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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온다고 해서, 또 오늘은 출근하지 않은 날이라서 집을 좀 청소했다. 물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대청소를 하는 편이라 겸사겸사. 본가에서 홍삼 액을 보내주었는데, 요즘은 식단 관리를 해서인지 이런 것도 맛있다. 아, 물론 밥 비벼 먹을 정도는 아니고. 뒷산에 올라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의 대화를 들으며 함께 운동을 했다. 기저에는 구성지게 울리는 트로트. 인제 마스크도 값을 내린다네, 내리고 자시고 이제 좀 벗어야지, 방송에 나온 의사 말이 이러쿵저러쿵, 요새는 통 의사 말도 못 믿어 불겄어 등등. 그리고 이어지는 껄껄껄 웃음소리. 그런데 왜인지 이 모든 것들에 기시감이 느껴졌다. 생각해 보니 취학도 전인 아주 어릴 적에 할머니를 따라 여기저기 다닐 때의 생각이 났다. 그러니까 남는 게 시간인 할머니와 또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어린 내가 함께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봤던 풍경들 같다. 평일 이른 오후 시간에 말이다. 분명 나는 유치원을 다니긴 했지만 할머니와 어슬렁거리며 다녔던 기억이 많다. 미취학 아동과 노인의 시간대가 겹쳤던 것이다. 물론 요즘은 아이들도 바빠서 그럴 일이 드문 지는 모르겠다. 대략 30년도 넘은 옛날 일이니. 그때 내가 본 풍경 속의 노인들은 이제 거의 이곳에 없겠지. 이제는 이곳에 없는 할머니처럼. 평일 낮 거리와 공원은 비주류와 익명의 사람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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