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is - Closer

잠시 일본을 다녀왔다. 홋카이도에는 눈이 참 많이도 내렸다. 치토세 공항에 도착해서 오타루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Travis의 Closer를 들으며 새하얀 눈밭을 계속해서 바라봤다. 아름다운 것들이 거기에 있었다. 새하얀 눈밭과, 지나가는 하늘과, 저마다 말하고 싶은 것들이 잔뜩인 건물들. 김연수의 소설 속에서 오타루의 연인이 나눈 대화를 기억한다. 눈오는 밤에는 개가 짖지 않는다는, 그런 대화였다. 그런데 왜 개가 짖질 않았는지 그 대답은 기억나질 않는다. 그렇게 지나간 20여일의 시간도 뿌옇게 흐려져 단편적인 기억들만 남게 될 것이다. 어째서 그 날 그렇게 웃었는지, 그들이 왜 그렇게 그리울런지, 눈 오는 그 밤의 불빛은 어떻게 빛났는지. 모든 일정이 끝나고 다시 치토세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또 Travis의 Closer를 들었다. 잘 알던 길을 지나 알수 없는 길에 들어서더니 이내 바다가 보였다. 푹신한 이불에 덮여있는 듯한 마을들 너머로 파란 바다가 소리없이 너울대고 있었다. 그것이 아름답다고 여기며 주변을 바라보니, 진짜 아름다운 것들이 내 옆과 앞과 뒤에, 그 건너편과 그 너머에 조용히 앉아서 날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잠을 자거나, 이어폰을 꽂고 조용히 나와 같은 것을 바라보거나, 무엇인가를 생각하거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하던 그 모든 아름다운 사람들. 항상 아름다운 것들을 보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그 순간에 나를 채우고 있던 그 아름다운 사람들만큼 그리워질 것이 또 있을까.

_음악을 좋아합니다. 장르를 잘 가리지 않습니다. 최신 트렌드는 잘 못 쫓아가겠습니다. + 전통건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건축을 통해 삶의 올바른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현대인에게 가장 유효한 대안 중 하나가 전통건축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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