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오는 귀신썰) 할머니께 들은 도깨비 이야기

며칠전엔 패딩을 꺼내입었어

아무 생각없이 평소 입던대로 나갔다가

아 이건 아니다 이대로 나가면 나는 죽는다

후다닥 다시 들어가서 옷장에 박혀있던 패딩을 꺼냈지

입으면서도 11월 촌데 너무 오반가 싶었지만

입고 나갔더니 그마저도 춥더라

올 겨울 많이 추울 건가 봐

다들 미리 준비하자!

밤이 긴 겨울 따뜻한 방에서 보는 귀신썰이 제일 재밌는 거 알지? ㅎㅎㅎ


오늘은 조금 짧은 이야기지만

오랜만의 도깨비 이야기, 같이 볼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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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 어렸을적만 해도 시골마을에 도깨비들이 심심찮게 나타났다고 하시더라 시골에서 나고 자란 어른들은 도깨비를 무서워하면서도 요즘엔 안나타나서 그리워 하기도 하는거 같고 그냥 옛날 일을 추억하는거 같기도 하고...


내가 어렸을때 할머니께 들은 이야기를 해줄게

어느새 할머니 돌아가신지 4년됬네 ㅠ


우리 할머니 춘추가 돌아가실때 103세 셨어

돌아가시기 몇달 전까지 정정하시다가 잠든채로 돌아가셨다

호상이었지 여까지 하고 본론ㄱㄱ


울할머니께서 할아버지께 시집오기 몇달전에 마을에서 3.1운동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웃마을 아랫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행진을 했단다


할머니는 어린나이라 일본놈들한테 끌려갈까봐 대낮엔 두문분출해서 나가 보지는 못하셨데


그리고 몇일뒤 사람들이 막 잡혀가고 난리가 났어

그래서 마을사람들 무사귀환시켜달라고 서낭당에 어른들이 밤새 공들이러 가셨는데 


할머니가 증조할머니 심부름겸 바람쐬러 야밤에 간식들고 서낭당에 다녀오는길이었는데 그날따라 되게 음산하고 무서워서 산 초입에서 지름길로 안오고 마을에 굉장히 오래된 나무가 있는 큰 길쪽으로 발걸음을 옮겨서 논둑따라 걸어가는데


절반쯤 오니까 시퍼런 불들이 반대편 길 끝에서 할머니 있는곳까지 날아와서 나비춤을 그렸는데 그 기세가 마치 토끼한테 달려드는 승냥이 마냥 굉장히 위협적이어서 오던길로 돌아서 지름길로 미친듯이 뛰어서 집에 도착하시고는 증조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큰길에 뭔일이 있나보다 하시고는 곧장 서낭당으로 가셔서 어른들을 이끌고 큰길로 가시는데 그사이에 날이 새서 해가 뜨고있었데


할머니께서 도깨비불 만난 논둑길을 지나 언덕을 하나 넘으면 큰길이 보이는데 거기에 심어있는 100년 넘은 소나무에 수박만한 물건들이 달려있더라고 하시면서 눈물을 갑자기 흘리시더라


순간 느낌이 아 큰 사단이 났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순사한테 끌려간 마을사람들이 목이 잘려서 그 나무에 걸려있었더랜다


그 야밤에 할머니 혼자 그 길을 지나갔으면 얼마나 무섭고 끔찍했을지 아직도 눈앞이 아득하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마을사람들 생각하면 그 오랜세월 무뎌진 가슴이 아직도 시리다고 하시더라 


그 일이 있고 49제에 서낭당에 제를 올리고 그 둑길을 또다시 지나가는데 도깨비 불이 또 나와서 나비춤을 그리는데 마치 새끼냥이 핥는 어매냥이마냥 조심스럽고 상냥하게 느껴져서 시집 오실 때까지 매월 그믐마다 그 논둑길에 가서 먹을거리를 한아름씩 두고는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는 큰절을 올리고 오셨단다



할머니께 들은 도깨비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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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울컥했지 뭐야.

혼자서 저걸 봤을 걸 생각하면 정말...

도깨비들도 그런 마음으로 그 길로 가지 못하게 막았던 거겠지.


우리나라를 우리나라라고 말한다는 이유만으로 저렇게 잔인한 짓을 일삼은 일제... 지금이야 많은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던 그들을 나는 용서할 수가 없네.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는 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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