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초대받지 않은 손님

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여름이 슬슬 다가오는 거 같다가도, 비가 올 때면 아침저녁으로 다시 추워지고... 이상한 날씨네요.

빙글러 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여름이 다가온다는 건, '공포'의 계절이 돌아온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헿

우리 모두 날 더워지면 서늘해지는 공포미스테리로 와서 놀아요 ㅎㅎ..


오늘은 제가 대학교 때 들었던 실화를 가져와봤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제가 들은 실화이지만 편의를 위해 1인칭으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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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대학생이 된 나는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야경이 아름답거나 복층으로 되어있는 곳을 꿈꿨지만, 집안 사정으로는 어림도 없기에 여기저기 발품을 팔면서 돌아다니다 적당한 곳에 저렴한 원룸을 하나 구해서 들어가게 됐다.


그렇게 자취방을 구한 나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러듯, 선배 동기들과 매일매일 술을 들이붓는 나날을 보냈었다. 특히 나는 형들과 많이 친해졌기에, 형들이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 술을 얻어먹고 취한 채로 방에 들어와 잠드는 일이 많았었다.


그 날도 형들의 부름에 냉큼 달려가 술을 열심히 마셨다. 남자 다섯이서 시작한 술자리는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 야 2차 가자 2차!!

- 오늘 술 너무 많이 먹었다. 들어가서 자자.

- 아 2차 가자고 2차!!

- 형들 그럼 제 자취방에 간단하게 먹을 거 사서 다같이 놀다가 주무시고 내일 가세요!

- 오? 성수가 드디어 은혜를 갚네?

- 야 그럼 술값 숙박비로 퉁치고 그 쪽으로 가자!


그렇게 형들과 나는 간단히 안주거리를 챙겨서 집으로 들어갔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자취방에 쭉 누웠다.

좁은 원룸에서 이불 두 개를 나눠덮고 1열로 잠이 든 형들과 함께, 나는 오른쪽 맨 끝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나는 갈증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새벽. 창 밖에서는 가로등 불빛이 창문 안으로 살짝 발을 걸쳐 방 안의 어둠과 섞여 있었고, 내 옆에 1열로 누운 형들이 내뿜는 코고는 소리와 숨소리가 작은 방을 채우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레 일어나 구석에 있는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내 벌컥벌컥 냉수를 들이킨 후, 다시 내 자리로 와 누우려고 했다.


-부스럭-


이불이 움직이는 소리에 앉은 채로 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니, 같이 술을 마셨던 A형이 앉아 있었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채 얼굴만 빼꼼 내놓고 나를 보고 있는 A형을 보며 나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걸었다.


- 어. 형. 저 때문에 깬 거에요?

- ...


그렇지만 A형은 입가에 옅은 미소만을 띄며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형. 안 주무세요?

- ...


여전히 말이 없는 A형을 보며, 나는 '또 A형이 장난을 치나보다' 고 생각을 했다. 평소에도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형이었기에,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빨리 눕고 싶을 뿐.


- 저 먼저 잘게요 형. 형도 얼른 주무세요.

- ...


-스윽-


A형은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스르르 옆으로 누웠고. 이내 이불을 올려 얼굴을 가렸다.


모두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다시 누웠다. 빠르게 몰려오는 졸음에 몸을 맡긴 채.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러다 잠이 들기 직전 문득 생각이 났다.


A형은 술 먹다가 집에 일찍 들어가야된다고 먼저 갔는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오른쪽으로 휙 돌렸다. 누워있는 형들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같이 술을 마신 형들은 잠에 빠져 누워있었고, 맨 끝자리에 A형이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쓴 채 누워있었다.


- 형.. 집에 간다고 가셨잖아요. 언제 들어오셨어요?

- ...


이불을 뒤집어쓴 A형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워있었다.


- 형 잠깐 일어나봐요. 얘기 좀 하게.

- ...


나는 점점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장난이라기엔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정말 장난이라면 깨워서 A형에게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었다.


- 아. 형 빨리 일어나봐요 좀.

- ...


나는 조심스럽게 형들을 넘어 A형에게 다가갔다. 흔들어서라도 깨우고 싶었다. 그리고 모두 다 장난이라고, 미안하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 웃으면서 잠들고 싶었다.


