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매일 밤 여자를 하나씩 낚아

레딧썰의 매력에 빠지고 있나요 여러분? 핳핳핳

미친듯이 무섭거나 잔인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같은 분위기가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 주인공은 미드 기묘한 이야기의 '조나단'이 아주 찰떡같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벌써 캐스팅은 끝났어요. (제 망상속에서)



태그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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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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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소름 돋는 새끼!” 여자가 새되게 외쳤다.


난 그저 자리에 앉아서 앞에 놓인 물잔을 멀뚱히 쳐다봤다. 이제는 이런 생활이 익숙하다. 결과는 항상 이런 식으로 이어졌다.


“하 씨발, 집까지 가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 줄 알기나 해?”


안다.


“대답도 안 하시겠다? 가짜 사진으로 존나 친절하고 자상한 척 다하고 만나자고 하더니, 정작 만나서는 입도 뻥긋 못해? 좆같은 찐따새끼!”


여자는 내게 욕지거리를 퍼붓는 동안 조소까지 날렸다.


작은 식당에 있던 다른 손님이 조용히 일어났다. 그는 중년 남성이었다. 그의 복장은 누가 봐도 블루칼라의 복장이었다.


“저기요, 젊은 아가씨. 무슨 일입니까?”


“이 개새끼가 다른 사람인 척 나를 속였어요! 만나자고 여기까지 꼬셔내더니, 참나! 믿은 내가 병신이지!”


남자의눈이 내게 옮겨왔다. 그의 얼굴에 있던 연민은 이미 가셨다. 아니, 이제는 경멸의 빛이 떠 있었다.


“자네,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거야!”


나는 여전히 앞에 놓인 물잔만 바라보았다. 목구멍이 꽉 막힌 기분이었다.


“이봐, 사람 말 무시라는 거야?” 남자가 내게 외쳤다.


이쯤되니 식당에 있는 눈이 모두 내게 쏠리는 게 느껴졌다.


“아뇨” 대답은 했지만 목소리가 갈라졌다.


“쪽팔려서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 모양이지?”


이번에도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어, 미안해요. 엄마. 최소 한 시간은 더 걸릴 것 같아. 아니, 괜찮아요. 그냥 이상한 사람이 있어서 그래. 아니, 오늘 애나 만나는 거 아니야. 네? 아니, 괜찮다니까. 그냥 기차타고 가면 돼. 알겠어요. 지금 출발해요.”


나는 여자의 문장을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미소 지었다. 적어도 한 시간이라, 잘됐다.


“뭘 그렇게 쪼개는 거야?”


블루칼라는 여전히 날 물고 늘어졌다. 나는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하고, 내 앞을 막는 남자를 밀치고 어정쩡하게 출입구로 향했다.


“왜 저러는 거야?” 다른 여성이 친구에게 속삭이는 게 들렸다.


“남자가 다른 사람인 척 여자 속인 것 같은데?”


“대박, 진짜 소름 끼친다!”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내막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


‘왜 엄마를 때려요?’


‘뭐?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이 못난 놈아!’


‘다 봤어요, 엄마를 때렸잖아요. 엄마가 울었다고요’


‘대체 언제 훔쳐본 거냐?’


내 얼굴로 날아오는 따귀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분노로 이글댔다.


‘린다, 애새끼한테 꼰지른 거냐?’


‘아, 아니, 절대로 아니야.. 왜 내가..’


‘아 됐어, 닥쳐 쌍년아!’


얼굴에서 화끈거리는 열감과 고통을 느끼면서 그래도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아빠가 일어나서 부엌으로 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몸을 세워 다시 식탁에 앉았다. 맞은 편에 앉은 늙은 여자가 혼자 조용히 중얼대더니 나를 쳐다봤다.


