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과 심리학, 헤르만 헤세와 칼 융

알아둬도 쓸데없지만 신비한 잡학사전. 요새 오며 가며『데미안』에 관한 글들이 보이길래 제가 알고 있는 데미안에 관한 '알쓸신잡'을 한 번 풀어보고자 합니다.


음, 우선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발표할 때 자신의 이름 대신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발표를 합니다. '에밀 싱클레어'는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해요. 때문에 소설보다는 회고록 느낌이 들기도 하죠.


『데미안』 은 청소년 필독서의 스테디셀러(?)라고 해도 좋을 만큼 청소년 필독서 하면 주구장창 선정되는 도서입니다. 물론 저도 그 덕에 처음 접하게 된 책이니까요. 하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기엔 내용이 상당히 심오하다, 난해하다 싶은 그런 구석이 있는 작품인 것도 사실이에요. 결코 쉬운 작품은 아니죠.


왜 작품이 이렇게 난해하느냐 하면 저는 이 작품이 칼 구스타프 융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사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헤세가 칼 융으로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기의 첫 작품입니다.


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더불어 심리학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그 칼 융 이요. 데미안을 집필할 당시 헤세는 칼 융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었고 정신분석학에도 심취하게 됩니다. 그래서 『데미안』에서는 칼 융이 주창했던 이론들을 엿볼 수 있죠.


융은 주장했습니다. 우리의 자아는 페르소나와 그림자라는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말이죠.

"페르소나"는 우리의 사회와 집단에서 용인되고 요구되는 가치들을 내면화 한 "대외적 자아"입니다. 말이 어렵습니다만 쉽게 말하자면 "준법 시민", "모범 사원", "모범 학생" 과 같은 우리가 연기하는 대외적으로 바람직한 역할들이 바로 "페르소나"입니다.


반대로 "그림자"는 자아의 억눌린 부분입니다. 사회와 집단에서 용인되지 않는 부분, 이를테면 변태적 욕구, 고전적 성 역할에 맞지 않는 남성의 여성성이나 여성의 남성성, 충동적 성격, 반항 심리, 폭력적 성향과 같은 부분들은 억눌린 욕망으로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합니다. 우리는 양육과 성장의 과정을 통해 이런 욕망들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학습합니다. 그리고 무의식 저편에 하나 둘 짱박아 놓기 시작하죠. 사회로부터 배척당하지 않으려고요. 이런 짱박힌 욕망들을 융은 "그림자"라고 칭했습니다.


"억눌린 욕망들, 그림자를 알고 그걸 의식의 영역으로 끌고 와서 자아가 그림자에게 먹히는 일이 없도록 해라."


그리고 데미안은 "통합"의 명제를 충실히 따라갑니다. 결국 데미안에서 말하는 자신이 되는 과정은 어떤 A와 그 대척점에 있는 B, 이 둘을 합쳐 C가 되는 정반합의 융합입니다. 카인과 아벨, 신과 악마, 알의 비유 모두 정반합의 이야기입니다.


"신을 믿으려면 악마도 믿어야 한다." 와 " 카인의 징표는 사실 악인의 징표가 아니라 우월자의 표식이었을 수 있다." 에서는 선과 악의 융합을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의 비유" 에서는 창조에 수반되는 파괴를 이야기하고 있죠.


아까 그림자 이야기를 하다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반대 성의 역할, 남성의 여성성과 여성의 남성성 역시 그림자의 형태로 억압된다고 했죠? 융은 여기서 아니무스와 아니마라는 개념을 주창합니다. 아니무스는 여성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남성적 심상을 아니마는 남성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여성적 심상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또 융 아저씨는 아니무스와 아니마 역시 기존의 남성성과 여성성 안에서 적절히 개발 및 통합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하죠. 남성이면 건강한 아니마를, 여성이면 건강한 아니무스를 확립해야 한다고요. 아니무스와 아니마가 너무 발달이 안 돼서도 안돼 과 발달 돼도 안돼, 양념 반 후라이드 반 같은 알맞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융은 이야기합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고루 발달된 건강한 중성적 특성을 가진 이상적 인간. 『데미안』에서도 그런 인물이 등장하죠.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입니다. 에바부인은 싱클레어가 꿈에서 그린 여성성과 남성성이 통합된 여성이죠. 그나저나 싱클레어 이 미친놈은 친구 엄마를 사랑하게 되는데, 저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미친 아메리칸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저는『데미안』이라는 소설을 하나의 우화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헤르만 헤세가 소설을 쓸 때 '데미안'도 '에바 부인'도 사람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상징으로 상정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도 그럴 게 데미안도 그렇고 에바 부인도 그렇고 시 공간을 초월해 등장하는 것 같은 이질적인 장면들이 더러 있거든요. 하지만 둘을 어떤 상징으로 받아들이면 그런 장면의 이질성도 깔끔하게 정리 됩니다. 에바 부인은 '이상향', 데미안은 '이상향의 인도자' 정도로 상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자 소설 데미안에 대한 알아둬도 별 쓸데없는 지식을 주저리 풀어봤습니다. 혹시나 데미안을 읽으신다면, 읽으셨다면 제 설명이 소설을 이해하는 데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어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작성한 내용 중에 심리학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정보가 있다면 댓글로써 오류를 정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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