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해지면 읽고 싶어지는 <삼국지>...

<삼국지> 황석영 본(2003. 6)을 읽다...


옮긴이의 말에서...

'역사소설의 의의는 소설에 그려진 시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어느 시대에 썼는가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장길산>에 썼단다. '작가의 글을 읽는 당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정의와 의리, 권모와 술수, 경영과 처세...

나는 <삼국지>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지금 나는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가... 지금의 내 처지에 따라 달리 보일 것이다.


본래 삼국지의 문체는 '간결하고 객관적이며 냉정한 사실적' 경향을 띤다는데... 전권을 번역하는데 7년이 걸렸단다. 물론 중간에 다른 작품 활동도 했겠지만...



영제 때의 십상시 이름을 적어본다.

장양張讓, 조충趙忠, 봉서封諝, 단규段珪, 조절曺節, 후람侯覽, 건석蹇碩, 정광程曠, 하운夏惲, 곽승郭勝



사람씀에 대하여...

다시 읽는 삼국지에서 '예형'을 다시 본다.

승상에 올라 헌제 밑에서 전권을 휘두르는 맹덕 조조는 자신에게 인재가 많음울 과신한다. 문거 공융이 천거한 정평 예형을 깊이 보지 않고 중히 쓰기를 외면하니 강제로 경승 유표에게 사자로 보내지지만 유표 역시 그 바른 소리에 황조에게 보내 죽임을 당하게 한다. 조조나 유표나 세상에 문사를 학대한 인물로 남지 않겠다는 비겁함이 황조와 무에 다를까.

- 당시 사회상이 사람의 목숨이 쉬이 여겨지는 때라 하나 예형이란 인재의 스러짐은 많은 생각을 낳게 한다. 천거한 공융의 식견에 깊음이 없음과 유명세를 펴지 못할 만큼의 예형의 곧음에 유연함이 없음과 그런 예형을 중히 쓰지 못하는 권력자의 오만이 다른 때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좋았을까? 하늘의 이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람의 이치가 일을 그르친다. 지금 우리나라의 사람씀이 예형의 야사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사람을 쓰는 데에는 적재적소에 못지 않게 적기가 있거늘... 그 때라는 것이 하늘의 이치가 아닐런지...


적벽대전이 끝나고 봉추 방통을 얻어 서촉으로 향하게되면 6권으로 나아간다. 이제 방덕은 관을 메고 일전을 치루고, 여몽에 의해 운장 관우의 최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서촉을 바라고 가는 현덕 유비 앞에서 나는 한참을 숨 고르게 되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읽기를 더디게 하니 언제 이 이야기를 끝낼꼬...



6권, 68장, 좌자의 이야기... p188에서, '좌자가 용의 뱃속에서 선혈이 뚝뚝 듣는 간을 끄집어냈다.'

...'선혈이 뚝뚝 듣는 간'이란다. 이 '듣는'의 의미가 적절히 쓰인 것인가? 그렇다면 신선한 발견!이다...오호~

'눈물, 빗물 따위의 액체가 방울져 떨어지다.' 이 말이 '듣다'라는 뜻이라니... 활용 '듣거니 맺거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한다...오호라~


(p150 에서...)  조비가 헌제를 겁박하여 황위를 찬탈하는데 헌제가 제위를 선양하는 때가, 10월 경오일 인시(새벽 4시)라고 한다. 음력일 터, 양력 9월 어느 날일 것인데, 새벽 4시면 해가 뜨기도 전이다. 조서와 옥새를 받아들고 뜨는 태양을 맞으려 함인가?



제갈양의 남만 정벌...

남만의 맹획을 굴복시키는 칠종칠금 이야기는 지역과 그 지역의 풍습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한다. 남만은 어디며, 맹획이 도망가서 진을 친 은갱산의 아천, 유천, 흑천, 멸천의 성분이 무엇이길래 갖가지 독기를 품고 만안계의 안락천과 해엽운향은 또 무엇인지, 주술로 맹수를 움직이는 흰코끼리를 탄 목록대왕의 은갱동과 몸에 비늘이 돋고 벌거숭이에다 등나무 갑옷을 입는 올돌골의 오과국은 어딘가? 이런 여러 지역들이 지금의 베트남 어디인가 싶은 생각에 궁금증을 풀고 싶어진다. 훗날 스스로 풀어보리라 기약하게 되고...흠...


