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녀석 / 곽구비
그는 이 계절 가슴에 이는 그리움이다
얼마 동안 안부처러 궁금하다가
또 하나의 몸살처렁 겨울은 그를
책망하게 될 것이다
옅은 햇빛 사이로 숨어
낮에도 아프게 치근거리며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 것이다
몇 개의 계절이 자리 바꾸면서
다시 만나게 되겠지만
또다시 더 짙게 그리움이 되고
끈질기게 그리움의 꼬리표를 하늘로
매달아 분별 없는 바람과 맴맴 거리다
겨울의 눈동자 유리창에 넋 놓게 한다
정신 차려야지 하고 시집을 펴고
활자 끝자락에 그리움이 또 일고
매번 그는 그리움으로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