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와 함께 콘솔 게임을 즐길 순 없는 걸까?"

[연재] 멜봇 스튜디오 백장미 대표의 스페인 게임 이야기

모든 첫 경험은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다. 그 경험에서 느낀 감정은 후에 뭔가를 선택할 때 큰 영항을 끼칠 것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떤 게임을 누구와 어떻게 플레이했느냐에 따라서 그 게이머의 성향이 만들어진다.


내가 기억하는 첫 게임은 재믹스의 <남극탐험>과 <갤럭시안>이다. 지금 게임의 그래픽이나 플레이와는 비교도 안 되지만 당시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짜릿함과 가족들과 함께 모여 서로 높은 점수를 내려고 안간힘을 썼던 추억이 생생하다. 


당시에는 집에 컴퓨터나 게임기가 있는 친구들이 드물어 우리 집은 아이들로 시끌벅적했다.   

오늘날 게임 첫 경험 평균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아이들은 어떤 게임으로 입문할까? 한국과 북미 또는 유럽 아동의 게임 경험은 여러 가지 요소로 많이 다를 것이다. 몇 가지의 예를 들면, 한국 아이들의 핸드폰 사용 연령은 다른 나라보다 아주 낮다. 한국은 초등학교 저학년, 심할 때는 유치원생도 개인 태블릿이나 핸드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접한다.


북미와 유럽 아동들도 같을까? 북미와 유럽은 아동을 위한 콘솔게임 시장이 구축되어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전망이다. 유럽의 PEGI는 3세, 7세, 12세, 16세 그리고 18세로 세분되어있다. 한국은 A등급 하나로 전체 이용가로 구분되고 그 위는 12세, 15세 그리고 청소년 이용불가로 나누어진다. 유럽에는 7세에 해당하는 E등급이 있다. 


‘A’ 또는 ‘E’ 전체이용 등급을 받은 콘솔 게임을 한국에서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아동을 위한 콘솔 게임은닌텐도의 영향력이 크다. 한국 시장에서 마리오 시리즈, 포켓몬, 레고 또는 댄스 시리즈 외에, 아동과 어른 취향을 동시에 사로잡거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게임을 찾기 힘들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한국엔 아이와 함께 즐길 콘솔 게임이 그렇게 없는 걸까? 가정이 생긴 콘솔 덕후가 안전한 게임 환경에서 아이들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콘솔 플랫폼으로 개발한다면 과연 시장성이 없을까?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아동 콘솔과 스팀게임 전문 퍼블리셔가 있다. 세계적으로 이 장르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퍼블리셔는 드물다. 그래서인지 몇 년 만에 대표작을 여럿 출시하였고 지금도 좋은 게임 제작에 매달리고 있다. 물론 아이들이 상대로 제작하는 게임이 쉬운 것은 아니다.  연령이 어린 친구들은 직접 구매하지 않으니 어른들의 지갑을 열어야 한다.  


그래서 찾은 아이디어가 유명한 IP 라이센싱이다. 애니메이션 또는 완구 시장에서 흔히 말하길, 잘 나가는 IP와 계약을 맺어 캐릭터 세계관을 유지하거나 더욱더 돋보일 수 있도록 게임을 디자인하여 오로지 콘솔과 스팀에만 유럽과 북미에 퍼블리싱한다. 


이 '전문' 퍼블리셔에게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 3개를 물어봤다. 닌텐도 게임이야 다들 알 거라 생각하고 뺐다. 아쉽게도 세 게임 모두 한국어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의 아동 콘솔 게임 시장이 그만큼 작다는 반증이다. 먼 옛날 영어나 일본어로 된 게임을 공략하기 위해 사전 펴놓고 게임했던 것처럼, 오히려 아이들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2019년에 극장에 개봉하였던 애니메이션 ‘어글리 돌’은 <An Imperfect Adventure>라는 타이틀로 PS4, NS, Xbox One 그리고 PC로 론칭되었다. 

두 명까지 플레이 할 수 있는 퍼즐 게임은 영국 웰 플레이드(Well Played)라는 개발사가 제작하였으며 개인적으론 아쉽지만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많이 엉성하다. 그래서 당시 39.99달러에 출시되었던 게임은 현재 3.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무지 싸다.


캐릭터 목스와 옥스가 가이드가 되어 함께 어글리 마을을 로봇들에게서 지키는 게임이며 ‘E’ 등급이다.  나처럼 기대가 컸던 사람들은 괴상하게 그려진 어글리 인형 케릭터를 접하며 약간의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보기에도 뭔가 모자라 보이지 않나? 그렇다면 여러분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다. 이 게임의 핵심 타겟인 아이들이 정작 이 게임의 직관적이고 투박한 스타일을 좋아하더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앞의 게임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이다. 그 평가란 주로 어른들의 평가지만, 아무튼 벌써 2편까지 나온 게임으로 그 이름은 <퍼피 구조대>(Paw Patrol)다. TV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이름이 말해 주듯 강아지들은 서로 다른 파워를 지닌 구조대원 강아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018년에는 <On a Roll>, 2020년 11월에는 <Mighty pups save adventure Bay!>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유럽과 북미에 출시되었다.  


<On a Roll>은 만화의 장점을 잘 살려서 어려움에 닥친 이들을 구조하여 8개의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3세 이상 등급 게임이며 현재까지도 2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대략 4천만 뷰가 넘은 유튜브 게임 플레이 영상 

2편은 캐릭터들의 슈퍼 파워를 사용하여 외계에서 침략한 악당들을 마을에서 물리치는 내용이다. 미니게임도 포함되었으며 ‘E’ 등급을 받아 47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1편과 같이 만화와 거의 흡사한 그래픽과 세계관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의 큰 지지를 받는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게임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닌 상품화된 아동 유튜버가 주인공인 라이언과 함께하는 레이스 <Race with Ryan. Road Trip Deluxe Edition>이다. 유명한 완구 리뷰 영상 채널의 소유자 라이언의 게임은 3D Claud 라는 이탈리아 개발사가 제작했으며 물론 콘솔과 PC 플랫폼으로 2019년에 출시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주 많이 익숙한 게임 플레이와 아동 유튜버를 지지하지 않아 구매하지 않은 게임이지만, 그래픽이나 디자인의 질은 꽤 높게 평가하고 싶다.

덤으로 어른들에게도 시시하지 않은 게임 하나를 소개하자면 영화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가 직접 감독한 드림웍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트롤 헌터’의 게임 <트롤헌터: 아카디아의 수호자>다. 개인적으로 ‘트롤헌터’의 애청자인 나는 아직 이 게임을 직접 접하지 못 했지만 좋은 소식은 한국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콘솔게임 덕후 삼촌, 이모, 아빠 또는 엄마라면 아이와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들의 게임 멘토가 되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분의 게임 덕력을 물려주고 싶지 않나? 물론 제일 중요한 건 같이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게임 뉴스는 이제 그만, 디스이즈게임이 당신의 인사이트를 넓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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