로 굉장히 실험적인 곡이야.
그리고 이 노래는 2014년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랩&힙합 노래를 수상했어. 이로써MC메타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가장 많이 수상한 힙합 뮤지션이 되었지.(거의 힙합계의 유재석)
지금은 대학교에서 교수님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후배들을 위해 무대를 마련하기도 하고, 누구나 마이크를 잡고 랩을 할 수 있게 프리스타일 판을 열기도 해. 여전히 음악도 하고 있고.
가리온 2집이 나온 지 10년이 됐는데, 혹시 올해는 3집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중이긴 해.
혹시 모르지. 어마어마한 완벽주의자인 MC메타가 어마어마한 명반을 들고 와 우리에게 충격을 선사할 지. 항상 그랬으니까.
오늘의 아.모.르는 여기까지야.
누군가는 보면서 '무슨 옛날사람 이야기를 그렇게 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구닥다리 느낌이고 내가 봤을 땐 랩 못하는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그치만 이 사람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다모임' 멤버들, 더 나아가 일리네어, 엠비션뮤직, 저스트뮤직, AOMG 같은 거대한 힙합 레이블들과 우리가 듣고 있는 수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은 없었을 수도 있고, 아직까지 힙합이라는 장르가 마이너한 소수 매니아가 듣는 장르로 남아있었을 수도 있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오래 신어서 낡고 싫증나버린 헌 운동화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극소량만 생산해 누구나 갖고 싶은 한정판 운동화
'구식'이 아니라 '클래식' '퇴물'이 아니라 '근본'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과 함께 후배들의 발전에 힘쓰는
진정한 한국힙합의 선구자.
한국 힙합의 아버지.
뿌리깊은 나무.
MC메타였어!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MC메타의 곡 몇 가지 추천하면서 마무리할게!
다음 시간에는 또 다른 사람으로 돌아오겠어!
읽어줘서 고마워!
진흙 속에서 피는 꽃 (Feat. Mc Meta, Kebee) - The Quiett
우리가 태어났던 그
그 곳의 낯선거리에서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을 봤어.
그 꽃의 의미는 곧 우리의 심장
모두의 기억 속에 서서히 잊혀갔지만
모든 것을 얻었다 또 모든걸 잃고
진흙 속에 피는 꽃은 피고 또 지고
작은 군중들 속에서 우린 외쳤네.
다시 거친 그 말투를 Mic에 전해.
더 콰이엇의 명곡으로 평가받는 곡이야.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고통과 뚝심을 담은 곡이야.
개인적으로는 돈과 여자 권력 이런 걸 이야기하는 지금보다 이 때가 더 낭만적이었고 멋있었다고 생각해.
Primary Skool - 지붕 위의 바이올린 (feat. 가리온)
눈 한번 깜박거리면 모든것이 끝나
더없이 짧은 인생 무엇을 남겼을까
불 타던 내 젊음도 짧디짧은 순간
밤 새 울던 바이올린 이 순간도 불타
우리가 아는 그 프라이머리. 프라이머리의 곡에 가리온이 피쳐링한 노래야. 곡 전반에 흐르는 바이올린 전주와 가리온의 랩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뭔지 모를 감성적인 끌어올림을 부르는 곡이야. 상당히 심오하고 시적인 가사와 절묘한 프라이머리의 프로듀싱이 이 곡을 만들어냈어.
가리온 - 생명수
'난 생명수를 얻었어!'
함께 다니던 길목은 추억의 꽃으로 덮였어
'니가 웃으면 세상이 함께 웃었지'
이 판이 커질수록 균형은 무너졌지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
한땐 맘보다 규칙을 더 믿었지만 이길 수 있어
'사실 난 게임을 하는 게 아니야'
너와 내가 사랑에 빠진 바로 그 때부터!
가리온의 사랑노래. 한국 힙합의 정수라는 느낌과 한글로만 구성된 가사, 타이트한 랩핑.
뭐니뭐니해도 이 곡의 가장 큰 장점은 정말 잘 쓴 시를 읽는 거 같은 가사야. 나온지 10년이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촌스럽지 않고 클래식한 명곡이라고 생각해.
뮤지션의 곡을 추천할 땐 항상 세 곡만 한다는 나의 철칙이 있어서 이렇게 세 곡만 추천할게. 이 외에도 정말 여러 명곡이 있으니까 꼭! 들어보길 바라! 제발!
(여담으로 일리네어의 '연결고리' 라는 명곡의 훅도 MC메타가 한 거야. '연결고리' 라는 말을 애초에 MC메타가 자주 썼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