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우살이의 나무 심기

불안한 마음에... 뭐라도 해보아야되겠다는 그 집념이 생겨서... 오늘도 또 하나의 씨앗을 심었다. 과연 내가 심은 그 씨앗이 우뚝서서 제역할을 해내는 나무가 될지...아니면 양분이 부족해 뿌리내리지 못하고 파삭파삭하게 말라비틀어져버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씨앗을 심었다.


씨앗한테 진짜 미안한것이 뭔줄 아는가? 난 씨앗에게 줄 물도 힘도 없으며 거름도 뭣도 아무것도 준비가 안되있다는거다.


겨우살이라는 식물은 다른 새싹들이 물이 없어 죽어가는데 그저 양분이나 빨아쳐먹을 욕심부리며 혼자만 특출나지겠다고 다른 나무에 매달려 어설프게 팔딱대다가 결국 다 자라지 못하고 성장을 멈춰버린 일개의 어떤 졸작식물인데...다른 식물을 살릴 힘이 있을리가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겨우살이는 필사적으로 씨앗을 심었다. 조금이라도 파고들 수 있는 흙한줌이라도 있으면 정신없이 심었다.


그리곤 겨우살이는 겨우살이답지않게 그 심어놓은 씨앗들에게 꼴같지않은 말을 속삭인다.


어떤 악조건에서도 말라비틀어지지 말아라. 거름이 없으면 내자신이라도 씨앗들의 거름이 되어줄테니...너희들은 나를 흡수해서라도 이 모순된 넝쿨들과 너희를 짓누르는 무거운 시멘트틈사이를 헤쳐나가 열매를 맺고 온세상이 우러러보는 그런 커다란 나무가 되라.


양분빨아먹다가 실패한 나같은 일개의 기생식물이 아니라 스스로 우뚝 서는 그런 튼튼한 나무가 되라.


하늘의 별이 되어라. 별이 되어서 찬란한 빛을 내서... 너희를 빛내기 위해 수없이 희생한 또다른 별들과...힘이 없어 어쩔수 없이 다른 더 약한 별들의 희미한 빛이라도 빨아먹어가며 폭군처럼 기생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런 희생자들까지도 부족함 없이 비추어주어다오...

나는 정법을 듣는 사람입니다. 나는 홍익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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