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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날 때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정주행하고 있다. 백종원의 진심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카메라 편집을 통해 비춰진 일반 출연진들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이다. 현장에 직접 참여하여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우리는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아주 협소한 모습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를 의도한다 해도, 결국 그 결과를 위한 극적 구성으로 인해 출연자들은 특히 초반에, 아주 형편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드러나기도 한다. 시청자는 카메라가 비추는 곳만을 따라가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고 출연자들을 비난하기 쉬워진다. 더구나 백종원 같은 신뢰할만 한 역량과 이미지를 쌓아 온 사람의 지적이 동반되니 욕할 명분이 만들어지기 딱 좋다.

나 역시 종종 일명 '빌런'으로 호명된 출연진들을 볼 때 나도 모르게 그들을 비난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문득 그런 생각들이 든다. 뭐가 됐든 자신의 간판을 달고 식당을 차린 사람들이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지적을 당할 이유는 없다. 설령 성공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럴 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좀 더 성공했을 뿐 같은 요식업 동료인 것이다. 그들을 비난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방문 고객뿐이다. 정당하게 그들을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가게에 더는 방문하지 않는 것뿐이다. 여튼 요식업자로서 무책임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그건 별개의 문제다.

버젓이 내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것에, 숙제를 안해 온 학생처럼 혼이 나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자면, 오히려 그 용기가 가상해진다. 물론 생각없이 방송 출연을 자청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니 백종원의 조언에 의견을 내고 본래 메뉴를 고집하는 업주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쉽게 성공하고자 백종원을 등에 업고 싶은 마음이라도, 자청하여 학생으로 돌아가는 그 자세는 분명 용기다. 그런데 그에 만만치 않게 백종원도 놀랍다. 유명인이라고 반가워하는 그들에게 쓴소리를 해야만 하는, 더구나 그걸 잘 해내는 백종원은 정말 인물이다. 여러 면에서 배울 점이 많지만 참 그런 모습은 혀가 내둘러질 지경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여러모로 용기있는 사람들이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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