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 텅 빈 오래된 나무도
침묵에 잠긴 고독한 광야도
자신을 한번 다 바친 사람도
크게 비운 것들에는 뭔가
신령한 힘이 깃들어 있다
- 박노해 ‘사라지는 힘’
Israel, 2007. 사진 박노해
안이 텅 빈
오래된 나무나
빈 계곡이나
광야에는 뭔가
신령한 기운이 있다
깊은 생각에 잠긴 사람도
크나큰 침묵에 든 사람도
자신을 한번 다 바친 사람도
크게 비운 것들에는 뭔가
영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
채우고 더하고 가질수록
사라지는 신령한 그 힘
비우고 나누고 바칠수록
차오르는 신성한 그 힘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사라지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