왜 굳이 이런 상황에서 그 기억이 떠오른 걸까, 젠장. 지금 여기는 또 어디고? 바깥에 보이는 역 이름을 확인하는 동안 한숨이 나왔다. 집까지 가려면 적어도 30분은 걸린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다시 확인하자 벌써 밤 11시였다. 제기랄,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


그날 근무는 유난히 힘들었다. 잠은 5시간이나 겨우 잤을까, 게나다 일은 또 어찌나 바쁘던지. 반쯤 감긴 눈으로 창고 바닥에 앉아서 선반 확인과 제품 재포장 작업을 분류했다.


“어이 거기! 여기 웬 쓰레기에 당신 이름이 붙었는데!” 나보다 나이가 있는 동료가 나를 불렀다.


그 말에 직원들 사이로 웃음이 터져 나왔따.


한숨을 내쉬고 그들을 쳐다보지 않으면서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갔다. 현장 근무에 들어온 신입은 언제나 고달픈 법. 누가 봐도 나를 부른 직원이 싸지른 똥을 치우느라 바쁜 와중에, 내 뒤에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들렸다.


“저 새끼는 뭐가 문제야? 말할 줄 알긴 해?” 그중 한 명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몰라, 좀 모자른 놈 같은데”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냥 내버려 둬” 세 번째 목소리가 들렸다.


“뭘 그렇게 걱정해줘?”


“괜히 건드렸다가 이성 잃고 다 쏴 죽이면 어쩌려고?”


“참나, 저런 애송이가 그럴 간덩이나 될까!”


그들 사이로 다시 웃음이 번졌다. 저기요, 나도 다 들리거든요? 젠장, 뭐라는 거야. 어차피 저 사람들도 알면서 하는 걸 텐데.


그 후로 6시간, 드디어 퇴근할 수 있었다. 버스로. 퇴근하면 집까지 30분 걸렸다. 매일 매일 나는 핸드폰에 빠져 살았다.


다운로드했던 수많은 데이트 앱 중에서도 가장 처음 받았던 앱을 실행했다 수없이 많은 후보를 하나씩 넘기면서 사진을 훑었다. 긴 머리, 짧은 머리, 활짜 웃는 얼굴, 자신감 넘치는 미소, 여럿이 찍은 사진 등 구경할 사진은 정말 많았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기까지 5분 정도 걸렸다. 예쁘장한 그녀는 긴 금발 머리칼에 부끄러운 듯, 하지만 개구장이 같은 미소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녀에게 채팅을 보냈다. 다른 많은 여성에게 그랬듯이.


그녀가 답장한 것은 내가 집에 도착한 후였다. 이번 프로필로 고른 사진이 제대로 먹혔다. 약 30분여 의미 없는 채팅을 주고받은 후, 그녀에게 저녁에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답장을 꺼리는 눈치였다. 언제나 그랬다. 나는 그녀에게 미리 준비한 말을 전송하면서 그년의 용기를 북돋았다. 아첨을 곁들인 거짓부렁을 그녀의 마음에 밀어 넣었다. 그녀는 쉬운 상대였다. 몇 분 만에 데이트 약속을 잡았으니까. 안도감을 느끼면서 침대에 등을 대고 누웠다.


다시 핸드폰을 확인했다. 나갈 시간까지 몇 시간 여유 있었다. 알람을 맞춰 놓고 낮잠을 좀 자야겠다. 갖춰 입거나 꾸미고 나갈 필요 없어 시간도 넉넉하니까.


아빠가 내 얼굴을 또 한 번 갈길 때, 엄마는 다른 방에서 울고 있었다. 아빠는 6대를 더 때리고 나서야 숨이 찼는지 멈췄다.


‘망할 거짓말 하면 그렇게 쳐 맞는 거다!’ 아빠는 내게 소리 질렀다.


‘하지만 내가 봤단 말이에요’ 나는 낮은 목소리로 우물대듯 대답했다.


‘뭐라고 했냐, 병신새끼야’


나는 몸을 둥글게 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따.


‘그럴 줄 알았다’


엄마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눈이 떠졌다. 왜 항상 꿈에 그놈이 나오는 거지? 제기랄!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동안, 아빠를 생각했다.


