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2 철 좀 들어라


군대와서 생활하면서 느낀 건 젊은 꼰대가 많다는 것이다. 단순히 내가 듣기 싫어서 꼰대라고 치부해버리는 게 아니라 군대라는 서열과 계급사회가 만드는 병폐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나는 듣도보도 못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나하나 나열하기는 정말 너무 많은데 가장 어처구니 없었던 말은 후임층에만 있었던 나의 동기세대가 후임이 들어오면서 후임들의 군기강을 잡아야한다면서 말이 오고가서 진짜 후임일 때 생각 전혀 안하냐고 당한거 그대로 갚으려고 하냐고 말하니까 근데 계급이란 건 존재하고 우린 그 서열을 지켜야하는데 군기강을 잡으려면 부조리를 해야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를 했다. 부조리의 뜻을 모르는건지 어디서 뇌를 잃어버리고 온건지 진짜 열받아서 하나하나 따박따박 대답해주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군대에서 부조리는 어느정도 있어야한다, 라니 진짜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발상이었다.

나아가서 내 자체로써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를 들어봤는데 가장 충격적인 건 살면서 부모님한테도 한 번 들어본 적 없고 여적 간부님들한테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는 내가 같은 병사한테 '철 좀 들어라'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유는 터무니없었다. 내가 하는 보직상의 일에 비해서 가당찮게 간부님들의 보호나 편의를 받는다는 것인데 저 말과 맞는 주장인가 싶다. 듣고있자니 어이없어서 웃음만 지었다. 난 내 상황에 맞는 대우를 받았을 뿐이고 추가적으로는 그저 간부님들이랑 친할 뿐이다. 그렇게 간부님들이랑 친하게 지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보직상 간부님들과 섞여서 일할 시간도 많고 오히려 병사들보다도 간부님들이 편하니 잘 다가가서 친해진 거 뿐인데 저런 소리를 들어야하나 싶다. 그런 소리를 한 친구도 사실상 가장 높은 지휘관님과 가깝게 일하는 분이고 항시 대기중인 친구인데 그 분을 계속해서 어려워하는 걸 나름대로 같은 자리에 있을 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어렵지 않게 만들려고 엄청 노력해주었는데 자신이 계속 불편해하고 어려워하는 걸 왜 마치 내가 특권을 가진 마냥 말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마치 무슨 간부님들과 인맥이라도 있는 마냥... 그랬으면 내가 군대에 왔겠느냐고!

 

오늘 그 말 한 마디가 계속 머리 속을 헤집어 놓았다가 친한 간부님의 생일이어서 같이 축하파티를 하고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나에 대한 좋은 말씀들을 해주셔서 기분이 나아졌다. 

좋은 말들만 머리 속에 담아두고 싶은데 나를 괴롭히는 말들에 너무 집착하게 돼서 그게 좀 힘든데 오늘 하루만 이렇게 힘들어하고 내일은 또 오늘보다 나은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생각이 많다. 하염없이 머리 속으로만 정리하기엔 그 시간들이 너무 아쉬워서 부끄럽더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 모든 아픔과 치부까지도 애틋하게 안아주고 싶어서 글을 쓰기로 맘 먹었다. 그런 나는 벽장 안을 나오고 싶은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 이제 20대가 머지않은 앞으로의 시간이 더 궁금한 사람. 아쉬움으로 남고 싶지 않는 사람. 이 모든 걸 사람들과 나누고싶다. 함께 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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