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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5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6층에서 누군가가 타는지 내려오는 속도가 더뎠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쓰레기봉투 하나를 든 어르신이 타고 있는 걸 봤는데, 내가 타자 그는 주섬주섬 내렸다. 5층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아닐 텐데. 그는 문이 닫히기 직전 몇 층이냐고 물었고, 5층이라 대답해 주니


아, 오층이여요?


이러고는 망설임 없이 내렸다. 층수를 알고도 5층에서 내린다니 내가 끼어들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것 같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심 없이 내린다는데 뭘 어쩌겠나 싶어 뭐 그런가 보다 하고 1층 버튼을 누르니 어르신은 아주 성급히 외쳐 부르며 다시 타려고 했다. 나는 문을 열어주었다. 껄껄껄 웃으며 아이구 그냥 헷갈렸지 머여, 라고 했던가 뭐 그랬는데, 나를 힐끔 보더니 운동하고 가시나 봐, 해서 네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하니, 아이구 뺄 게 뭐가 있다고, 했다. 최근에 들은 말 중 가장 고마운 말이면서도 가장 허무맹랑한 말씀이었다.

피티샵 위 층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그는 그래서인지 내가 다니는 피티샵의 존재를 알기는 아는 것 같았고, 이어서 말했다.


(살을) 빼는 건가 (근육을) 만드는 건가, 하기사 내 아들도 거 뭐 한다구 다니고 어쩌고저쩌고. 1층에 다다라 문이 열렸고, 어르신의 말은 행방을 잃은 채 떠돌다가 사라졌다. 짧은 만남이었다. 우리 사이에 작별 인사는 필요 없을 것 같아 각자 말없이 자신의 길을 갔다. 찬바람이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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