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예전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친구들에게 '멍청한 금발 미녀' 같은 영화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나네요. 여기에 '평론가들은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을 법한 영화'라는 말을 덧붙이고 포스터 한 번 슬쩍 보여주면 대충 어떤 영화인지 이해하고도 남을 설명이 될 것 같긴 한데요. 그래도 조금 더 살을 붙이면 일단 생김새는 누가 보더라도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을 정도는 되고, 멍청하긴 하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유치함이 묘한 백치미를 자아내서 제법 끌리는 스타일이라고 얘기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는 원작이 게임인 탓인지 보고 있으면 자꾸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작 게임을 연상시키는 파쿠르 장면이 넘쳐나는 것도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영화의 진행 방식이 더 그래요. 이런 장르의 게임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스토리 진행'과 '게임하는 사람이 직접 주인공을 조종하는 액션 파트'의 반복으로 구성되는데요. 스토리는 개입이 불가능한 동영상 장면으로 알아서 진행되고, 게이머는 이런 동영상과 동영상 사이의 부분, 즉 게임 속 이야기의 한 지점에서 다음 이야기의 지점까지 이동하는 역할을 맡게 되죠. 이 영화의 진행이 딱 그런 스타일이에요. 사건이 벌어지면 관객들이 원인과 결과를 추리할 틈을 주지 않아요. 궁금증 비슷한 것이 생길라 치면 주인공이 셜록 홈즈 뺨치는 추리력과 슈퍼컴퓨터급 판단력을 앞세워 바로 해답을 제시하죠. 그리고 다음 궁금증이 발생하는 지점까지 액션으로 치고 달려요. 이 영화를 본 친구 중 하나가 '등장인물들이 천재라 이야기가 그냥 척척 진행된다'고 했는데 정말 딱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어요. 앞서 언급한 '유치함이 자아내는 묘한 백치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와요. 눈에 뻔히 보이는 것들을 주인공들만 몰라서 이리저리 허우적 거리고 땀 뻘뻘 눈물 줄줄 흘리면서 고민해봐야 어차피 공감대 형성은 안 되거든요. 안 봐도 비디오 같은 뻔한 전개를 늘어놓으면서 쓸데없이 러닝타임만 늘리고 있으면 늘어나는 건 하품이요, 줄어드는 건 팝콘이랑 콜라 뿐이잖아요. 그럴 거면 차라리 이 영화처럼 시간 낭비하지 않고 스토리 막 집어던지면서 시원하게 달려가는 편이 훨씬 좋은 선택이 아닐까요? 남는 시간은 1:1 맞짱이건, 다대다 전투건, 건물 사이를 휙휙 날아다니는 파쿠르건, 액션 시퀀스로 꽉꽉 채워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요. 마치 게임처럼요. 요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규모 있는 액션과 이야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노력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두 마리 다 잡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게 만만치 않다면 차라리 이런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요. 이제와 이런 영화를 두고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얘기하는 건 어처구니 없는 소리겠지만, 요즘 이 정도로 깔끔하게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린' 블록버스터 영화가 흔치 않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 ) - written by 닥터구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 http://bit.ly/1fAw81E

TV에서 Movie까지, hop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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