원귀가 떠도는 노수가에서 탄생한 '만두'라...



9권, p71 에서...)  필성이 태음(달) 영역에 걸렸다... 비가 많이 올 징조란다. 28수 중 필성은 어디 있는 무슨 별일까?


p123에서...) 규성이 태백의 경계를 범하다. 왕성한 기운이 북쪽에 있다.


p173 에서...)  오장원에서 답강보두(踏罡步斗:북두칠성 별자리 밟으며 비는 것)하는 공명. 사람의 일이 어찌 하늘을 거스를까. 위연의 경솔한 걸음이 공명의 기도를 무용하게 했다.  소설 속에나 가눙한 얘기지만 이 대목에서는 기원의 간절함이 사실인듯 안타깝기만 하다.



10권, p7 에서...)  253년 강유는 요화와 장익을 선봉으로 기산으로 나아간다.

요화는 관우가 조조의 은덕을 입고도 유비에게로 떠난 길에서 만나 관우에게 충성코자 했던 황건적 잔당의 두목으로 당시 소년이었다. 그때의 요화가 촉한에서 거물급 장수로 긴 세월을 보낸다. 그가 죽은 나이가 264년이라는데 위의 종예와 더불어 70이 넘은 때라 한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적어도 188년 이전 출생이라 하는데, 유비의 촉한 발흥과 망국을 함께한 장수다. 긴 목숨 전쟁터를 누비며 스러져간 장수들을 보았던 원검 요화라는, 육갑을 보낸 노장에 대해 생각해볼 만하다.


p142 에서...)  어리석은 후주 유선은 환관 황호의 요설에 혹하여 백약 강유를 세 번이나 불러들이고 향락에 취하니 촉한의 운도 멀지 않아 다한다. 종회와 등애 대군을 몰아 촉을 정벌 하나 돌아오지 못할 길로 들어감을 참군 유식만이 알아 냉소를 머금는데... 촉의 땅으로 드는 길이 험하여 촉에 이르면 능히 왕업을 도모할 만했던가. 지금은 어떠한지...

- 근래 30년 만에 충칭시 남안의 한 아파트에서 머리 없는 석불상이 나왔단다. 이곳은 옛 파국의 남안인 모양이다. 제갈양과 강유도 이 남안을 여러 번 지나쳤을 땅. 그곳에 덧씌워진 세월을 말해 무엇하랴. 헌데 중국의 공산당은 문화혁명으로 그 세월을 모두 지웠다 하고, 그리하여 불상 위에 아파트가 지어졌을 게다. 이제야 중국은 문화재를 복원하려는데 복원이 아닌 복제고, 복제도 연원이 없어 가상의 문화재일 뿐이니... 장구한 세월이 뿌리를 잃었다. 그러하니 한류에 열광하고 동북공정, 문화공정에 힘을 쏟는다. 중화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중화만이 있지 않거늘... 지금이야 힘으로 틀어쥐고 있으나 나관중이 언급했듯 언제인가 다시 나눠지지 않을까...


p161 에서...)  등애는 10월에 20여일 걸려 마천령에 이르러 털옷과 밧줄에 의지해 절벽을 내려 간다. 버려진 영채 하나는 제갈양의 군사가 주둔하던 곳이었다는데, 등애가 이리 넘을 줄 후주는 알지 못했다. 허기야 종회도 등애의 말을 비웃었더니 보란 듯이 음평 험준한 길로 강유성을 바라고 간다. 제갈무후의 선견지명, 촉 땅, 선민들을 위한 마음이 곳곳에 있다던 그 길이 자못 궁금하다.


