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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데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비 탓에 종일 몸이 끈적하다. 아무래도 조만간 에어컨을 청소해야겠다. 조망권은 포기한다 쳐도 창문을 여는 순간 사방에 내 집 구조가 노출되는 구조라서 창문을 열기가 부담스럽다. 나는 무슨 팬옵티콘에 갇혀있는 기분이다. 주거공간은 중요하다. 왜냐. 주거공간에 나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주거공간이 취향마저 통제한다. 하다못해, 현관이 좁아 신발을 신기가 불편하여, 나는 블로퍼를 하나 주문했다. 블로퍼 한 켤레를 주문한 이유가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것이 힘을 실어준 경향이 있다. 나중에 조금 큰 공간에서 살 수 있게 되면 주방이 특화된 집을 갖고 싶은데, 주방이 협소하고 요리를 할 만한 공간이 되지 못하니 요리를 배우려는 마음이 있어도 망설이게 된다. 요리를 배워도 연습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다. 어제는 오랜만에 남산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보았다. 그토록 넓던 서울. 이토록 넓은 한국의 도시. 나는 끝모르게 펼쳐진 서울의 넓은 땅에 눈을 두고 있었지만, 그 큰 곳 어딘가에 좀벌레처럼 겨우 기생해있는 나 자신만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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