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기억: 영화 '내 몸이 사라졌다'(2019)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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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사라졌다>는 손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정말 그렇게 묘사되진 않지만 손에 눈이 달려 있다고 가정해보고 그 손이 두뇌처럼 사고까지 한다고도 가정해보는 것. 냉장고를 뛰쳐나온 손은 사람의 눈을 피해 창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본능적인 것인지 특정한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인지 초반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손은 특정한 곳을 향해 여정을 이어간다. 처음엔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비틀거리지만 다섯손가락은 각자의 역할을 하며 사람처럼(?) 지능적으로 균형을 잡고 움직인다. 쓰레기 더미와 길 위를 지나서,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자신과 체구가 비슷한 쥐들의 위협을 만나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반려견을 키우는 한 남자의 집을 거쳐 손의 여정을 여러 공간들을 만난다.


이 여정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손끝의 감각 자체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쓰레기 더미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손에 묻은 라비올리 소스에 쥐들이 반응하는 모습이나 ‘손’이 바라보는 피아노 연주자의 손끝 등에 <내 몸이 사라졌다>는 클로즈업을 통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관객 역시 그것을 눈여겨보도록 유도한다. 우리 몸의 특정 부위가 단지 뇌의 지시에 따라 혹은 본능적으로 감각만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 실사 영화였다면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에 거부감부터 들었겠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필터를 거쳐 이 이야기는 꽤 흥미롭고 기발하게 다가온다.


‘손’의 여정은 실은 자신의 주인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몸이 사라졌다>는 이 ‘손’의 이야기와 함께 그 손 주인의 과거 이야기를 교차해 전개하는 작품이다. 아니, 중반 어느 시점까지는 그게 주인의 과거인지 전혀 다른 누군가의 현재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손이 단지 움직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Animation)이라는 이름 그대로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그 손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아니, 그 손이 스스로 존재한다는 자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 그 기억과 역사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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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내 몸이 사라졌다>(2019)의 리뷰를 썼다. 브런치에 쓴 전문은 분량이 조금 긴 편이라 링크로 남겨둔다.


https://brunch.co.kr/@cosmos-j/1231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instagram.com/cosmos__j brunch.co.kr/@cosmo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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