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례 "현재 생존한 국가원수들 가운데 세계대전에 참전한 경력이 있는 인물로 엘리자베스 2세가 유일하다." -- 현재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는 1945년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아버지 조지 6세의 허락을 얻었다. 또래 여자들이 봉사하고 있는 영국 여자 국방군에 입대하여 구호품 전달 서비스 부서(WATS : Women's Auxiliary Territorial Service)에 배치되었다. 1938년 WATS 창설 당시에는 주 업무가 취사, 매점 관리, 사환 등 전투와 동떨어졌으나, 전쟁이 커지자 운전과 탄약 관리 등의 전투 업무로 확대됐는데, 그곳에서 엘리자베스 2세는 군번 230873으로 다른 병사들과 똑같이 트럭을 몰거나 탄약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서 영국은 징병제를 폐지시켜도, 영국 왕실 및 왕실에 속한 귀족들은 반드시 왕실 내부 규율과 영국 병역법에 따라 장교의 신분우로 군복무를 하도록 규정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도록 한다고 한다. --- 당시 기록을 보면 엘리자베스 2세는 왕위 계승자였음에도 다른 병사들과 똑같이 운전과 탄약 관리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흙바닥에 앉아 타이어를 교체하고, 트럭의 보닛을 열고 엔진을 수리하는 모습 등을 담은 흑백사진이 당시의 활동 모습을 말해 준다. 여성 왕족 가운데 다른 학생들과 동등한 훈련을 받으며 군 복무를 한 사람은 현재까지 엘리자베스 2세가 처음이자 유일하다. 비록 이전의 왕들이 영국군과 캐나다군의 최고 사령관이기는 했지만 명목상에 불과했으며 왕실 여성에게는 명예상의 직함만 주어졌을 뿐이었다. 어린 시절 가정교사 밑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는 엘리자베스 2세는 이때 다른 사람과 처음으로 어울려본다. 이 경험으로 인해 그녀는 아이들을 가정교사 밑에서 가르치는 대신 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독일이 항복함으로써 세계 2차 대전이 끝났을 당시, 동생과 함께 시내로 나가 한밤중까지 군중과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