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뉴스 #더] 한국에 살면 다들 겪는다는 ‘이 전쟁’

사람들은 골목길 하면 어떤 모습을 떠올릴까? 과거에는 골목길이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떠올리게 했지만, 언제부터인지 그런 모습은 찾기 힘들다.


뛰놀던 아이들은 학원으로 향했고, 어른들도 더 이상 골목에 모이지 않는다. 골목의 주인은 바뀌었다. 동네 사람들의 공간이었던 골목에는 이제 빽빽하게 주차된 자동차들만 가득하다.


골목의 주인이 자동차로 바뀌면서 분위기도 달라졌다. 웃음과 이야기가 가득했던 곳은 전쟁터가 됐다.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전장이 된 것이다.

주차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동차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우리나라의 등록 자동차 대수는 2020년 말 기준 2,436만 5,979대에 달한다. 인구 2.13명당 한 대씩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4인 가구의 경우 평균 자동차 보유 대수는 2대에 가깝다. 5인 가구라면 평균 2대가 넘는 셈이다.


하지만 주택가 골목에는 한 집에 한 대 이하의 주차공간만이 존재한다. 자동차는 많은데 공간은 적으니 전쟁터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주차전쟁은 비단 골목만의 문제가 아니다. 골목에 있는 주택보다 비교적 주차장이 많이 확보된 아파트에서도 주차는 전쟁이다.

주차에 성공하지 못한 자동차들이 갈 곳은 도로변이다. 우리나라 주택가 인근 도로변에는 불법주차된 차량이 줄지어 있다. 불법주차 금지, 어린이 보호구역 등의 안내 표지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도로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 자동차들은 인도를 침범한다.


불법주차는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소방차의 진입을 방해해 피해를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의정부시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의 경우,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골목을 막은 주차 차량들로 인해 진입이 늦어졌고 적절한 초기 대응을 하지 못했다.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결국 5명 사망 125명 부상이라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다.

사회적인 해결 과제가 돼버린 주차전쟁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관련 규정에 있다. 사람들이 보유한 차량의 대수가 늘어나는 속도를, 규정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주차장 설치 기준은 법으로 정해져있다. 면적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주택의 유형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주차구획의 개수는 가구당 1개에 불과하다.


차량의 수를 주차구획 규정이 따라가지 못하는 셈. 이마저 최근에 이르러서야 1개가 됐을 정도다.

한 집당 1개의 주차장. 가구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1대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앞서 언급했듯 4인 이상 가구라면 평균이 2대이기 때문에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그러면서 집 앞에 차를 댈 수 있냐 없냐는 문제에서, 1대를 보유한 가구와 여러 대를 보유한 가구 사이의 문제로 갈등의 양상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는 차량 1대를 보유한 한 아파트 주민이 여러 대를 보유한 세대로 인해 주차에 불편을 겪는 것에 불만을 제기, 주차장 1면에 규제봉을 설치해 독점한 것이 방송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파트의 경우 1대를 초과한 차량은 주차비를 받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차비를 받는다고 주차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집을 지을 때 주차장을 넉넉하게 정해서 한 가구당 서너 대를 댈 수 있게 하면 좋겠지만, 그만큼 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땅을 더 파서 지하주차장 층수를 늘리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대지를 확보하는 것도 지하층을 늘리는 것도 모두 돈이 든다. 비용이 늘어나면 분양가가 높아지고, 이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주차구획을 무작정 늘리도록 규정을 바꾸기도 어렵다.


서울시에서는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공유차량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하나의 방편일 뿐 명확한 해결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미 구입한 자동차를 없앨 수도 없고, 주차장을 만들 땅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 최선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글·구성 : 이석희 기자 seok@

그래픽 : 홍연택 기자 yt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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