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733호_3편

다들 재밌게 보고 계신가요?

레딧썰은 뭔가 일본이나 우리 나라 괴담보다는 산뜻한 느낌이죠?

악마라는 존재가 우리 정서에 크게 와닿지 않아서 그런가..

그래도 레딧괴담은 가볍게 읽기 좋아서 자주 챙겨봅니다 핳핳


뭔가 분량이 애매해서 두 편을 합쳐서 올리고 있는데,

벌써 다음 편이 마지막입니다 (섭섭)


후다닥 올려보겠습니다.



태그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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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은 건 더 말할 것도 없다.


다음 날 아침, 리디아와 함께 기숙사 관리실에 가서 새로운 방 배정을 요청하고 부디 바꿀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방 배정이 결정될 때까지 절대 지금 방에 혼자 있지 않기로 약속했다. 주말이면 둘 다 집으로 가던가, 아니면 같이 기숙사에서 자던가 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점차 우리는 주말마다 각자 남자친구네에서 지내게 됐다.




이안에게 그날 일을 말하자 교내 초현실 동아리에 가보는 것을 추천했다.

마지 못해 그들과 약속을 잡았고, 화요일에 옷을 멀끔하게 차려입은 크레이그라는 학생과 그의 '동료' 네 명을 만나게 됐다.




리디아와 나는 그간 있었던 사건사고를 모두 털어놓았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었어도 낱낱이, 전부. 크레이그와 네 명은 30분 동안 조용히 우리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이야기가 끝났을 때, 비로소 그들이 입을 열었다.



"그게 다예요?" 크레이그가 물었다.


"네..." 내가 천천히 대답했다.


"동료들과 상의할 시간이 필요한데, 잠시 나가서 기다려줄래요?"


"그러죠," 리디아가 관대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났다.


"넉넉하게 상의하세요."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리디아는 콧방귀를 뀌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가자."


"가긴 어딜 가?" 내가 물었다.


"진심이야?"


"리디아, 제발. 우리 도움이 필요해. 나 진짜 존나 무서워. 목요일부터 지금까지 기숙사 방에서 잔 적이 없잖아. 이건 우리가 털고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알았어." 리디아가 손을 내치며 말했다.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고 관리실 가서 방 결정됐는지 확인해보자."



복도에서 15분 정도 서성이다 보니 크레이그가 우리를 불렀다.

상황이 상황인 데다가 동호회 '임원'까지 모여서인지, 크레이그가 목청을 가다듬더니 결론을 내놨다.


"여러분이 상대하는 존재는 매우 화가 난 귀신입니다."


"당신의 전문적인 견해인가요, 크레이그?" 리디아가 물었다. 나는 리디아를 쏘아보았다.


"그렇습니다," 네 명 중 한 명이 대신 대답했다.


"비전문가는 귀신이라고 보는 그 존재죠."


"맙소사," 리디아가 탄식하며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리디아의 짜증을 절망으로 받아들인 크레이그가 단숨에 연설을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들. 우리가 두 분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구마 의식을 제대로 모르는 일반인은 영과 마주하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를 찾아온 건 정말 잘한 거예요. 자살귀들은 언제나 분노에 차 있으며 복수를 원하는 존재입니다."


"누구를 향한 복수인데요?" 내가 물었다.


"다른 학생이죠. 이 존재는 괴롭힘을 당하던 중 목숨을 끊었고, 그래서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는 게 분명합니다."


"어, 잠시만..."


"당장 도와드릴 수 있어요. 다만, 동아리를 위한 발전 기금을 조금 내주십사 하는데요" 크레이그가 말을 이었다.


"733호에서 그렇게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건 몰랐습니다. 정말 흥분되네요."


"잘 알겠습니다.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리디아가 내 손을 잡고 일으키며 말했다.


"주말로 일정 잡으실래요?" 크레이그가 물었다.


"연락 드릴게요."


그렇게 리디아는 경계 어린 눈빛으로 나를 잡고 서둘러서 방을 나왔다.

우리는 관리동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시간 낭비였네." 리디아가 말했다.


"나도 동의하는 바이긴 해, 하지만..."


"베카, 제발 저 헛소리에 넘어갔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


"그럼 너는 그 방에 있는 게 그..." 입 밖으로 내기에는 너무 내가 우스워지는 것 같아서 차마 그 단어를 쉽게 뱉을 수 없었다.


"귀신이 아닌 것 같아?"


