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는 남자

흔들리는 차 속에서 졸든, 불펴한 곳에서 등 구부려 새우잠을 자든, 오로지 잠만 잘수 있다면 저에게는 그런게 별 상관없습니다. 눈 감으면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알아 버린 후엔, 어차피 그녀 떠난 슬픔으로 종 땡땡 울려 버린 참 세상은 하루도 버티기 힘들만큼, 슬픔이 홍수가 되어 눈물의 비가 내리는 마당에 제게 필요한건 잠시라도 눈을 붙일수 있는 여유입니다. 눈을 감고, 스르륵 잠에 빠져 들면 생긋 웃으며 내 앞에 나타나는 당신은, 제 모든 걸 송두리채 빼앗는 그 은빛 미소를 제 가슴에 겨누고 이리 오라고 손짓 합니다. 보고만 있어도 그저 좋은 당신인데, 달려와 안기고, 입을 맞추고, 팔짱을 껴고, 가을 단풍 거리를 걷자는데, 저는 그런 당신 탓에 지금까지의 슬픔이 허무해, 해까닥 돌듯 기분이 환장해 죽습니다. 이러니, 이렇듯 좋은 꿈이니 제가 잠들고 싶어하지 않고 베기겠습니까. 그래서 외로운 세상을 접고 당신 미소가 있는 꿈 속으로 이사를 갑니다. 눈부심에서 슬픔으로 이어가듯 애틋하게 순환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반듯이 들어 제일 먼저 옮기고, 곰돌이 푸가 그려진 제 귀여운 베게도 꼭 가져갑니다. 당신 만날때 입을 멋진 옷들도 이삿짐 속에 잘 챙기고, 당신과의 추억도 하나라 잊을 세라 꼭 꼭 주워 담아 잘 넣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와 달을 몰래 보자기에 넣어 꿈 속으로 가는 이삿짐 차에 슬그머니 올려두면, 그렇게 이젠 사계절도 없고, 해와 달도 없고, 베고 잘 베게도 없는 참세상과 결별입니다. 두 눈속으로 이삿짐 차 들어서고 저 마저 들어선 후엔, 셔터내리 듯 두 손으로 제 눈꺼풀을 덥곤 자물쇠를 채웁니다. 눈 뜬 세상과의 고별이 못내 아쉬어 담배 한개비 피어 보지만, 어차피 당신 없는 세상이야 다시는 가지 않을테니‥‥. 이제부터 저에게 참세상은 분명 꿈이라도 당신이 있는 그 곳입니다. - 은사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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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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