p214 에서...)  사마염은 황제가 된 후, 7묘를 조성한다. 위로 사마의까지 5대, 백부 사마사, 부 사마소. 음... '육룡이 나르샤' 생각이... 7룡이군. 삼국지를 읽다 보면 드라마 '기황후'에서의 장면들이 오버랩된다. 황궁의 여러 일과 권력 쟁투 과정의 일화들이 스토리라인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미치면서 작가가 삼국지를 많이 차용했구나 싶고, 중국의 고대 역사서라는 것이 그것이 그것인 듯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에 미친다. 아마도 공산당 치하에서 정통 역사를 부패 사상으로 인식한 터일듯...


p222에서...)  양양의 양호와 강구의 육항의 우정어린 교류가 내내 인상깊다. 예전에도 그랬는데... 서로 범하지 않고 정으로 나누고 화답하고... 우리 남과 북도 그리 살 수 없을까? 국경을 맞댄 각 나라들은 서로 화친하여 번영할 수 없을까?... 278년 양호가 죽어 현산에 사당을 짓고 양호를 기린 비석을 놓았다는데, 과객이 비문을 읽고 모두 눈물을 지었다한다. 그 비석이 '타루비'라고... 이 때 오의 노장 정봉과 육항이 모두 죽었다 한다. 정봉은 도대체 몇 살까지 산 것인지...




....... 삼국지 연보

중평 원년(184) 춘월, 유비 28세에 도원결의하다.


건안 24년(219) 7월, 유비 한중왕에 오르다.

                         10월, 운장 관우 58세에 참형을 받다.

건안 25년(220) 정월, 조조 66세로 병사하다.

연강 원년(220) 10월, 조비가 대위의 황제가 되다.

                                    -> 황초 원년

건안 26년(221) 4월, 12일 한중왕에서 촉한의 황제로

                                   -> 장무 원년

장무 원년(221) 7월, 장비 55세로 참살 당하다.

장무 2년(222) 정월, 황충 75세로 전사

장무 3년(223) 4월, 유비 63세로 백제성에서 잠들다.

                                 -> 건흥 원년

건흥 4년(226), 조비 40세(재위 7년)에 병사하다.

                          조예 황제가 되다. 태화 원년

건흥 5년(227) 3월, 평북대도독 승상 무향후 익주목

                                지내외사 제갈량의 출사표

건흥 6년(228) 5월, 마속 나이 36세에 가정 잃어 참함

                     9월, 조운 병사

건흥 7년(229) 4월, 장포 죽고 공명 울다 쓰러져 후퇴

건흥 9년(231) 2월, 위 태화 5년, 공명 두번째 퇴각

건흥 12년(234) 2월, 관우의 아들, 관흥 병사

                     8월, 54세로 제갈양 병사.

경초 3년(239) 1월, 2대 위주 조예 36세로 병사

가평 3년(251) 8월, 사마의 병사

가평 6년(254), 사마사가 조방을 폐하다. 

                        -> 정원 원년, 조비 손자 조모 황제 옹립

정원 2년(255) 2월, 사마사 병사

정원 3년(256), 무후 집안 동생 제갈탄의 난

                       -> 감로 원년, 사마소 집권 반기

연희 21년(258), 촉한 강유 5차 북벌

                       -> 경요 원년

감로 5년 6월, 사마소가 조모 폐위. 조황을 황제로 옹립

                      -> 경원 원년(260), 조황 조환으로 개명

경원 4년(263) 7월, 종회와 등애. 촉 정벌 진군

경요 6년(263) 10월, 재갈첨, 제갈상 등애에게 맞서다

                               -> 촉한 영흥 원년

                     12월 초하루, 후주 항복. 촉한 멸망

경요 7년(264) 정월, 강유 59세로 자결. 계책 수포로.

경원 5년(264) -> 위 함회 원년 8월, 사마소 병사

태시 원년(265) 12월, 사마염 대진 황제되다. 위 멸망

태시 7년(271), 후주 유선 사망

함녕 4년(278) 11월, 어진 관리 양호 병사.

태강 4년(283), 오주 손호 사망

태안 원년(302), 위주 조환 사망


오...

