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삽살개의 유래

오래전부터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하나 있다. 삽살개에 관련된 부분인데 뭐 이제 와서 삽살개의 유래를 알아서 뭐하나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옛날엔 삽살개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삽살개에 관한 오해가 무엇인지 나름의 모아둔 정보와 지식을 풀어본다.


먼저 삽살개를 이야기 하려면 필히 사자개 짱오 혹은 짱아오라는 개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짱오는 몸무게가 약 80kg에서 많게는 100kg도 나가는 대형견이다. 짱오가 벽을 잡고 일어설 경우 키가 웬만한 성인남성만 하다. 크기가 어찌보면 송아지만해서 송아지만한 개가 있다고도 사서에 기록되어 있다. 짱오는 중국에서 인기가 정말 많은 개이고 정말 비싸게 거래 되었던 개이다.

짱오(보테쿠쿠르)의 모습.


현재에는 티벳탄 마스티프,그리고 차우차우,짱오가 다 다르게 다른 뜻으로 다른 견종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혼동되어 쓰일 때가 있다. 이유는 바로 옛 초기에는 짱오를 서역인들이 '썰매를 끄는 개'라는 뜻의 '차우'라고 부르기도 했고 '짱오(짱아오)'라 불리기도 했으며 이 짱오가 서양으로 넘어가 개량된 것을 '티벳탄 마스티프'라고도 불렸다. 현재 짱오를 '티벳탄 마스티프'라고 부르기도 하며 '차우차우'로 부르기도 해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또 이 짱오와 사모예드가 교배가 된 견종이 지금의 혀가 파란 '차우차우'란 이야기도 있다. 짱오나 사모예드는 혀가 안파란데 아마 돌연변이가 나왔거나 혹은 이 교배된 종이 어떤 혀가 파란 중국의 전통 개와 섞이는 바람에 지금의 좀 더 작은 덩치의 차우차우가 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추측해본다. 차우차우와 짱오는 크기는 다르지만 둘 다 갈퀴가 있으며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게 생겼고 둘 다 사자개로 불린다. 그리고 이 짱오는 모든 맹견들이나 도사견들의 조상이 되는 개라고도 볼 수가 있다. 또 나는 애견훈련사로 두달 간 일을 했었는데 그 때 이 짱오를 세마리정도 관리를 했었는데 짱오는 중국의 개라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이녀석들은 힘도 장난이 아니게 쎄고 대체적으로 좀 사납다. 아마 여기까지는 그래도 강아지를 좋아하시거나 짱오에 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대략적으로 아실 내용들이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들어가보자. 내가 느낀 조금 더 놀라운 내용을 이야기 해보겠다. 이 개의 원산지는 티벳이다. 중국에서 이 개를 짱오라고 부른다고 했는데 짱오라는 이름이 '티벳의 개'라는 뜻이다.

그러면 이 개를 티벳사람들은 뭐라고 부를까? 바로 '보테쿠크르'이다. 이제부턴 짱오라고 하지 않고 보테쿠크르로 명명하겠다. 그래야 나중에 이야기할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티벳사람들은 이 보테쿠크르의 모습을 본따서 석상을 조각했다. 그리고 그 석상으로 하여금 귀족과 왕의 궁, 그리고 신전등을 지키게 하였는데 이 때 암컷과 수컷 두마리를 조각해서 입구에 배치해 놓았는데 놀랍게도 이것이 바로 해치 혹은 해태의 유래이다.


또 이 보테쿠크르는 몽골로도 넘어갔는데 몽골에서는 이 개를 '방카르'라고 부른다. 티벳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은 이 개를 들여와서 많이 키웠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 개는 전쟁때도 쓰였었다. 몽골에서 칭기스칸은 이 개를 약 300마리정도를 키웠다. 그리고 기마병 위주였던 몽골군은 말을 타고 상대진영을 침투해야 했는데 상대의 장창병들이 옹기종기 밀집을 한 상태에서는 말을 타고 달려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 때 이 방카르 300마리를 장창병들 주변에다 풀었고 이내 방카르들은 장창병들을 물어뜯어 전열이 흩어졌고 이 틈을 타 몽골 기마병들이 말을 타고 들어가 휘젓고 다녔다.


이 보테쿠크르는 초기에 유목민들이 일부러 사나운 맹수들이 자주 다니는 산길쪽에 묶어두고 키웠다고도 한다. 곰이나 늑대, 혹은 여러 산짐승들과 대적해서 어떻게든 살아남은 보테쿠크르는 매우 공격적이고 사나운 성향이 길러지게 된다. 또한 보테쿠크르의 또한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중 하나는 충성심이 매우 높다고도 여겨지는 진돗개보다도 더 충성심이 높다. 이건 기록으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애견훈련소에서 일을 할 때도 이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이 있다. 아마 이 보테쿠크르는 한국에서도 그러니까 조선시대 이전부터도 키워졌던 것 같은데 아마 고구려인들로부터 키워지지 않았나 추측을 해본다. 고구려를 건국한 동명성왕 주몽은 몽골에서 왔다는 이야기들이 있고 또 몽골인과 고구려인은 문화나 생활 심지어 지도자의 성씨나 도시이름까지도 매우 유사한 것으로 보아 몽골인들과 거의 비슷한 문화권 틀에서 '방카르' 즉 보테쿠크르라는 개를 키웠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이를 나름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를 이야기 해보자면 일본의 신사에는 그 신사 주변을 지키고 있는 해태석상이 있다. 이 해태석상을 일본인들이 뭐라고 부르는 줄 아는가? '고마이누'라고 부른다. 그럼 이 고마이누는 무슨 뜻일까? 바로 '고구려의 개'라는 뜻이다.