아빠가 항상 쓰레기였던 것은 아니다. 내가 정말 어렸을 땐 좋은 아빠였다. 그런데 어느 순산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아빠가 엄마를 때린다는 걸 안 이후로는 나 역시 폭력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폭력은 몇 년 동안 이어졌고, 마침내 나는 맞지 않으려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 그걸 말한다 한들 도움이 되는 것은 없었다.


10대로 접어들고 엄마의 죽음으로 아빠와 나는 다시 가까워 졌다. 굳이 말하자면, 필요하니까 서로 친해진 것이었다. 나는 아직 미성년자였기에 원한다고 마음대로 독립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세월은 아빠에게 야속했고, 술 역시 영향을 줬다. 옛날 사진 속 아빠는 참 멋졌다. 아니, 잘생겼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제 40대를 바라보는 아빠는 그보다 훨씬 더 늙어 보였다. 얼굴은 창백한데 몸은 퉁퉁하고 잿빛이 돌았다. 하도 맥주를 들이켠 탓에. 배는 만삭 임산부를 방불케 했다. 상의는 뭘 입어도 옷이 버티지 못하고 찢어졌다.


“저기 저 여자 보이지? 저런 여자가 내 스타일이라고” 아빠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나는 우리 앞에 선 젊은 금발 여성을 보았다. 체구가 작은 그녀는 소심하고 어정쩡해 보였다. 천천히 그녀를 뜯어보자 팔에 멍 자국이 보였다. 슬그머니 발을 옮기고 있었다. 엉덩이 위, 그러니까 허리 부위에도 멍이 보였다. 엄마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폭력적인 관계에 휘말렸고, 언제나 술주정뱅이에게 맞았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혹시 짐 옮기는 데 도움 필요해요?” 아빠가 지나치게 친근하게 손을 내밀며 그녀에게 접근했다.


아빠를 쳐다보는 여자의 얼굴에는 놀람과 역겨움이 뒤섞여 드러났다.


“아뇨 괜찮아요” 여자는 낮은 소리로 웅얼댔다.


“왜 이러셔, 비싸게 굴지 말고 자기. 내가 도와준다니까?”


아빠가 이렇게 말하면서 여자의 짐 하나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아빠는 짐을 잡으면서 다른 손을 여자 등으로 가져갔다.


“괜찮다니까요, 난..”


“괜찮아, 괜찮아. 내숭 떨어봤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 아빠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아빠!” 나는 아빠를 부르면서 어깨를 잡았다.


“늦었네요, 빨리 가죠. 배고파 죽겠어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여자가 아빠 손에 있던 짐을 낚아채더니 재빨리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젠장, 대체 뭐라는 짓이냐, 이 멍청아?”


손바닥이 얼굴에 날아들었다.


“여차하면 자빠뜨릴 수 있었는데!” 이어지는 욕지거리


아빠는 언제나 이런 식이였다. 기회만 포착하면 놓치지 않고 여자를 구워 삶으려고 했다. 무례하고 호색한이었던 아빠의 행동은 가끔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아빠가 땅에 묻힐 때 나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버스에 오르자 또 30분이라는 이동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제일 최근에 연락한 데이트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이모티콘을 싫어한다. 아니, 증오한다고 표현하는 게 옳다. 하지만 여자들과 연락할 때 메시지에 매력을 더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사람들은 그런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날 만남의 장소는 작은 술집이었다. 그녀에게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상은 순전히 거리 때문에 고른 장소였다.


술집에 먼저 도착해서 창가에 앉았다. 나는 항상 먼저 도착했다. 주변을 주시하고 여자가 진짜 오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버스가 몇 차례 오고 가더니, 마침내 반짝이고 통통 튀는 금발이 내렸다. 여자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내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저 도착했는데, 혹시 왔어요?’


‘네, 창가에 있어요. 제일 뒤에요!’


여자가 들어와서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술집은 절반 정도 찬 상태였다. 여자가 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지만, 곧 다시 나를 쳐다봤다.


‘안 보이는데요.’