"뭐, 나도 모르겠어. 근데 그건 아까 게네들도 마찬가지야. 아까 크레이그인가 뭔가는 자기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지도 모르는 것 같던데."


나는 쓰고 있던 후드를 눈 밑까지 잡아당기면서 관리동 데스크로 향했다.


"내가 정리해줄게." 리디아가 말했다.


"아까 게네들은 '고스트버스터즈' 흉내 내는 거고, 우리는 '엑소시스트'에 직접 출연하는 상황이라고."


"알았어," 한숨이 나왔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 계속 남자친구 방에서 자면서 방 배정 날 때까지 기다려?"


"그냥 다 끝났으면 좋겠어." 리디아가 팔짱을 끼고 정면을 응시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행여 733호 옆방에 사는 게 무섭지 않다고 하더라도 분명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무튼, 낮에는 괜찮을 것 같고 밤에만 그 방에 혼자 안 있으면 크게 문제 될 건 없을 것 같아. 우리 방이 귀신 사는 방이랑 붙어있는 것뿐이지 그 방은 아니니까. 그리고 방 배정도 곧 나올 거야." 시간을 확인했다.


"미친, 벌써 2시 다 됐네."


"헐 진짜? 나 가봐야겠다. 이번에 마이크가 시그마 치 모임에 들어가게 됐는데 오늘 입회하는 날이거든."


"맞네, 되게 서둘러서 가입했지."


데스크에 앉아있던 여학생이 우리를 향해 손짓했다. 벌써 우리 차례까지 왔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뭐라고 하는지 듣고 나중에 알려줘," 리디아가 나가면서 내게 말했다.


내가 다가가자, 데스크에 앉은 학생이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저..."


"라일리동 734호 변경 신청한 학생이죠?"


단숨에 허를 찔렸다. "네, 지금 그 방에 살아요. 어떻게 알았어요?"


"어쩌다 보니 대화하는 걸 엿들었어요.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책상에 당신 파일이 있는 걸 봤거든요. 왜 방을 바꾸려고 하는 거예요?"


지쳤다. 이골이 났다. 그럴싸한 변명으로 둘러댈 힘도 없었다.


"왜냐고요? 분명 공실이라고 했던 옆방에서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져서 나랑 친구 둘 다 너무 무섭거든요. 이상한 소음, 속삭임에 노크 소리까지 들려요. 하루는 그 안에 사람이..."


"안에 누가 있었다고요?"


"네."


"733호에 말이죠?"


"네. 문 밑으로 봤거든요. 분명히 안에 누가 있었어요."


여학생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바라보더니 별 의미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방 배정 전이지만 최대한 빨리 처리될 수 있게 메모 남겨둘게요. 하지만 당장은 이동이 불가능하네요. 지금 남은 방이 없거든요."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전 앨리스예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라일리동에서 있었던 자살 사건관 관련해서 조사를 꽤 했는데, 아무래도 내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거창하게 도움은 아니더라도 상황 파악에 실마리가 잡힐 수도 있겠네요."


"그래요?" 내가 머뭇대며 물었다.


"그럼요. 제 방은 테일러동 310호예요. 오늘 4시면 방에 있으니까 오세요."


"고마워요. 안 그래도 도움이 필요해서 초현실 동아리 들렀다 오는 걸이었거든요."


"어휴, 거긴 말도 말아요," 앨리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니까요. 아무튼... 4시에 봐요, 그럼."


"좋아요," 앨리스가 미소로 대답했다.



약속보다 테일러동에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 다행히 앨리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날 나와 리디아가 겪은 일을 누군가에게 두 번째로 들려주게 되었다. 앨리스는 중간중간 질문을 던졌다. 물론 내 대답은 그녀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내가 이야기를 마치자 앨리스가 뒤로 기대서 앉더니 깊은 한숨을 쉬었다.


"믿을 수가 없네요," 앨리스가 고개를 저었다.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진짜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거든요."


"그건 제가 보증할 수 있어요. 지금 들은 내용은 전부 사실이거든요."


"지금은 어때요? 방에 가면요?"


"밤에는 근처도 안 가지만 낮에 가보면 벽 긁는 소리라던가 매우 조용하게 속삭이는 소리가 나요. 가끔 창문이 여닫히는 소리도 나고요. 그것도 해가 존나 쨍쨍한 대낮에요. 하지만 밖에서 보이는 창문은 항상 열린 상태예요."


앨리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음, 일단 두 분이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상황이 이상하고 두 사람은 피해자이긴 하지만요. 당장은 733호를 멀리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그 말에 코웃음이 나왔다. "말이라고 해요? 절대 안 가죠."