일본 신사에 있는 '고마이누'사진.


그러면 내가 이 보테쿠쿠르가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키워졌다고 추정하는 이유는 이 이유뿐만이 아니다.


이 개가 현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삽살개이다.


그리고 이제 이 윗 그림을 한번 살펴보자. 두가지 모두 다 삽살개를 그려 놓은 것이다. 그럼 저 윗 그림중 오른쪽에 있는 삽살개의 생김새는 현재의 삽살개와 비슷하나 왼쪽의 부리부리하고 험상궂은 인상의 삽살개는 현재의 삽살개와 유사하다고 보긴 어렵다. 저 그림들 뿐 아니라 조선시대 삽살개 그림들은 오른쪽 현재모양 삽살개, 그리고 왼쪽의 험상궂은 삽살개라 보기 힘든 그림들이 공존을 한다. 그럼 대체 왜 삽살개 그림을 저렇게 그린걸까? 일부러 더 상상을 가미해 강하게 그린걸까?


예상을 하신 분도 있겠지만 아마 조선사람들이 키우던 원래의 삽살개는 보테쿠쿠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중간에 현재의 삽살개와 비슷한 덩치때문에 혼동이 되어 현재의 삽살개에게 '삽살개'라는 이름을 붙여서 불렀을지도 모르고 혹은 보테쿠쿠르가 유목민이나 이방인 혹은 흉노족 즉 오랑캐의 개란 이유로 사대부들이 이를 바꾸어서 불렀을 지도 모르고 어떠한 이유로 바뀌어 전해내려온 것 같다. 그리고 보테쿠쿠르라고 불러야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했는데 '보테쿠쿠르'라는 말 자체가 티벳말로 '귀신을 쫓는 개'이다. 삽살이란 말은 '귀신 쫓는'이라는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보테쿠쿠르와 삽살개는 이름의 뜻이 같다. 그리고 우리도 유목민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을 하는 바이다.


내가 애견훈련소에서 일했을 당시를 잠깐 이야기 해보자면 보테쿠쿠르라는 개가 세마리가 있었다. 그 중 한마리만 정말 순하고 나머지 두마리는 정말 사나워서 따로 특별관리가 되던 녀석들이다. 그 특별관리 되던 두마리중 또 한마리는 훈련사 한명을 물어서 훈련사가 6개월동안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고 나머지 사나운 한마리는 종견장이라는 사나운 녀석들만 몰려있는 견사장 끝쪽에서 돌보았었다. 그리고 순한 한마리는 내가 직접 밥을 주고 똥도 치우러 들어갔었는데 이 아이는 만약 내가 실수로 견사장 문을 안닫고 들어갈 경우 기가 막히게 열린 문틈사이로 머리를 먼저 들이 민다. 그럼 못나가게 하려고 내가 얘 목덜미를 잡으면 내가 질질 끌려가고 이내 놓친다. 옛 기록에 보면 산에서 어떤 사찰의 유명한 스님이 삽살개를 타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사찰 안에 적혀 있다는데 그 삽살개는 분명 보테쿠쿠르일 것이다. 삽살개는 아무리 커도 타고다닐 정도는 아닌데 내가 목덜미를 잡고 질질 끌려갔던 보테쿠쿠르는 능히 사람이 태우고 다닐만 하다. 그리고 종견장에서 특별관리 되던 녀석은 덩치가 더큰 아이였으니 충분히 타고 다니고도 남을 듯 하다.


한번은 일을 마치고 휴게실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종견장에서 특별관리 되던 그 보테쿠쿠르녀석이 나를 보더니 정색을 하고 으르렁대며 돌진을 해왔다. 잠깐 풀어놓았던 찰나에 내가 들어간 것이다. 나는 재빠르게 다시 한발짝을 뒤로 나와 문을 닫아버렸고 이내 녀석은 문앞에 쿵 부딪혀 문을 짚고 일어났다. 난 키가 179인데 분명 녀석의 얼굴이 내 얼굴과 같은 높이의 위치에 있었다. 허연 이는 정말 공포스러웠다. 하마터면 요단강을 건널뻔 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오금이 저리다. 이 게시물은 분명 강아지와 관련된 행복한 기억이라는 의미인 happymory라는 항목에 있는데 결코 행복한 기억은 아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선임훈련사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충성심이 진돗개보다도 높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느닷없이 돌변을 해서 주인을 물어죽이는 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견종 역시도 보테쿠쿠르라고 한다.


이로써 티벳에서 시작되어 한반도를 포함한 북방의 유목민족들 손에서 키워지던 짱오의 유래와 역사와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다. 아마 위에서 이야기 했던 특성과 역사적 배경과 키워진 환경때문에 아직도 맹견의 기질을 보이는 녀석이 꽤 있고 지금은 그래도 많이 순화되어 고대나 옛보테쿠크르들보다는 덜 사납겠지만 만일 혹시 짱오를 키울 생각이라면 신중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혹시 키운다면 입마개는 꼭 해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 지금현재의 순딩순딩한 삽살개들도 사랑해주고 또 원래의 삽살개인 보테쿠크르의 근기와 특성들도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


믿지않는다.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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