‘방금 봤잖아요.’


나는 고개를 들어서 어색하게 인사한 후 다시 고개를 돌렸다.


곧 그녀의 구두가 딱딱대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자 미소가 싹 가신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누구세요?”


“내가 데미안이에요” 내 대답이 우물쭈물 나왔다.


“장난해? 아니, 말이 안 되잖아요! 사진이랑 다르잖아!” 여자가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찾더니 곧 내 얼굴에 화면을 들이밀며 말했다.


“이게 당신이라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벌써 술집 안 사람들 일부가 나를 흘긋대고 있었다.


“저기요!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요! 지금 장난하는 거예요?”


그 이후는 지난번과 같았다. 어색하게 술집을 나온 후,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또 한 번 웃었다. 내 예상대로라면 그녀는 지금 잔뜩 화가 난 상태로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으리라. 졸음이 밀려와서 잠시 눈을 붙이는 와중에도 열은 식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다시 한번 미소 지었다.


다음 날 역시 일하는 시간은 느리기만 했다. 그나마 슬쩍 딴짓할 시간은 있었다. 나는 간간이 여자들의 프로필을 확인했다.


그리고 즉시 느낌이 오는 그녀를 발견했다.

짧은 갈색 머리, 장난기 넘치는 미소와 배꼽티.


그녀와의 대화는 흥미진진했지만 쉬운 대화 상대는 아니었다. 내가 던지는 멘트와 허세에도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설정해둔 프로필 사진은 효과가 있었다. 그녀가 마침내 나와의 만남을 약속한 것이었다.


남은 근무 시간은 조용히 흘러갔다. 일부 동료가 한껏 들뜬 내 감정 변화를 눈치채고 더 많은 모욕을 던지긴 했지만 말이다. 어차피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


골랐던 작은 식당에 도착한 나는 이번에도 창가 자리에 앉았다. 종업원이 자꾸 주문을받으러 오더니 세 번째에는 심하게 눈치를 줬다. 결국 낮은 목소리로 음료 하나를 주문해야 했다.


‘어디예요?’


‘미안해, 자기. 친구들이랑 놀러 나왔거든요.’


나는 한껏 인상을 찌푸린 체 화면을 노려봤다.

제기랄, 안 오는 거잖아? 욕지기가 일었다.


‘어디 가는데요?’ 내가 물었다.


‘팀버스! 되게 좋아요. 이따가 들를래요?’


구글맵을 열어서 위치를 확인했다. 팀버스라, 시내에서도 중심부에 위치한 곳이다.


“주문하시겠어요?” 불친절한 종업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님?”


“씨발” 다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오늘도 ‘그런 날’중 하나가 되겠군.


“손님, 주문을 안 하실 거라면….”


종업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밖으로 향했다. 탁 트인 거리로 나와서 앱을 열어 다시 한번 그녀의 사진을 확인했다.


버스에 오르면서도 안달 난 마음을 어쩔 줄 몰랐다. 이렇게 끝낼 순 없다. 이렇게 되면 안 되는 건데!


시내 중심가까지 가는 데 약 30분 소요됐다. 가는 내낸 긴장되는 탓에 좌석에 엉덩이를 제대로 붙이고 있기도 힘들었따. 주기적으로 그녀의 사진을 확인하면서 최대한 그녀에 대한 것을 익혔다.


버스가 정류장에 서기도 전에 나는 이미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하차 벨을 눌렀다.


자, 대체 여기가 어디냐?


구글맵을 따라서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가는 길마다 눈에 들어오는 게 클럽과 술집이었다.


그때 그곳이 눈에 들어왔다. 수백 미터 앞에 ‘팀버스’라는 네온 간판을 단 작은 술집이.


