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살아보겠노라고

"언니 힘내세요.. 저도 많이 놀랐어요. 서로 먼 곳에서 정말 고생 많았을텐데.. 잠깐이다 생각하고 다시 힘내세요." 행여나 술에 취하면 너에게 연락이라도 할까 참고 참고 또 참으며 맨정신으로 독하디 독하게 버텨오던 나였다. 친구의 결혼 소식에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 과음을 했을까. 다음 날 아침 내 카톡창은 난리가 나 있었다. 손은 이미 내 손이 아니었던 듯 이미 늦은 밤 너와 만나며 알게 된 동생에게 두서 없는, 오타 가득한 카톡을 보내고 난 후였다. 카톡 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는 번쩍. 정신이 들어 통화 목록을 확인했다. 역시나 주변 지인들의 이름이 한가득. 그리고, 다행히 네 이름은 없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술에 취한 내가, 너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병신같은 내 마음이 정말 많이 상처받았구나. 그래서 실낱같은 이성을 붙들고 용케 용케 참아냈구나. 피식, 웃음기없는 메마른 웃음을 삼키고 답을 보냈다. 그동안 참 고마웠다고. 잘 지내라고. 힘 내보겠다고. 살아 보겠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 애에게.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었을까. 살아 보겠다. 그 말에 담긴 무게를 그 애는 가늠이나 할 수 있었을까. 문득, 부러웠다. 너와 함께 지내며 너의 친구와도 예쁜 만남을 계속 일궈가는 그 애가. 이런 아픔따위 모른채 행복할 그 애가. 그리고 네가. 그리고 이제 나는 더이상. 그들의 삶에 함께 속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이 현실이. 참으로 참담했다. 그리곤 이내 생각했다. 깨닫는다. 그 삶에 내가 속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고. 그 누구보다 잘 살아내야 한다고. 굳게 다짐하며 입술을 깨문다. 술 따위. 다신 마시지 않겠노라고. 살아보겠노라고. 이 악물고 더 독하게. 살아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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