그리고 A형이 뒤집어쓴 이불에 손을 올렸다.


- 형. 아 쫌 일어나 ㅂ...




- 풀썩-


A형을 덮고 있던, 아니 A형이 누워있었던 그 자리. 내가 이불에 손을 대자. 그 자리가 풀썩 꺼지며 평평해졌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이불은 얌전하게 바닥에 몸을 붙였다. 서서히 바닥에 깔리는 이불을 보면서.


-으..으아아!!!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내 뒤에서 형들이 누워서 자고 있다는 사실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고. 형들을 몸으로 덮으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넘어졌다.


- 으윽!

- 아 뭐야!

- 아프다...


갑작스런 나의 비명과 무게에 단잠에 빠져있던 형들이 차례로 일어났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형들과 소란스러운 나에 비해. A형이 있었던 그 자리는 너무나도 고요하고 섬짓했다.


- 혀...형들...

- 뭔 일이여... 꿈꿨냐...?


다른 형이 방에 불을 키고 내 앞으로 다가왔고, 형들은 눈을 비비며 나를 쳐다봤다.


- 형들... 오늘 A형 집에 갔어요...?

- 아까 갔잖아... 갑자기 A는 왜...

- 그럼 이 방에 몇명이서 들어왔죠...?

- 뭔 소리여... 우리 넷이서 들어와서 놀다가 잤잖아...


나는 방금 겪은 일들을 형들에게 이야기했다. 풀썩 꺼진 이불과 창백한 A형의 표정. 어딘가 무미건조했던 옅은 미소까지.


- 장난치고 앉아있네. 잘못 본 거겠지...

- 아니라니까요. 그럼 형들은 이 좁은 방에서 왜 다닥다닥 붙어서 자고 있었는데요. 저기 공간 놔두고.

- 그러게... 좁다고 짜증내면서 잤는데... 왜 아무도 저기서는 안자고 비워놨냐..

- A한테 전화를 해볼까...?


형들 중 한 명이 휴대폰을 들어 A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나긴 신호음이 들리고, 마침내 A형이 전화를 받았다.


- 아...여보세요...

- 야. 너 어디냐?

- 아...집이지 어디야... 왜 새벽 5시도 넘었는데 전화질이여...


잠에서 막 깬 A형의 짜증 가득한 소리가 스피커폰을 타고 좁은 방을 이리저리 맴돌았다.


- 너 우리랑 술먹고 같이 자취방에서 잤냐?

- 뭔 개소리야... 나 아까 10시에 갔잖아... 막차타고 집에 가야되서...

- 아니. 뭐 갔다가 다시 와서 우리랑 같이 놀았다거나...

- 아니. 내일 아침에 나 시골간다고... 그래서 일찍와서 집에서 잤는데 왜자꾸 개소리야...

- 진짜 너 아니라고?

- 막차도 끊겼고 첫차도 안뜬다고 지금.. 짜증나니까 끊어 좀.


그렇게 A형의 졸음과 짜증 가득한 소리와 함께 전화는 끊어졌고, 우리는 잠시동안 정적에 휩싸였다. 모두 침을 꿀꺽 삼키면서 자취방 구석에 비워져 있는 자리와, 얌전히 펴져있는 이불을 쳐다봤다. 좁디좁은 자취방에서, 왜 우리는 저 자리만 비워놓고 넷이서 딱 붙어서 잤을까?

그리고, 이불도 두 개밖에 없는 쌀쌀한 방에서, 왜 우리는 이불 하나는 가지런하게 깔아놓고 나머지 하나로 넷이서 덮고 잠을 청했을까...


아직도 생각하면 슬금슬금 닭살이 돋는, 스무 살 새벽에 있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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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한참 가위에 눌리고, 이상한 일들을 겪을 때. 과 선배였던 어떤 형이 말해 준 이야기였어요. 저는 정말 무섭게 들었고,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한데, 제가 느끼는 이 감정을 여러분들도 느끼셨을 지 모르겠어요! 재밌게 읽어주셨기를 바랄 뿐입니당...


저는 다음 시간에 이 형이 들려준 다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스토리텔러 optimic입니다! 장르 안 가리고 쓰고 싶은 거 쓰는 사람이에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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