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락후 식도락

여행가서 보고 맛있는 것 먹는 즐거움.

식도락은 있는데 관상락은 없나봐요.

하긴 옛날에는 코앞에 보이는 것 전부가 자연이라 스님이나 기도하러 가는 부잣집 안방마님이 아니면 깊은산 오래된 절에 갈일이 없어 보는 즐거움이란 말이 없었나 보네요.

주문진 하조대 바닷가와 전망대 유리바닥(스카이워크) 을 보다가 오래전에 돌아가신 외삼촌이 생각났어요.

외숙모가 애가 안생겨 마음고생을 얼마나 하셨는지 돌아가실 때 모골이 상접하고 눈이 퀭한 귀신같은 모습이 떠오르고.

후에 재혼하고 따로 주문진에 꽤 큰 멸치젓깔 공장을 차리고 기거하면서 재혼한 대구 서문시장 숙모네 가게에 내다 파셨어요.

어느 해 여름인가 내가 여름휴가를 외삼촌 혼자 사시는 주문진으로 갔어요.

외삼촌에게 자식도 없는데다 내가 외삼촌의 큰누나 맏아들이라 대구에서 이발사로 사실때도 엄청 잘 대해주셨지요.

누나랑 방학때 찾아가면 "촌놈 촌년 왔네" 하시면서 반겨 맞았지요.

중학교 이후 거의 찾지 않던 조카가 오랫만에 찾아오니 좋은 곳을 보여주겠다고 하조대 소나무 숲속에 데려가 나혼자 모래사장 너머에서 해수욕을 하랬어요.

오래된 일이라 바닷물에 들어갔는지는 기억창고 출고오류가 났네요.

이틀밤 기침이 심한 삼촌은 다락방, 나는 아랫방에 자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친자식이 없어서 그런지 의붓딸을 잘 챙기시는 것 같았어요.

그 삼년후 츰 외삼촌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기구한 외삼촌의 생애에 대해 생각했어요.

6.25 때 군에 징집되어 총알받이로 죽어간 동네사람들을 보고 자라서 온갖 수단을 써서 군에 안가려고 잉크도 마시고, 결국 군에는 안갔지만 기침가래를 달고 사셨지요.

외갓집 둘째 아들이었던 삼촌은 결혼후 애가 안생겨 온갖 푸닥거리를 다했지만 뜻을 못이루고 숙모만 스트레스로 일찍 돌아가셨지요.

큰 외삼촌이 먼저 돌아가신터라 큰외갓집에서는 작은 외삼촌이 친자식 없이 돌아가시면서 재산을 안 넘겨주어 많이 섭섭했나봐요.

재혼한 숙모도 서씨집안에 이름이 올라가 제사때 마다 찾아오곤 했는데,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해요...

큰 호기심이라는 밑천으로 역사와 식물, 영화, 시쓰기를 좋아하는 신기스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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