"당신도 믿으리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존재는 굉장히 교묘한 녀석에요. 아주 영악하죠. 사기꾼이랄까요. 당신보다 더 똑똑해요."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진 않을게요."


"그럼요."


"정체가 뭘까요?"


"아주 오래되고 사악한 것이죠."


나는 앨리스의 말을 허투루 들으며 방을 살폈다. 들어올 때만 해도 방이 어떤지 둘러볼 여유도 없었지만 지금 보아하니 앨리스가 오컬트에 단순히 '관심이 있다'라고 말하는 건 상당히 절제된 표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굳이 억지로 그 방에 들어가게 될 상황은 없을 것 같아요."


"그렇죠. 하지만 언젠가는 그 방에 들어가는 걸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올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 당신이 상대하는 존재는 벌써 다섯 명을 죽였거든요."


"다섯이요? 세 명이 아니라요?"


"네, 모든 사람이 제가 하는 만큼 조사해보진 않으니까요. 봅시다. 1961년에 엘렌 번햄이 창문에서 투신했어요. 그 여자가 처음이었죠. 다음은 태드 콜린스워스가 1968년에 자살했네요. 이 남자도 투신했어요. 1975년에는 마리사 그리그가 목을 맸고요. 에린 머피가 1979년에 투신했어요. 마지막으로 1992년에 에릭 도스튼이 목을 맸고요."


"다섯 건의 자살이라니. 아니, 학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기숙사를 개방한대요?"


"지금은 안 하잖아요. 그래서 창고로 쓰는 중이고."


"그 당시에는요?"


"그러니까 몇 해마다 한 번씩, 사건을 기억하는 모든 학생이 졸업하면 다시 그 방을 개방했어요. 그때는 인터넷이 도래하기 훨씬 전이었으니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은 자살에 대해서 알 턱이 없죠. 하지만 마지막 자살자였던 에릭 도스튼 이후로 학교는 북쪽 동 7층을 폐쇄하고 남쪽 동에 방을 더 만들었죠."


"그 존재가 원하는 게 뭘까요?"


앨리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혼돈. 죽음. 영혼. 뭐 이런 거 아닐까요? 그 존재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걸요."


"음, 그러면 지금까지 알려진 건 뭐예요?"


"그 존재는 방에 묶여있는 것 같아요. 방 이외의 공간에서는 힘이 한없이 약해지는 것 같고요. 자살자 모두 사망 당시 홀로 그 방에 있었어요. 그 존재는 사기꾼 같은 녀석이에요. 이 정도가 전부예요."


이걸로는 부족했다.


"그 사람들은 왜 그랬을까요?" 내가 조용히 물었다.


"자살자들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아는 건 모든 내용이 증거 파일에 있다는 거예요. 피해자들은 발견됐을 때 당시 정서상 '차마 말할 수 없는' 사진이나 글과 함께 발견됐다고 해요. 그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사악해서 보기만 해도 신체적으로 아프게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자살한 사람들이 그린 거겠죠? 글도 그렇고?"


"네. 그 방에 있는 존재가 뭔지 모르겠지만, 피해자들을 미치게 했던 것 같아요."


"존나 오싹하네요."


"혹시 방에 축복을 내려줄 사람은 찾아봤어요?"


"신이시여."



"신을 모셔오기는 힘들 것 같은데 차라리 신부나 목사가 어때요?"


"아니, 탄식한 거예요. 지금 구마 의식 제안하는 거예요?"


그러자 앨리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럴 수도 있죠. 70년대에 돌았던 소문으로는 이 모든 시발점이 1961년에 장난으로 했던 위자 보드게임이 걷잡을 수 없이 잘못되어서라고 하니까요."


"정말로요? 그건 해즈브로에서 만든 게임 아니에요?"


"60년대에는 아니었어요. 아무튼, 그건 그냥 소문이니까요. 캠퍼스 내에서 이 이야기를 알 만한 사람은 아마 관리동에 있는 톰 모엔 뿐일 거예요. 전에 이야기나 해보려고 했는데 만나기를 거부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1961년에 여길 다녔어요?"


"네. 게다가 라일리동에 살았죠."


"그럼 그 사람을 만나봐야겠네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지, 안 그랬다가는 앞으로 영영 평범하게 못 살 것 같거든요."


"캠퍼스에서 쫓아다녀 볼 순 있겠네요."


"내일 만나볼까요?"


"시도나 해보죠."




출처 :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78565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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