나는 곧 술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문지기가 나를 훑더니 어깨를 으쓱하곤 들여보내 주었다. 내 눈은 술집을 가득 채운 손님들을 정신없이 훑었다. 젠장, 이미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그녀가 아직 여기 있을까? 심지어 술집에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너무 짜증났다. 사람들을 밀치고 지나가는 나에게 맴서운 눈초리가 쏟아졋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내 눈이 그녀를 찾았다. 짧은. 갈색 머리에 장난기 많은 미소. 그리고 배꼽티를 입은 그녀. 하지만 그녀 옆에 앉은 남자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른 것을 보자 표정 관리가 안 됐다.


나는 구석으로 가서 그 술집에서 파는 가장 저렴한 칵테일 한 잔을 주문했다. 술을 받고 다시 두 사람을 향해 갔다. 남자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는 것을 지켜봤다. 남자가 그녀의 팔을 쓰다듬고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지켜봤다. 그녀는 키득겨렸지만, 남자가 키스하려고 하자 고개를 돌리며 그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녀는 장난기가 많았다. 어째서인지 남자는 그녀의 말에 미소지었고,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저 미소, 저 망할 놈의 미소. 저것만 보면 알 수 있다.


덜덜 떨리는 데다가 잔뜩 긴장한 상태로 전진했다. 하지만 내 눈은 남자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두 사람에게 거의 다다랐을 즈음, 덩치 큰 남자 하나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이봐, 제대로 보고 다니라고!” 덩치가 나를 옆으로 밀치며 외쳤다.


덩치에게 밀려 짧은 머리를 한 여자 옆에 앉은 남자와 정면으로 부딪히고 말았다.


내 손이 그의 얼굴을 치면서 들고 있던 술을 그의 옷에 쏟고 말았다.


놀란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났다. 순간적으로 그녀는 튀는 술을 피하려고 의자 뒤로 몸을 쭉 내뺐다.


균형을 잡으면서 그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내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남자의 주먹이 내 얼굴에 꽂혔다.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더니 입 안에 비릿한 피맛이 났다.


“뭐 하는 짓이야, 이 병신 새끼가!”


그는 내게 두 차례 더 주먹을 날렸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고 내게 발길질을 하며 욕을 내뱉었다.


“뒈지고 싶냐, 이 쓰레기야!”


나는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 남자가 다시 나를 차려고 했지만, 그 순간 문지기들이 나타나서 그를 잡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내 옆에 무릎을 대고 앉았다.


“저기요, 괜찮아요? 구급차 불러줄까요?”


대답 대신 고개를 젓고 어마무시한 노력으로 일어나려고 했다. 두꺼운 손이 나를 일으켰고, 정신 차리고 보니 아까 부딪힌 덩치가 내 앞에 있었다.


“젠장, 미안해요” 아무래도 이 사달이 자신 때문에 일어나서 당황한 듯한 목소리였다.


“저 새끼가 또라이일 줄 누가 알았겠어!” 덩치가 이제는 문지기에 의해 끌려가는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윽고 바텐더가 오더니 경찰에 신고해주기를 원하느냐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덩치와 문지기들의 도움으로 경찰에 자세한 진술을 할 수 있었다.


“병원까지 모셔다드릴까요, 선생님?” 경찰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인계를 끝낸 경찰이 떠나고, 문지기와 덩치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자 그가 씩 웃으며 말했다.


“나 같아도 작업을 망쳤으면 죽도록 팼을 거예요.”


나는 덩치에게 약한 미소를 보이면서 말했다.


“네, 아무래도 작업 중이었던 모양이네요”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까 그 여자는 갔어요. 남자가 미친 듯이 돌변한 순간 바로 갔거든요! 놀란 것 같았어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한번 그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술집을 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핸드폰으로 그녀의 사진을 다시 확인했다. 오늘 밤은 지금 처음으로 긴장을 푸는 것 같다.


그녀가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 침대에 누워 자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내 머릿속을 떠난 것은 피범벅이 될 때까지 얻어터진 그녀의 모습이었다. 그녀 위에 서서 비열한 웃음을 흘리는 남자의 모습 역시 사라졌다.





내 예지가 바뀌었다.


물론 마음은 아팠지만, 그래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녀를 구했으니까.



출처 :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8714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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