황무 8년, 4월 -> 손권 황제가 되다. 황룡 원년(229)

태원 2년(252), 오주 손권 71세로 병사

                           -> 건흥 원년, 손량 즉위

건흥 2년(253) 10월, 제갈근 아들 제갈각 주살되다.

태평 3년(258), 손침이 손량을 폐하가. 손휴 즉위

                        -> 영안 원년

영안 7년(264) 7월, 손휴 병사하고 손호를 황제로 옹립

                       -> 원흥 원년 -> 감로 원년 -> 보정 원년

건형 원년(269) -> 봉황 원년(272)



동오와 서촉의 규모 비교...

동오... 523천호, 남녀노소 230만, 식량 40여만섬

           군사 23만, 관리 3만2천

서촉... 28만호, 남녀노소 94만, 식량 280만섬

           군사 10만2천, 관리 4만



공명의 북벌...

1차, 출사표. 가정 잃고 읍참마속

2차, 후출사표, 식량 부족으로 후퇴

3차, 진창 점령 후, 공명 병으로 후퇴

4차, 사마의 사주로 구완이 배신하여 실패

5차, 이엄이 동오를 핑계로 실책을 덮으려 실패

6차, 공명 오장원에서 지다.


강유의 북벌... 

1차, 연희 16년(253)

2차,

3차,

4차,

5차, 경요 원년(258) -연희 21년, 초주 <수국론>

6차, 경요 원년(258) 겨울, 동오 손휴 제안으로 북벌

7차, 경요 3년(260), 사마소의 난을 명분으로 북벌

8차, 경요 5년(262) 10월, 하후패 전사.


............

진수(233~297)의 역사서 <삼국지>를 바탕으로

나관중이 소설 <삼국지>를 쓰다


진수는 위를 정통으로 위만 황제로 칭하고 촉한은 선주, 후주로, 오는 이름만. 제갈양에 대해서는 폄하


나관중이 실제로 창작했는지는 알 수 없고... 30%는 허구라는데... 가장 오래된 판본은 1522년 명대의 가정본 <삼국지통속연의>.


BC 121년 한 무제가 후궁 잃고 슬퍼하자 도사 소옹이 주술용으로 투사한 그림자극은 송대에서는 이야기극으로 성행.


선조 2년(1569)에 선조가 소설 <삼국지>를 읽는데 기대승이 못마땅하게 생각했단다. 선조답다 싶고...ㅋㅋ


명 가정년간 나관중의 나본. 24권 240칙

청 강희년간 모륜과 모종강의 모본. 60권 120회. 청대 유행한 전통 주석학과 고증학 풍조에 따라 평점(주석 같은 글)을 적어넣음. 나본의 개악.


이문열본 등 대부분의 국내 저작본은 모본을 평역한 대만의 삼민서국본을 저본으로 함.

황석영본은 중국 인민문학출판사가 나본 가정본을 참조해 모본의 오류를 바로잡아 쓴 것을 저본으로 함. 판본과 번역의 신뢰성.


황석영본은...

...번역문체의 우수성

...한시의 참맛

...<삼국지평화>를 본뜬 전통적 그림 재현

...설화인(직업적 이야기꾼)의 어투

...중국고전 번역 해결분


............

정치권의 요 몇 년의 일들이 삼국시대 권력 쟁투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일까? 정치권의 여러 사건들에 <삼국지>의 인물들을 놓고 싶어진다. 그만큼 <삼국지>는 수많은 인물 군상을 보여주는데, 지금의 인물 군상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시대만 다를 뿐,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큰 틀 안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삼국지>를 읽고 난 뒤 깨달아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삼국지>의 인물들이 읽을 때마다 달라 보이고 깊이 보이는 이유는 이야기의 힘이 아닐런지...


내가 읽은 <삼국지>의 판본을 보자면...

유중하 교수의 나본을 참조한 어린이용, 이문열의 모본 평역서, 리동혁 평역서, 월탄 박종화 삼국지, 강원국 작가의 <여류삼국지>, 그리고 황석영 나본 참조 평역서. 이제 다음 내년 이맘 때엔 고우영의 만화로 볼까 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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