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특강에서 찾은 순간의 용기 - 박근아(JTV 전주방송 아나운서, 교수, 작가)

촬영 도중 피디 선배가 아주 간단한 영어 스펠링을 몰라 물어본다. 그것도 아주 당당하고 해맑은 얼굴로 물어본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아니, 서울대 나온 거 맞아?!" 라고들 웃으며 말했다. 그 질문 하나로 일순간 선배가 친근한 대상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은 질문조차 할 수 없다 그런 쉽고 간단한 질문을 한다는 것 또한 용기이다. 그 용기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덜할 때 표현되곤 한다. 누군가를 의식하고 질문한 이후 상황까지 추측해 답을 내버린다. 그리고 이내 전전긍긍하다 질문을 포기해버릴 것이다. '서울대까지 나와서 그런 걸 물어보냐'라는 뒷말을 듣고 싶지 않다거나, 혹은 반대로 들키고 싶지 않은 학벌을 의식해서 궁금해도 머릿속에서만 생각할 것이다. '내가 이걸 물어보면 나를 무식하게 보겠지…? 그래서 넌 그정도의 학벌이지…' 라고 확대 해석까지 한다. 간혹 내가 어려운 것을 알고 있을 때도 있고, 남들 다 아는 쉬운 것을 모를 때도 있건만 우린 스스로 이런 상태마저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입을 다물고 있을 때가 참으로 많다. 그래서 그 명문대를 졸업한 선배의 말 한마디를 듣고도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 저 사람이니까 저런 것도 물어보는 거지… 내가 물었어봐. 아휴, 얼굴이 화끈거렸겠지… 저런 당당함이 부럽네. 저 당당함도 졸업장에서 나오는 거야~' 정말 그런 걸까?! 실은 그건 자신을 믿는 마음 상태의 문제인 듯 하다. 그 사람이 명문대를 나와서 누군가에게 잘나 보이고 싶고, 자신의 졸업장에 누가 될까봐 두려워 했다면 과연 이런 간단한 영어 단어 스펠링을 물었을까? 앞서 말한 것처럼 오히려 간단한 게 궁금해 죽겠어도 자신의 간판에 누가 될까봐 말 못 할 것이다. 당당하게 질문하는 것은 그냥 대단한 백그라운드가 있어야만 되는 건 아닌 듯 하다. "대단한 백그라운드"는 정말 궁금해서 물어 본 자기 생각이다. 자신에게 더도 덜도,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 순백의 자신감에서 나온 질문이 아닌가 싶다. life_min20140227_0949.jpg 아나운서 신입시절, 방송인 손석희씨가 특강을 온 적이 있다. 후배 방송인들을 위해 어떤 말을 전할까? 그런데 아주 간단한 인사 후 바로 질문을 하라고 한다. 긴 강연은 없었다. '역시 범상치 않은 분임에 틀림없다'로 새겨지는 순간이였다. 그런데 살면서 우리가 어디 이렇게 순백의 자신감을 표출하며 살기가 쉽겠는가. 간혹 강의 후반부에 질문을 받겠다고 했을 때 당당히 손을 드는 사람들에겐 그 질문의 수준을 떠나서 참으로 멋지다고 표현해준다. 많은 사람 가운데 질문을 할 수 있는 용기 얼마나 멋진가. 대단한 백그라운드는 순백의 자신감 아나운서 신입시절 전국 민영방송 아나운서들 모임에 방송인 손석희씨가 특강을 온 적이 있다. 후배 방송인들을 위해 어떤 말을 전할까? 두근두근 나의 기대는 한껏 고조됐었다. 그런데 아주 간단한 인사 후 바로 질문을 하라고 한다. 긴 강연은 없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아니 이게 뭐지? 난 강연을 듣고 난 후에 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역시 범상치 않은 분임에 틀림없다'로 새겨지는 순간이였다. 이 후 하나 둘 손을 들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기필코 나도 뭔가 질문을 하고 말겠다는 강한 생각이 밀려오고 있었다. 반면 '들은 게 없으니 뭘 묻지? 아는 게 없는데 뭘?!' 눈 질끈 감고 떠올린 질문이 이거다. "머리카락이 자주 흘러내리는 듯 한데요. 그것을 손으로 쓸어 올리는 제스쳐를 봤습니다. 혹시 연출인가요?" 손석희씨는 특유의 웃음을 보내며 " 뭐… 별다른 의미 없어요. 그리고 방송 할 땐 고정하기도 합니다." 순간 '내가 왜 이런 질문을 한 걸까?! 특별한 메시지도 의미도 없는 질문을 했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 짧은 순간의 용기는 두고 두고 내 기억 속에 "용기 내서 잘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질문 안한 이들도 있는데 난 그래도 했잖아?' life_min20140226_1035.jpg 짧은 순간의 용기는 두고 두고 내 기억 속에 "용기 내서 잘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누구나 항상 특별한 메시지만 묻고 질문하라는 법 있나. 이런 말도 하고 저런 말도 하면서 성장해 가는 게 아니겠는가. 그런 사소한 단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도 갖춰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대단한 백그라운드는 주변 시선에, 생각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순백의 자신감이다. 지금 이순간 스스로가 별 의미 없는 질문이나 말을 해서 부끄러워한다면 그 마음 즉시 멈추라고 권하고 싶다. 오히려 "용기 내서 잘했다"로 토닥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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